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학기가 됐다. 새로운 학년, 생소한 선생님, 새 친구들…. 새로운 환경은 어른이나 아이들에게나 모두 두려움을 준다. 그래서 움츠려들 수 있고, 때로는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럴 때 자녀에게, 주일학교 제자에게 한 권의 신앙도서를 전해주는 것은 어떨까? 새로운 길을 걷는데 믿음의 이정표가 될 신앙도서를 모았다. 특히 기자가 세 자녀와 함께 직접 읽으면서 엄선한 책이며, 다른 집 아이들에게도 꼭 권해주고 것만 골랐다.

 ▒ 미취학 자녀를 위한| <두란노 이야기 성경>

(J.H. 뮬더 판 하링언 글/한너꺼 판 오우스트럼 그림/두란노키즈)

탁월한 스토리텔링, 마음을 얻다

서점에 가면 어린 자녀를 위한 다양한 성경이 진열되어 있다. 글을 읽지 못한다는 전제하에 만든 책이어서 그런지 내용이 빈약하다. 그림(삽화) 중심으로 만들었기에 ‘읽는다’는 느낌보다 ‘그림을 구경한다’가 맞을 듯하다.

이들 성경의 또 다른 문제는 아브라함 모세 다윗 등 인물 중심의 영웅담으로 엮은 책이 대다수다. 그래서 사람이 주인이 되고 하나님은 곁가지가 되기 일쑤다.

기자가 <두란노 이야기 성경>을 만난 건 7년 전의 일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깜짝 놀랐다. 어린 아이를 위한 이야기 성경인데 일반 책보다 글밥(글의 양)이 많고, 심지어 어른 성경책보다 두꺼웠다. 하지만 알찬 내용 때문에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다섯 살 막내와 초3, 초1 세 자녀에게 <두란노 이야기 성경>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반응은 정말 ‘대박’이었다.

<두란노 이야기 성경>은 글밥이 길기 때문에 부모가 읽어줘야 한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의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책이다. 귀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녀의 영혼을 살리는 일인데 그정도 수고는 당연하지 않을까?

저자 J.H. 뮬더 판 하링언은 네덜란드 개혁교회 출신이다. 그래서 네덜란드 개혁교회와 학부모, 기독학교가 <두란노 이야기 성경>을 활용하고 있다. 개혁신앙을 바탕으로 쓰였기 때문에 우리의 신앙관과도 별 차이가 없다. 물론 저자의 상상이 약간 들어있다. 미취학 아동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두란노 이야기 성경>의 또 다른 특징은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관점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출애굽기 15~16장에서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물과 먹을 것이 없자 불평을 한다. 마라의 쓴 물과 만나 메추라기 사건이다.

저자는 이 스토리 끝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하셨는지, 그리고 만약 내가 이스라엘 백성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문답 형식으로 풀어 나간다. 다윗의 이야기나 엘리야의 좌절, 바벨론 사건 등도 하나님의 관점으로 끝을 맺는다. 정말 탁월하고 현명한 통찰력이다.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아이들과 기도와 찬양을 한다. 평소 좋아하고 입에 익은 찬양이면 더 좋다. 그리고 아이들을 침상에 눕히고 불을 끈다. 독서램프(북라이트)를 켜고 <두란노 이야기 성경>을 편다. 아이들에게는 듣는 귀가, 부모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하는 기도와 자녀를 사랑의 마음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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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교 자녀를 위한| <성경 2.0>

(김동순 글/배광선 그림/씨엠 크리에이티브)

한 눈에 들어오는 성경 이야기

기자의 아내가 <성경 2.0>이라는 책을 사왔다. 만화책이었다. 집에 TV도 없고, 데스크톱 컴퓨터도 없고, 아이들에게 휴대폰도 사주지 않는 고리타분한 가정이다. 쉐마교육의 대가 현용수 박사의 <옷을 팔아 책을 사라>처럼 집엔 책밖에 없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찬양을 듣거나 극동방송만 청취한다. 이런 가정에 만화책을 들여 놓다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경 2.0> 또한 ‘대박’이다. 초등학교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구약의 난해했던 역사 스토리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 한 눈에 들어오는 만화로 성막제도를 풀어가기 때문에 성경 읽기가 한결 쉬워진다. 이스라엘의 어려운 지명도 지도로 보니 성지순례를 다녀온 느낌이다.

사실 <성경 2.0>은 초신자에게 딱 맞는 안성맞춤이다. <성경 2.0>을 기획한 씨엠 크리에이티브(CM creative) 이길우 대표도 그랬다. 40대가 되어서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성도의 표준이 되는 성경을 읽기로 작심했지만, 초신자 입장에서는 암해해독 수준이었다고 한다.

