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고, TV 토론도 한창이다. 유권자들이 눈과 귀를 쫑긋하고 대선 후보들의 말과 행동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치러지는 선거라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을 제대로 비교하고 검증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같은 정당에서도 대선 후보와 소속 의원들 간의 말이 달라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러 교계 단체들이 후보들의 정책 검증에 나섰다. 진보단체에서는 정의, 평화, 생명 등 기독교의 기본 가치에 따른 질의서를 바탕으로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고, 누적된 모순과 적폐를 청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제안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보수단체에서도 헌법 개정, 생명존중, 인권 증진 등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목사님들 사이에서는 이런 정책들은 제쳐두고 “동성애 동성혼을 반대하는 후보를 뽑자”라는 분위기가 더 팽배하다고 한다.

동성애 동성혼 문제가 중요한 이슈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여러 조건 중 하나이지, 모든 조건이 될 수는 없다. 경제를 안정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오직 ‘동성애 반대 여부’로만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너무 편협한 시각이 아닐까? 교계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 나온 정당들은 당연히 목사님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만 하고, 본질을 흐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만든다.

한 토론회에 참석한 인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기독교만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토론회 분위기가 “기독교에 잘하는 대통령을 뽑자”는 쪽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대선을 한국교회의 기득권을 지키는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는 방법이 아닐 것이다. 내가 원하는 대통령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통령 사이에 큰 괴리는 없을지 점검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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