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염교회 후원에 자립위 21일 목회자 부부 위로행사 마련

▲ ‘무엇을 더 담아야하나?’ 전서노회 산하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위로하고자 광염교회 후원으로 마련한 장보기 이벤트에서 목회자 가족들이 쇼핑목록을 정하느라 고심 중이다.

“사고 싶은 것은 죄다 가득 담았는데도 고작 10만원 밖에 안 된대요.”

물건을 더 사야한다는 이야기에 시골 교회 사모는 한숨을 쉰다. 이렇게 많은 돈을 써본 적이 언제였더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매장으로 향하는 사모의 뒤를 남편이 응시한다. 마음껏 장보는 일이 쉽지 않기는 목사도 마찬가지다.

전서노회자립위원회(위원장:김문갑 목사)가 해마다 마련하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부부 위로 행사가 올해는 특이하게도 한 대형마트에서 진행됐다. 4월 21일 부안 곰소쉼터에서 감사예배와 오찬을 함께 한 일행은 멀리 전주 이마트로 행선지를 옮겼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자립교회 목회자부부 34쌍에게 전달된 선물은 50만원어치 장보기 자금이었다. 단, 조건은 한 푼도 남기지 않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데 다 쓰는 것이었다. 파격에 가까운 이 이벤트가 가능했던 이유는 서울 광염교회(조현삼 목사)의 통 큰 후원 덕택이었다.

조현삼 목사는 기독신문 제2098호(2017년 3월 28일자)에 보도된 ‘전서노회 100회기, 모범이 되다’ 기사를 접하고는 미자립교회 지원에 앞장서는 전서노회에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픈 마음이 들었다. 궁리 끝에, 늘 돈 앞에서 쩔쩔매야 하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마음껏 쇼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전서노회자립위원들과 아이디어 교환이 이루어지고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을 정한 후에, 드디어 행사가 진행된 당일 전주 이마트에서는 평소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어색한 몸짓으로 나란히 카트를 밀면서 매장 곳곳을 둘러보는 시골 교회 목회자부부들의 모습은 확연히 눈에 띄었다.

큰 맘 먹고 평소 눈여겨보았던 가전제품을 구입하거나, 낡디낡은 심방가방을 새 것으로 교체하며 50만원 한도를 쉽게 달성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장보기에 5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쓰는 것은 선물이라기보다 어려운 도전에 가까웠다. “저한테 뭐가 필요한지, 얼마만큼이나 사야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라며 한 사모는 그만 울상을 지었다.

그마저도 오로지 자신들만을 위해 쓰지도 못하고 동네에 혼자 사는 노인들과 나누어먹을 과일이나 요깃거리를 구입하거나, 요양병원에 계신 병든 부모님께 갖다드릴 먹을거리를 사는데 대부분의 돈을 쓰고 마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립위원들의 마음은 뭉클했다.

자립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배현수 목사는 “어려운 목회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데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목사님들에게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 되었을 것”이라면서 “이런 기회를 갖도록 은혜 베푸신 하나님과 광염교회 등 여러 동역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감사예배는 자립위 간사 류병택 목사 사회, 노회 회계 홍순율 장로 기도, 직전노회장 배홍섭 목사 성경봉독, 자립위원장 김문갑 목사 설교, 정읍성광교회 김기철 목사 격려사, 미자립교회 목회자 대표 배승수 목사 감사인사, 전서노회장 김기철 목사 축도로 진행됐다.

김문갑 목사는 ‘소망을 주님께’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수고와 아픔을 알고 계신다”면서 “소망을 하나님께 두고 현실에 실망하지 말며, 더욱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종들이 되자”고 격려했다.

한편 전서노회자립위원회는 자립교회들의 적극적인 협력 속에서 산하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펼쳐왔으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사업 운영으로 총회 차원에서 전개하는 교회자립지원운동의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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