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봉환 교수(대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

십계명은 인류공동체 평안과 소망 누리게 하는 권리장전

도덕법 그 이상의 규범적 원리 제공 … 신앙과 삶 근본원리 연구, 교회 적용하는 중요성 더욱 커져

시작하는 말

십계명은 신앙과 삶을 위한 불변의 법(法)인 ‘도덕법’이다. 이 법은 구약시대나 현재나 언약 공동체에 속한 자들에게는 구속력을 행사한다. 십계명은 도덕법이 담고 있는 그 이상의 규범적 원리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십계명의 근본 원리들을 연구하여 오늘의 교회에 적용하도록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종교개혁자 칼빈 역시 십계명의 신학적 진리가 무엇이며, 신자들의 신앙에 어떤 교훈을 주는가에 대하여 설명한다.

제1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 황봉환 교수
(대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

제1계명은 기독교의 신학과 신앙의 토대가 되는 위대한 선언이다. “나 외에(beside or before)” 어떤 신(神)도 없다는 것은 첫째 하나님의 유일성, 둘째는 하나님의 절대주권 사상, 셋째는 무신론 우상숭배 다신숭배 형식주의에 대한 경고를 포함한다. 따라서 언약 백성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을 섬길 수 없다. 그렇다면 오늘날 하나님을 대신하는 거짓 신들은 없는가?

윤리적 적용에서 기독교의 유일성을 무너뜨리는 탈현대주의의 영향에 따른 종교다원주의를 배격한다. 종교다원주의는 인간의 종교적 행위에 있어서 윤리적 적합성을 모색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이는 역사적 상대주의, 종교 간의 대화와 공존의 원리, 인간의 해방과 발전의 추구라는 이론적 기반 위에 세워져 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을 섬기는 우상숭배, 종교혼합주의 그리고 종교다원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

제2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2계명은 예배의 양식을 말하면서 우상숭배를 금지하고 있다. 하나님을 대신하는 우상이나 어떤 형상을 만들어 경배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더 적극적으로 하나님께 대한 경건한 예배를 강조한다. 이 계명은 인간이 하나님의 신적 권능이 어떤 형상 속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 하나님을 숭배하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윤리적 적용으로 개혁신학의 예배의 규정적 원리와 전통을 제시하고, 가계저주론을 논박한다. 가계저주론에 대한 성경해석의 오해와 잘못된 신학사상을 논박하면서, 구약윤리에서 개인과 연대 책임의 양면이 바르게 이해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제3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3계명은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 것을 규정한다. 하나님의 이름 속에는 자신의 주권과 통치권을 담고 있다. 이름을 통해 하나님의 본성과 속성을 계시하신다. 신학적 교훈으로 신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특징을 논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윤리적 적용으로 여호와의 이름을 악용하는 것을 금하며, 말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와 여호와의 이름으로 하는 맹세와 서약에 대한 관점을 제시한다.

제4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4계명의 안식일에 관한 논의의 범위는 매우 넓다. 십계명 반포 이전과 이후 그리고 선지자들의 가르침에 근거할 때 안식일 규정에는 더 세부적인 내용이 지시되었다. 안식일의 신학적 의미는 하나님의 창조와 출애굽의 구원을 기념하고, 인간의 노동으로부터 안식을 주기 위해서이다.

특히 안식일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제4계명이 종교법인가 또는 도덕법인가에 대한 논쟁점이 제기된다. 신약에서의 안식일 문제는 예수님과 바울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안식일에서 주일로 바꾸어지는 근거는 신약의 예수님의 가르침에 두고 있다. 윤리적 적용에서 우선 신자들이 안식일과 주일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오늘날 주일의 노동(labour)과 일(work)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을 현실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제5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5계명은 대인 및 대사회적 관계에 대한 첫 계명이다. 이 계명이 명하는 ‘부모공경’은 인간 공동체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곳이 가정이므로 공동체의 권위와 질서를 위한 핵심적인 윤리적 규범을 제시한 것이다. 신학적으로 기독교 관점의 가족, 결혼과 일부일처제, 타락 후의 일부다처제, 구약에서의 부모공경, 신약에서의 부모공경에 대한 성경의 교훈을 제시한다. 윤리적 적용에서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위와 책임에 대하여 논하고 그리고 자녀의 의무에 대하여 가르친다.

