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용민 중위, 뇌사판정 후 신체조직 34종 기증

기독청년 의사가 죽음을 맞으면서도, 장기기증으로 2명의 위독한 환자를 살리고 하나님의 품에 안겨 감동을 주고 있다.

군의관으로 경기도 포천에서 복무하던 고 이용민 중위(30세)는 작년 12월 14일 불의의 사고로 뇌출혈이 발생했다.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의식이 돌아오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장래가 촉망되던 이 중위의 뇌사는 누구보다 부모 이득희 장로와 임소연 권사(서울수정교회 출석)에게 큰 충격이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들을 붙잡고 이 장로와 임 권사는 “오늘도 잘 견뎌주고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고 눈물로 기도했다.

그러나 이용민 중위는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과 고통 속에서 부모와 가족들은 큰 결심을 했다. 아들처럼 꺼져가는 삶을 이어가는 이웃에게 새 생명을 주기로 하고, 장기기증과 신체조직기증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고 이용민 중위는 가족들과 함께 2017년 새해를 맞고 지난 1월 4일 소천했다.

▲ 고 이용민 중위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장기기증으로 2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나님 품에 안겼다. 이 중위의 부모 이득희 장로와 임소연 권사가 아들의 영정사진을 보며 “아들은 떠났지만 누군가에게 새 삶을 준 것에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4일 새벽 고 이용민 중위는 심장 간 췌장 신장 등 장기를 비롯해 각종 조직과 뼈 등 신체조직 34종을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주고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그가 기증한 심장 간 췌장 신장 등은 위급한 환우들에게 곧바로 이식돼 여러 명의 생명을 살렸다. 특히 이 중위의 간은 워낙 건강해 6개월 된 아기 등 2명의 위독한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었다. 의사로서 죽어서도 생명을 살린 것이다.

아버지 이득희 장로는 15시간에 걸친 아들의 장기적출 수술 내내 병원을 떠나지 않았다.

이 장로는 “신앙인으로서 용민이가 다시 일어나는 기적을 바라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는 것이 어려웠다. 용민이가 의사로서 병을 고치고 치료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하고 가기 때문에 자기 몸을 바쳐서라도 사람을 살리고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장로는 “아들의 영혼은 하나님 곁으로 가지만 그의 일부는 누군가에게 새 삶을 줄 수 있는 것에 위안을 얻고 있다”며, 하늘에 있는 아들을 향해 “용민아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더 큰 일을 했다. 이제 하나님 곁에서 편히 쉬거라”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