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새노래명성교회와 합병 결의… 교계 개혁단체 ‘변칙세습’ 비판
 

▲ 명성교회가 19일 저녁 공동의회를 열어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후임으로 결정했다. 공동의회 소식이 알려지자 기윤실과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단체들이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다시 대형교회 세습 문제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국내 최대 교회 중 하나인 명성교회가 3월 19일 공동의회를 열어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시무하는 새노래명성교회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안건도 가결했다.

명성교회 공동의회는 8104명이 참석해 먼저 새누리명성교회와 합병하는 안건을 진행했다. 투표결과 찬성 5860표, 반대 2128표, 무효 116표로 의결정족수 2/3를 넘긴 72.3%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어 김하나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하는 안건 역시 찬성 6003표(74.7%) 찬성으로 통과됐다. 반대는 1964표, 무효는 137표에 그쳤다.

하지만 정작 새노래명성교회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와 합병할 의사가 없고 후임으로 갈 생각도 없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노래명성교회 관계자는 “19일 예배 광고시간에 김 목사님이 합병을 위한 공동의회를 하지 않겠다고 하셨고, 명성교회 후임으로 갈 생각도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교계 개혁단체들은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의 합병을 ‘변칙 세습’으로 규정하고, 이날 교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은 교회합병 결정이 “하나님이 주인이신 교회를 사유화하고,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 총회의 세습방지법을 교묘하게 피한 변칙 세습이라고 지적했다. 예장통합 교단은 2013년 9월 제98회 총회에서 교회세습금지법을 전격 가결한 바 있다. 그러나 ‘부모가 담임목사 또는 장로로 있는 교회에 자녀와 그 배우자는 연속해서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만 규정해, 내용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교계 단체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도 명성교회의 변칙 세습에 주목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모 일간지의 경우 ‘재벌 뺨치는 명성교회의 세습 움직임’이라고 지적하며, “세습금지법을 만들때만 해도 한국교회가 희망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들었는데, 교단 대표 교회가 그 법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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