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가입 어렵지만 소속되면 간섭 안해 … 소신있고 자유로운 목회보장으로 날로 성장

한국교회의 성장은 하나님의 은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수백여개로 나뉘어진 교단의 숫자들은 발전의 뒤안에 형성된 그림자다. 국내에는 그 어떤 교단에도 소속하기를 꺼려하며 개교회 차원에서 자유롭고 소신있게 목회하기를 원하는 목회자들과 그와 함께 하는 성도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이들이 함께 모여 공동체를 이룬 곳이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이하 카이캄)다.

▲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는 교단에 속하기를 원하지 않는 목회자와 교회가 각자의 비전에 따라 사역할 수 있도록 섬기고 있다. 목사 안수식
▲ 지난해 10월에 거행됐던 목사 안수식

카이캄은 국내 외 정규신학대학원 과정(M.Div)을 마친 이들에게 목사안수를 부여하여 사역의 길을 열어 주고, 자유로운 사역을 원하는 독립교회들과 선교단체간 협력을 꾀하고자 1997년에 탄생했다. 카이캄을 세운 이들은 해외유학 경험이 있고 국제교류에 선견자적 역할을 했던 내노라하는 교계의 지도자들이었다.

즉 김준곤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횃불트리니티신대원대학교), 박조준 목사(갈보리교회), 한철하 총장(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강우정 총장(한국성서신학대학교), 이형자 이사장(횃불선교센터), 하용조 목사(두란노서원)가 주인공들이었다.

탄생 이후 카이캄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현재 3000여개의 교회와 기관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데 여전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교단들의 영향력이 세계 어느나라보다 강한 한국교회의 현실 속에서 카이캄이 20년간 건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이캄 관계자들은 “카이캄에는 다양성이 배제된 집단성이 없고, 주님 외에는 간섭하는 상위기관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소신있고 자유롭게 목회의 비전을 실천하고 주님을 섬길 수 있는 것이 카이캄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카이캄측은 카이캄에 가입하려는 많은 목사 후보생들이 구두 시험 때 “교회가 중심이 되어 자유롭게 주님을 섬기고 싶어서 독립교회를 하고자 한다”고 답했다고 부연했다.

또 카이캄 내에 참신한 지도자들이 많이 보인다는 점도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다. 카이캄의 1세대 지도자들은 한국교계를 상징하는 인물들이었고 불미스러운 일 없이 순조롭게 지도력을 계승했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받은 2세대 지도자들 역시 실력과 인격을 갖추었으며 한국교회 성장의 모델로 교회와 기관을 목양하고 있다.

▲ 매년 목사안수대상자들을 위해 진행하는 미래목회 바로세우기 세미나의 모습(1)
▲ 매년 목사안수대상자들을 위해 진행하는 미래목회 바로세우기 세미나의 모습(2)

사실 카이캄의 회원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은 편이다. 첫째 확실한 소명감은 물론이고 정규대학 학사와 정규 신학대학원 석사학위가 있어야 한다. 둘째 반드시 전통적 복음주의 신앙고백이 확실하고 이를 서명을 통해 공개적으로 동의해야 한다. 셋째 주님만으로 만족하고 주님과 평생사역을 하겠다는 강력한 헌신이 있어야 한다. 넷째 교회나 선교기관인 경우 가입원서를 제출하고 사역현장을 방문한 카이캄의 실사팀과 면담을 하고 부족함이 없음을 인정받아야 한다. 다섯째 목사안수의 경우 확실한 소명의식, 정규 신대원 졸업, 지인 목회자의 추천서, 사역 경험, 사역지, 필기와 구두시험과 인성검사를 거쳐 합격해야 한다. 인성검사에서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목사안수를 연기하더라도 카이캄에서 제공하는 개인상담을 받아야 한다.

카이캄은 일단 회원으로 받아들이면 지역교회와 회원단체들이 사역의 중심이 되도록 섬기고 있다. 회원 목회자들은 교회설립 비전에 따라 소신있게 사역을 전개할 수 있고 카이캄 본부는 이같은 지역교회의 교회부흥을 위한 몸부림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 카이캄 본부에서 개입하는 경우는 단 한가지. 그 교회가 이단에 물들었을 때 뿐이다.

회원의 의무인 회비도 월 3만원으로 파격적으로 저렴하다. 카이캄 본부 대부분의 운영은 이사회와 임원들의 헌신, 동문과 회원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카이캄이 이처럼 최소한의 조직을 갖춰 운영하다보니 실무책임자의 재정운영의 문제를 제때에 발견하지 못해 법적인 사안으로 번진 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 카이캄은 지난해 말 회원총회를 열어서 사무국 조직을 다양화하고 운영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조직의 운영이 실무자 한두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일이 없도록 방지한 것이다.

앞으로 카이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한국교회에 교단의 벽이 두터워지면 두터우질수록 카이캄은 그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을까? 카이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카이캄이 성장한 것은 오직 성령님의 역사였다”면서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카이캄의 미래를 인도하시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카이캄측은 “저희의 설립 정신이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변함없이 회원교회와 단체들을 신실하게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카이캄 제2대 회장이며 할렐루야교회 원로와 횃불트리니티신대원대학교 명예총장으로 활동하는 김상복 목사는 “카이캄의 이같은 평화롭고 은혜로운 분위기와 회원교회들의 열정이 좋아서 지금까지 카이캄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독립교회의 성장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한국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카이캄을 통해서 수천여명의 젊은 목회자들이 안수를 받은 것을 볼 때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이캄은 매년 200여명 이상의 목회자들에게 안수를 주고 있다. 안수식은 1년에 두차례 거행되는데 교인들, 가족들, 축하객들이 함께 하며 하객으로 온 목회자들도 기도에 참여할 수 있어서 축제의 느낌을 강하게 준다. 김 목사는 “카이캄을 찾아오는 이들은 국내외의 수많은 정규신학대학원 졸업생(M.Div)”이라면서 “필기와 구두시험, 인성검사에 합격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이캄에게는 기성교단에서 분쟁을 하던 목회자들이 카이감을 성경의 도피성과 같이 활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비판이 오랫동안 따라다녔다. 김 목사는 “카이캄은 분쟁 중에 있는 교회는 가입할 수 없다는 결의를 해두었다”면서 “오히려 그러한 교회들이 가입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해서 다른 교단으로 간 경우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카이캄은 일단 회원이 된 목회자들에게는 단체에 대한 강한 소속감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면서 “강력한 집단을 만드는 것은 독립교회의 설립정신에 맞지 않기 떄문”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카이캄은 회원총회를 해서 카이캄 역사상 매우 중요한 결정을 했다. 첫째 회원 총회를 통해 카이캄 본부가 회원교회나 선교기관 사역에 절대로 간섭하지 않겠다는 카이캄 정신을 명문화했다. 둘째 사무국 조직을 다양화하고 강화시켜 회원교회들을 더 잘 섬길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이같은 결의에 대해 김 목사는 “카이캄의 정체성을 명확히하는 동시에 사역이 특정인에게 집중되므로 나타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지였다”고 해석했다.

김상복 목사는 “카이캄은 교회들이 카이캄 연합회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회가 교회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카이캄은 연합회보다 지역교회들을 우선으로 여기고 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나라는 내 교회나 내 교단보다 더 넓고 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한국의 모든 교회들이 불필요한 교단의 벽을 낮춰야 하고 교단에 속하지 않았다고 해서 하나님의 자녀들을 거부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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