성경과 씨름을 하던 이길우 대표는 결국 “남녀노소 누구라도 성경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의지로 충만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성경 2.0>이다.

작업은 만만찮았다. 학습만화를 전문으로 출판하기 때문에 성경도 만화로 풀어가는 게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출판을 앞두고 뒤엎기도 했다. 다시 스토리를 짜고, 그림과 색채 입히기를 3년간 반복했다. 각고 끝에 현재 구약이 전 7권으로 출간됐고, 신약은 2017년부터 나올 예정이다.

기독교 서점에 가면 만화성경 코너가 별도로 있을 정도로 만화로 된 성경 시리즈가 풍년이다. 그러나 어떤 것은 그림이 메인이 되고, 어떤 것은 인물 영웅담으로 흐른다. 만화라는 특성 때문에 상상력이 너무 많이 가미된 시리즈도 있고, 그림과 내용이 조잡한 책들도 있다.

그러나 <성경 2.0>은 다르다. 총신대 교수 등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그림 하나하나도 철저하게 고증했다. 대사와 설명도 성경 본문을 그대로 기록해 이해도를 높였다. 복잡한 내용들은 그림이나 도표, 지도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연관된 사건들은 ‘Link’를 통해 앞뒤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성경 2.0>을 읽고 나면, 목사님의 설교가 정말 귀 속에 쏙쏙 들어온다. 설교 한편을 들어도 구약의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그려진다. 그렇다고 <성경 2.0>이 성경을 대신할 순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그리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도구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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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청년을 위한| <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박영덕 글/IVP)

신앙의 고민, 한 방에 뚫어주다

대학에 들어가면 교회를 끊는 이유를 아는가? △진리에 대한 불신 △교회 문화보다 더 큰 세상의 쾌락 △부모의 강요에 대한 반항 때문이다. 이 중에 첫째를 꼽으라면 ‘진리에 대한 불신’이다.

초중고를 다니면서 유물사관과 진화론을 배운다. 과학시간에 배운 내용에 따르면, 창세기 1장 1절부터 거짓이다. 출애굽도 거짓이며, 처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것도 거짓이다. “만약 신이 정말로 살아 있다면 나쁜 놈들은 왜 활개를 치는가?”라는 반문을 남기며 교회 문을 박차고 나간다.

<차마 신이 없다고…>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다. 교회에서는 물어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았다. 독자 중에 “왜 묻질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교회 청소년의 현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교사나 교역자에게 물어도 “그냥 믿어!”라고 윽박지른다. 질문을 하면 믿음이 없는 학생으로 낙인찍힌다. 그리고 질문을 해도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초부터 질문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신 인터넷에 묻는다. 그러면 안티 크리스천들이 달아 놓은 ‘교회에 다니지 않아야 하는 100만 가지 이유’를 접하게 된다. 모태신앙이라도 1시간 안에 안티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차마 신이 없다고…>는 정말 보석과 같은 책이다. 저자 박영덕 목사는 총신 신대원을 재학하면서 성경연구 모임인 ‘아나톨레’를 조직했었다. 졸업 후에는 한국기독학생회(IVF)에서 20여 년 가까이 간사로 헌신하면서 청년사역에 굵은 발자취를 남겼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차마 신이 없다고…>는 청년의 궁금증을 채워주고 고민을 한 방에 뚫어주는 ‘청량음료’ 같다.

적잖은 교회에서 이 책으로 청년부 소그룹 모임도 하고 청년대학생 필독서로 선정해 반드시 읽도록 하는 등 크리스천 대학생 사이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책이다. 2009년에는 개정판으로 재단장해 선보이기도 했다.

청소년 시기엔 숨쉬는 것조차 귀찮아 한다. 그런데 신앙 관련 책을 읽으라면 아마 미쳐버릴 것이다. 그런 청소년을 위해서 나온 것이 <만화 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다. 박영덕 목사의 책을 ‘크레마인드’라는 기획사에서 글과 그림을 재구성했다. 출판도 ‘생명의말씀사’가 맡았다.

<만화 차마 신이 없다고…>는 1~2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넘어간다. 하지만 기독교를 멀리하게 되는 이유 16가지를 변증학적으로 풀어가며 “진짜로 신이 있으며, 참 신은 하나님이다”라는 것을 명쾌하고 재미있게 풀었다. 청소년용 만화지만 어른이 읽어도 정말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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