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풍성한 기독교 순례여행
회복의 해답 찾아 지금 떠나세요

여행은 소비인 동시에 소득이어야 한다. 멋진 경치를 둘러보고, 이름난 맛집을 만끽하는 재미를 어찌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것이 여행의 전부라면? 진정한 휴식이며 재충전으로 기능하는 여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더해져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땅의 역사, 사람의 역사, 그리고 하늘의 역사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선배들의 자취가 서린 여행지를 찾아가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만약 우리 인생이 어딘지 비루하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이 어디에서부터 어긋나 있었는지, 어떻게 빛나는 삶으로 회복해야 하는지 여행은 많은 해답을 줄 것이다. 오늘 그 여행을 떠나보자. <편집자 주>
 

실상을 알고 나면 그리스도인들조차 ‘한국에 이렇게나 많은 기독교 여행지가 존재했나?’라며 놀라곤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에 이어 제주까지 풍성한 교회문화자원들을 발굴하고, 지방자치단체들과 손잡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열성적으로 답사코스를 개발해 운영하고, 문화해설사 양성 등 관광기반을 양성하며,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많은 순례자들을 유치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7개 지역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강경 기독교성지순례코스

젓갈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충남 논산시 강경읍 주변에는 한국교회가 간직한 유무형의 자산들이 밀집해있다.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등 여러 종파들이 저마다의 색깔로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산물들이다.

한국 침례교회 최초 예배지인 옥녀봉의 옛 강경침례교회 초가예배당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강경성결교회의 일자형 한옥예배당, 기독교역사관과 근대역사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 강경제일감리교회, 현 강경성결교회당의 신사참배거부선도비, 그리고 6·25 당시 66명의 순교자가 나온 병촌성결교회까지 한 나절 만에 돌아볼 수 있다.

강경읍내에 보존된 여러 근대문화유산들과 함께 3가지 코스로 순례할 수 있으며, 강경포구변의 이종덕 목사의 순교비와 한 때 제일감리교회 예배처소로 쓰였던 덕유정까지 들러보면 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문의:강경역사문화연구원 (041)745-3444.

▲ 광주 양림동역사문화마을 모습.

광주양림동 역사문화마을 투어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안착한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일대에는 기독교문화가 활짝 꽃피운 갖가지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지역교회들과 주민들, 남구청이 한마음이 되어 역사와 일화들을 살펴보는 여행코스를 만들었다.

2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건축투어에는 양림교회 오웬기념각, 호남신학대 우일선선교사사택, 수피아여고 커티스메모리홀과 수피아홀 등 근대기를 장식한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감상하는 일정이 포함되어 있다. 선교투어를 선택하면 광주지역 선교기념비와 유진벨선교기념관 등을, 예술투어와 야간투어를 선택하면 김현승 시인 등 기독교 문화예술인들의 자취를 만날 수 있다.
펭귄마을 호랑가시나무 다형다방 등 기독교와 남도문화가 만나 형성된 다채로운 풍경을 살펴보는 것도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투어가 제공하는 커다란 재미이다. 문의:양림역사문화마을 관광안내소 (062)676-4486.

▲ 강경의 기독교 역사와 유적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 제일감리교회 근대역사전시관 내부.

대구 중구 근대문화골목 투어

광주에 양림동산이 있다면 대구에는 미국 북장로교선교사들이 정성스럽게 가꾼 청라언덕이 있다. 이 언덕을 중심으로 ‘근대로의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대구광역시 중구에서는 근대문화골목 투어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선교사들이 세운 동산의료원과 신명학교 대구제일교회 등을 비롯해 선교박물관 의료박물관 교육박물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옛 선교사들의 사택 등이 청라언덕을 가득 채우고 있다. 기독학생들이 앞장서 외친 기미년의 만세 함성을 간직한 삼일만세운동길을 따라 내려오면 대구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구 대구제일교회 예배당, 계성학교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문화해설사의 도움을 받으려면 탐방인원이 적을 경우에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실시되는 정기투어를, 탐방인원이 15명 이상일 경우에는 수시투어를 신청해 이용하면 된다. 문의:대구 중구청 관광개발과 (053)661-2624.

▲ 안내 책자.

