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3개월 넘게 대량살육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 11월 16일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3200만 마리를 넘었다. 죽음은 새해에도 시작됐다. 5일 발생한 구제역으로 1425마리의 한우와 젖소를 죽였다.

해마다 반복하는 동물들의 대량 살처분에 교계 기관들이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입각해 공장식 밀집사육 환경을 개선하고 ‘1인1닭’과 같은 탐욕을 부추기는 행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 기관들은 조류독감이 발생하는 중요한 이유는 A4용지보다 더 작은 면적에서 닭을 키우는 ‘공장식 밀집사육’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사육환경이 쾌적한 ‘복지농장’ 23곳은 AI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공장식 밀집 사육방식이 닭과 오리의 건강과 면역체계를 악화시켜 고병원성 AI가 쉽게 발생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윤추구에 매몰된 기업과 대중 매체가 ‘1인1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먹을 것에 대한 욕망을 자극한다고 지적했다.

교계 기관들은 조류독감과 구제역으로 살처분되는 생명의 울부짖음을 생태적 회심을 요청하는 경종으로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재벌중심 인간중심의 정책에서 생명중심 정책으로 전환할 것 △공장식 밀집사육에서 벗어나 생명을 위한 기업과 농업으로 전환할 것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진형 사무총장은 “해마다 반복하는 가축들의 집단 살처분은 우리 사회가 생명에 무감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회가 앞장서서 공장식 축산의 문제, 과도한 육식소비의 문제, 동물권의 문제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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