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한교총 행보에 불편한 심경 내비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대표회장:조성암 주교·이하 교회협) 김영주 총무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교총)의 행보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영주 총무는 1월 1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교총 조직이 연합기관과의 충분한 협의나 논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것은 신사도의 문제다. 예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교총은 현재 보수 연합기관의 통합을 뛰어넘어 에큐메니칼까지 한 자리에 모으는 조직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에큐메니칼 대표 기관인 교회협과 한 마디 상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총무는 “분열된 보수 연합기관의 통합을 추구할 일이지 가만히 있는 교회협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며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신앙인의 모임이지 세력과 권력을 모으는 자리가 아니다. 한국교회는 개신교의 역사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장통합이나 기감 등 교회협 회원교단이 한교총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교단장이 그 교단의 주인이 아니다. (한교총 가입이) 그렇게 만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와 상관없이 교회협은 올 한해 종교개혁과 사회변혁 등 교회협이 추구하고 있는 본연의 가치 실현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특별히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는 올해 부활절에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가실 곳을 찾아간다는 계획이다. 김영주 총무는 “부활절만 되면 ‘한국교회가 어떻게 연합해서 행사를 할까’가 관심사인데, ‘함께’라는 이유 때문에 교회가 서야할 곳에 서지 않을 수는 없다”며 “고난의 현장을 찾아가고, 부활의 경험을 나누는 일에 올해도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로 표현된 민심을 헤아려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는 것도 교회협의 핵심 사업이다. 상식이 통하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열망에 한국교회가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뜻이다. 앞당겨질 대선을 생각해 기독교적 가치를 정치세력에 전달하는 일도 계획하고 있다. 2월 9~10일 사회선교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정책을 제안하며 감시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영주 총무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부의 편중, 빈부격차의 심화,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다. 교회협은 그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동시에 대책을 세우는 일에 노력할 것”이라며 “공교회성을 회복하기 위해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교회협이 꼭 해야 하는 일이다. 그 일에 주저하지 않고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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