전남 은혜로운 성지순례길

전라남도는 지난해 ‘은혜로운 길, 전남으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사상 최대 규모의 기독교 성지순례길을 발표한 바 있다. 가장 많은 개신교 관련 문화자원들을 보유한 지역답게 전남서부와 전남동부로 나누어 1박 2일에서 최대 3박 4일까지의 성지순례 코스를 소개한 것이다.

전남서부 코스에는 한국교회 최대 순교지인 영광 염산교회와 야월교회, 증도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영암 구림교회 순교자 합동묘 등 순교유적지 중심의 유적지들이 중심이 된다. 여기에 양동교회 정명여고 공생원 등 목포지역 기독교 문화자원들이 포함됐다.

전남동부 코스에는 여수 애양원, 고흥 소록도, 순천기독진료소 등 한국교회의 사랑과 헌신이 녹아든 유적지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광양기독교100주년기념관, 구례 지리산 선교사수양관, 여수 우학리교회 등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유적지들을 보유하고 있다. 문의:전라남도 관광과 (061)286-5242, 9045.

▲ 전주지역 기독문화유적 답사여행이 진행되는 모습.

전주 선교역사 기행

전주시기독교성지화사업추진위원회와 한국CBMC전북연합회 전주시기독교연합봉사단 등이 개신교 복음전래 초기 호남선교의 기점이 되었던 전주 일대 기독문화유적을 답사하며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도록 개발한 코스이다.

최초의 교회당이 서있던 은송리 예배당터에서 시작해 전주 서문교회, 예수병원, 신흥학교, 기전학교, 구 예수병원 건물에서 운영중인 엠마오사랑병원 등 전주시 중화산동 일대의 기독교 유적들을 둘러본 후, 서서평 선교사가 세운 이일학교의 후신인 한일장신대학교나 ‘ㄱ’자 예배당으로 잘 알려진 김제 금산교회까지 순례코스에 추가할 수 있다.

특히 서문교회 역사관과 예수병원 의학박물관에 소장된 호남선교 초기의 소중한 역사자료와 근대문화유산들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사전신청 시 훈련된 기독해설가들이 현장을 안내하며 선교사들의 옛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문의:전주시기독교문화해설사회 (063)227-7790.

▲ 제주순례길의 시작을 알리는 금성교회 앞의 표지판.

제주순례길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CBS가 개발한 제주순례길은 4개 코스 70여Km에 이르는 길을 따라가며, 삼다도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간직된 그리스도인들의 눈부신 사랑과 헌신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제주 선교의 개척자인 이기풍 목사, 제주독립운동의 상징과 같은 존재인 조봉호 지사, 4·3사태의 가슴 아픈 희생자 이도종 목사, 수천 명의 목숨을 간곡한 구명운동으로 살려낸 조남수 목사 등의 흔적을 애월읍 금성리의 첫 예배처소에서부터 대정교회 모슬포교회 공덕비 등을 차례로 돌아보며 확인할 수 있다.

이기풍 목사가 세운 성내교회 성안교회와 사라봉공원 이기풍목사순교기념관 등이 포함된 5번째 코스도 개발될 예정이다. 아이폰 팟캐스트에서 ‘김PD의 교회올레’를 검색하면 자세한 여행정도를 얻을 수 있다. 문의:제주CBS (064)748-7400.

▲ 창원시가 순교자 주기철 목사와 손양원 목사의 유적지를 연결해 개발한 성지순례길 지도.

창원 주기철목사 성지순례길

경남 창원시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주기철 목사 성지순례길’은 한국교회 대표적 순교자들인 주기철 목사와 손양원 목사의 진해 마산 함안 일대 관련 유적지들을 잇는 보물 같은 순례코스이다.

주기철목사기념관을 출발해 진해 웅천교회, 경남선교120주년기념관과 호주선교사묘역, 마산 문창교회를 지나 함안 손양원목사기념관과 생가까지 총 62.5km의 여정을 거치면서, 일사각오의 신앙으로 믿음의 절개를 굽히지 않았던 두 사람이 남긴 신앙의 정수들을 발견하게 된다.

성지순례길은 도보로 여행하는 ‘묵상하길’과 차량으로 이동하는 ‘헌신하길’ ‘기억하길’ ‘사랑하길’ 등 4개 코스로 운영되며, 창원시에서는 순례객들을 위해 주기철 목사의 기도처였던 무학산 십자바위를 인공으로 제작해 설치하는 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문의:창원관광문화국 (055)225-3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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