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목사의 사진에세이/다시, 개혁으로] (11)지켜야 할 것을 지킵시다

사진❶ 지켜야 할 선

어느 관계에나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습니다. 가령, “그럴 거면 이혼해!”라는 말을 밥 먹듯이 하는 배우자와 어떻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밤잠이 많아서 야간 근무는 설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군인에게 어떻게 나라를 맡길 수가 있겠습니까? 이렇듯 관계는 최소한의 선을 지킬 때에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은 하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인간으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다시 오셔서 완전한 하나님나라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자는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이는 100%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한 것입니다” 라는 신앙고백입니다.

이것은 말 그대로 진리입니다.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교회와 성도가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될 신앙고백입니다. “기독교는 너무 배타적이야”라고 말해도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이 교회 존재 이유이고, 성도의 믿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세상과의 차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합니다. 진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악하고 잘못된 자들이 교회에 발 들이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태도가 교회를 관심 밖 존재로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진❷ 힘들지만 남은 희망이 있기에
 
고린도교회는 분쟁과 파당, 질투와 싸움이 많았던 교회였습니다. 교회가 가질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다 가지고 있었던 공동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문을 닫는 게 복음에 더 도움이 될 교회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고린도교회의 문을 닫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사도를 통해서 그 교회를 회복시켜 나가셨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그 안에 하나님의 진리가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행실은 한없이 타락했지만 그래도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신앙고백, 선포되는 말씀 안에는 진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열매 맺지 못하는 연약한 씨앗이었지만, 분명 그 씨앗이 복음의 씨앗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씨앗이 있었기에, 하나님은 기다리시고 또 기다리신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 한쪽에만 열을 올렸는지도 모릅니다.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랑하고 품어야 할 사람들까지 내쳤는지도 모릅니다. ‘타협’에 대한 거부감으로 마음을 너무 열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술 담배 문제’ ‘동성애 문제’ ‘이단·사이비 및 이슬람 문제’ 이러한 것에 집착한 나머지, 우리가 가진 고귀한 진리의 가치를 한없이 감추어두었는지도 모릅니다. 지킨다고 했지만, 오히려 지켜내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진❸ 진리와 관용, 절대성과 융통성이 조화를 이루듯

진리와 관용은 배타적인 것이 아닙니다. 절대성과 융통성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는 진리와 관용이 함께 하고, 절대성과 융통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곳입니다. 왜냐하면 그게 예수님께서 직접 보이셨던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사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은, 그 어떤 사람보다도 진리를 철저하게 지켰던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떤 사람보다도 급진적이고 개혁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인 분이셨습니다.

한국교회가 많은 욕을 먹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떤 분들이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진리 수호의 결과만은 아닙니다. 복음을 지키기 위한 고난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그건 보기 좋은 핑계일 뿐입니다. 오히려 우리의 사랑과 관용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죄인 주제에 죄인을 품지 못했던 위선 때문입니다. 그럴듯한 신앙만 가졌을 뿐, 그 안에 아무런 희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리는 우리가 어떻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켜낸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연약함을 품는다고 해서 무너질 진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약할 때 강함 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 안에 연약함이 있다할지라도, 하나님께서 그 연약함을 통해 일하시면 그것은 강함이 될 줄 믿습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이고, 영광 받으시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하나님께서 일하시면 진리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바른 신앙고백과 함께 예수님처럼 한없는 사랑과 관용으로 하나님과 동행하시는 복된 삶을 살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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