제6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6계명의 살인과 관련된 교훈은 너무나 광범위하다. 성경의 근본적인 강조점은 인간 생명의 존중과 다른 피조물의 생명 존중에 대한 창조주의 명령에 있다. 그럼에도 어떤 상황에서 살인은 허용되고, 또 어떤 상황에서는 금지되고 있다. 윤리적 적용에서 전쟁 중의 살인, 사형, 뇌사, 낙태, 안락사, 존엄사, 배아줄기세포, 인간복제 문제에 대한 신학과 윤리적 기준을 제시한다.

제7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7계명이 명한 간음에 대한 교훈은 모든 성(性)적인 규정의 이탈에서 발생한다. 오늘날 가정이나 사회를 파괴하는 중심에 성적 타락과 간음의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 이 계명이 요하는 신학적 논의는 성의 가치와 목적, 성의 오용과 악용에 대한 이해, 간음에 대한 구약과 신약의 교훈이다. 이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교훈에 따라 윤리적 관점에서 신자들이 취하고 실천해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를 다룬다. 윤리적 적용에서 성적 욕구에 대한 신자의 자세, 성적 욕구에 대한 억제 수단 그리고 성적 욕구에 대한 신자의 결심에 대한 윤리적 규범을 제시한다.

제8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8계명은 “도적질 하지 말라”이다. 먼저 이 계명에 따른 신학적 교훈으로 신자의 삶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신학적 논의는 도적질의 동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에서 도적질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별히 넓은 의미 가운데 십일조를 떼어 먹는 것도 도적질의 한 유형으로 보고 신구약의 관점에서 십일조 문제를 언급한다.

윤리적 적용에서는 사유재산권의 정당성에 대하여 논하면서, 신자들에게는 재산과 물질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단지 생존할 동안만 개인의 사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단지 그것도 청지기적 사유권을 말한다. 오늘날 국가의 경제체제인 자본주의 틀 안에서 윤리적 문제점이 무엇이며, 그 질문에 따라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가진 단점과 장점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간략하게 답변을 제기한다.

제9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9계명은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 하지 말라”이다. 우선 신학적 관점에서 무엇이 거짓말인가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야 한다. 진실이 아닌 언동이 있고, 거짓말로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있고, 그것에 대한 객관적 증빙이 있어야 한다. 이런 교리적 기초는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에서 답변하고 있다.

다음으로 신학적 작업은 거짓의 유형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직간접적인 거짓말, 법정에서의 위증, 험담과 비방, 위선적인 삶도 거짓의 유형에 속한다. 이러한 거짓말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제시한다. 윤리적 적용에서는 언어의 표현과 거짓말 사이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는 현실의 문제와 성경의 속임수와 기만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 필요하고, 어떤 윤리적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설명한다.

제10계명의 신학적 교훈과 윤리적 적용

제10계명은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이다. 이 계명은 다른 모든 계명, 특별히 제8계명과 깊은 관련성을 갖고 있다. 신학적 기준은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의 질문과 답변에서 세울 수 있다. 이 계명은 이웃의 사람과 소유물에 대한 탐심으로 한정한다. 탐심에 대한 성경의 명시적 교훈은 마음의 동기를 차단하려는데 있다. 그 이유는 마음의 동기가 행동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윤리적 적용에서 탐심의 문제는 법적인 기준을 정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왜냐하면 탐심의 문제는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있는 탐심을 끄집어내어 범죄의 척도를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탐심은 실행법으로 규정할 수 없다. 단지 기독교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탐심을 사멸시키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반복함으로서 신자들의 마음의 자세와 삶의 방식을 바꾸도록 지도해야 한다.

나가는 말

십계명은 성경 전체를 요약하고 있는 교리이다. 뿐만 아니라 신앙과 삶의 뿌리가 되는 언약법전이다. 십계명은 언약 백성뿐만 아니라 범민족적, 범세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리를 제공한다. 이 계명들은 하나님의 선택 안에 있는 모든 신자에게 신앙과 삶의 토대를 세우게 하는 영구불변의 진리임을 확신한다. 따라서 십계명은 모든 인류공동체에 평안과 기쁨 그리고 소망과 행복을 누리게 하는 권리장전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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