김병천 목사 조기은퇴 후 필리핀 선교에 헌신
빈민지역서 무료급식 진력, 왕성한 사역 확대

▲ 김병천 목사가 은퇴 후 필리핀에서 빈민가 어린이들을 위해 전개하는 밥퍼사역의 현장.

김병천 목사가 여수 성복교회에서 조기 은퇴를 한다고 할 때만 해도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 중에서는 건강문제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꽤 심각한 문제로 병원신세를 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김병천 목사가 지난해 10월 교회에서 원로목사 추대를 받은 직후 필리핀에 선교사로 떠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놀랐던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김 목사는 더운 섬나라에서, 그것도 빈민가를 찾아다니며 나누고 섬기는 사역을 1년 가까이 잘 감당하고 있다.

원주 드림교회(장순직 목사)로부터 정식 선교사 파송을 받고 아내 양희자 사모와 함께 필리핀으로 건너간 것은 지난해 12월의 일이다. 두 사람은 필리핀 내에서도 가장 빈민가로 소문난 톤도지역과, 이주민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양오노지역을 중심으로 사역해왔다.

특히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역이 ‘밥퍼’라는 이름의 무료급식사업이다. 톤도에서는 매주 목요일, 양오노에서는 매주 토요일에 빈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사역을 진행하며 수백 명의 사람들을 기아와 영양실조의 위기에서 구해내고 있다.

밥퍼사역을 진행할 때면 언제나 예배와 성경공부가 선행되며, 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파할 기회를 갖는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두 지역에 각각 아로마교회와 그랜필드교회를 개척하여 많은 이들이 함께 예배하는 중이다.

산족마을 비나요요에서도 매주 수요일 한 초등학교를 찾아가 학생과 교사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며 전도한다. 이곳에서도 학교의 허락으로 찬양과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학생들의 신앙을 북돋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중이다. 김 목사는 앞으로 교도소 등지를 대상으로 밥퍼사역을 차근차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으로 김병천 목사는 정통신학의 부재로 부실한 필리핀 교회 강단을 바로 세우기 위해 현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앞으로 세미나를 연4회 정기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예정이다.

또한 음악을 통해 현지 교회들에 더욱 풍성한 사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찬양인도자들을 대상으로 기숙하며 신학과 음악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할 방침이다.

이처럼 왕성한 사역이 가능했던 이유는 김 목사가 현역시절부터 필리핀 선교에 깊은 관심을 두고 후원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성복교회 및 여수노회 동역자들과 협력해 천영선교회를 결성하고, 여러 해 동안 GMS소속 박재영 선교사를 도와 교회개척과 무료급식을 진행해왔다.

특히 필리핀으로 건너오기 전 안티폴로에 건축한 은혜선교센터는 현지 목회자의 재교육 및 선교사들의 예배와 모임 장소로 활용되며, 김 목사의 선교사역에 훌륭한 근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동역자들의 지속적인 협력도 큰 힘이 된다.

딸 김지수씨는 먼저 필리핀으로 건너와 선교자 자녀들을 위한 국제학교에서 자비량 음악교사로 헌신하다 가족과 합류했다. 같은 여수노회 소속의 복촌교회(신창호 목사)에서는 지난 10월 그간 폐현수막으로 어설프게 비바람을 막던 그랜필드교회의 허술한 예배당 신축공사를 도맡아주어 열악했던 예배환경을 말끔히 개선했다.

김병천 목사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은혜요, 교회와 성도님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이루어낸 열매들”이라면서 “아직 극복해야 할 난관과 위험들이 산적해있지만, 앞으로도 동역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섬기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겠다”고 다짐했다.

두 번째 인생, 두 번째 사역을 시작한 김병천 목사에게는 여전히 꿈과 기백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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