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문제 해결안돼’ 한교연 가입 난항
한기총 내부도 대표회장 행보에 불만
‘한국교회 하나됨’ 초기 로드맵 ‘빨간불’


한국교회총연합회(공동대표:김선규 이성희 전명구 목사·이하 한교총)가 출범하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 목사·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정서영 목사·이하 한교연)의 한교총 가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서는 한교총이 한기총과 한교연 법인을 인수해야 하는데 그 길이 아직 험난하다.

한교총 출범감사예배에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문제는 2년 전부터 논의해왔고, 한교연은 류광수 목사를 행정보류하거나 탈퇴시키면 조건 없이 통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세계복음화전도협회가 한기총을 탈퇴했기 때문에 통합에 있어 다른 걸림돌은 없다”고 자신했다.

▲ 한기총과 한교연의 한교총 가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교연은 한기총에 아직 개혁총회가 남아 있어 이단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한기총 내부에서조차 한교총 가입 반대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세계복음화전도협회가 탈퇴했다고 해서 이단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1월 10일 열린 한기총 임원회에서 공동회장들이 이영훈 대표회장의 행보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한기총의 한교총 가입이 불투명해졌다. 공동회장들은 “우리는 대표회장에게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을 일임한 것이지 새로운 단체에 가입하는 것을 맡기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월 31일 열릴 총회에서 한교총 가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가입 안건 통과가 불확실하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영훈 목사는 기하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에 나서는 초강수를 뒀다.

▲ 한기총은 실행위에서 세계복음화전도협회 탈퇴를 받았으나 총회에서 한교총 가입 안건 통과가 불투명하다.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의 한기총 탈퇴도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높다. 같은 날 열린 한기총 실행위에서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의 탈퇴가 보고됐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류광수 목사가 한국교회 통합을 위해 큰 결단을 내린 것에 감사한다.

여기에 어떤 토를 다는 것은 이 분의 뜻이 훼손되는 것”이라며 추켜세웠다. 그러나 정작 류광수 목사가 속한 개혁총회는 한기총 회원교단으로 남아있어, 류광수 목사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한교연은 1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 전체를 바보로 아는 것”이라며 한기총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장 황인찬 목사는 “한기총이 마치 개혁총회가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말하고 있다. 세계복음화전도협회는 탙퇴했더라도 그와 관계된 교단은 아직 살아있다”고 지적했다.

이단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한교연도 한교총에 가입할 명분이 생기지 않았다. 한교연은 한술 더 떠서 “류광수 목사 뿐 아니라 이단과 연루된 교단들이 한기총에 많이 속해 있다”며 10여 개에 달하는 교단에 대해 이단성 연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이영훈 목사와 조용기 목사까지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한교총 가입 의사가 없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한기총과 한교연이 한교총 가입에 난항을 겪으면서 한교총의 초기 로드맵에 빨간불이 켜졌다. 어떤 방식으로 양 기관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을지 한교총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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