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용극장 ‘광야’ 7월 17일 개관 앞둬 … “복음 가장 잘 전하는 공간될 터”

크리스천들이 재미와 감동을 함께 갖춘 공연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큰 맘 먹고 공연을 보러 대학로에 나가보면, 여기저기 어지러운 포스터들과 호객하는 사람들로 선택에 난항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검색 끝에 어렵게 결정한 공연이 제목만 재미있거나,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거나, 신앙에 해(?)가 된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터. 이런 크리스천들에게 희소식이다. 기독뮤지컬이 상시 준비되어 있는 전용극장 ‘광야’가 7월 17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 7월 17일 개관하는 기독뮤지컬 전용극장 ‘광야’는 크리스천들이 언제든 기독공연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준비 중이다. ‘광야’ 객석에서 문화행동 아트리 대표 김관영 목사(왼쪽 두번째)가 기획팀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광야’는 문화행동 아트리(대표:김관영 목사)가 25년 동안 기도한 열매다. 권리금이 셌던 예전 대학로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땅 한 평에 1억 원을 호가하는 이곳에서 기독뮤지컬만을 올리는 장소가 생긴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문화행동 아트리 김관영 대표는 “모두 하나님이 하셨다. 시기와 장소 재정 등 모든 것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며 “아직 3000만원이 부족한데, 이마저도 개관 전까지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리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광야’가 들어갈 곳은 정부가 운영하던 대학로예술극장 3관 자리인 쇳대박물관 지하다. 6개월 전까지 나라에서 관리했던 만큼 극장 내부 시설, 대기 공간, 위치까지 나무랄 데가 없는 곳이다. 김관영 목사는 “외람된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기독 연극쟁이들 중에서 나만큼 극장을 많이 돌아다닌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오랜 기간 동안 발품을 많이 팔았다”며 “기금 모금을 위한 공연도 꾸준히 해왔고, 올해 1월부터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더 북>이 관객 점유율 99%를 기록하면서 기독뮤지컬의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었다. 이런 때에 하나님께서 가장 완벽한 곳을 주셨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아무리 좋은 극장이 있어도 무대에 올릴만한 좋은 공연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문화행동 아트리는 지난 10년간 1.1.1.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 받은 좋은 프로그램들을 많이 창작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10편의 공연 리스트를 이미 마련한 덕분에 콘텐츠 걱정은 놓았다. 물론 다른 기독뮤지컬에 대관도 할 예정이다.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질 높고 복음적인 공연들을 선별하려고 한다. 김관영 목사는 “기독공연들이 촌스럽거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없애고 싶다. 관객들이 수준 높은 기독뮤지컬을 보고 싶을 때 바로 생각나는 곳으로 꾸며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많은 크리스천 극단들이 믿지 않는 관객들과의 접촉점을 넓히기 위해 공연 내용에 복음을 전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반면, 문화행동 아트리는 대놓고(?) 복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김관영 목사는 “아트리 이전에는 복음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대신 기독교 가치관을 바닥에 깔고 가는 공연을 많이 했었는데, 한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는 회심은 거의 없었다”면서 “이제는 복음을 직선적으로 전하는 공연이 많이 필요하다. 불신자들은 물론이고 몸은 교회에 있지만 아직 복음을 모르는 이들, 그리고 공연하는 우리 자신들에게도 은혜가 되는 작품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르를 뮤지컬로 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무래도 복음적인 내용은 진지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연극으로 표현하자니 지루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복음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뮤지컬을 선택한 것이다. 개관 후 첫 작품 역시 뮤지컬 <요한계시록>이다.

김관영 목사는 ‘광야’가 예술로 주님의 영광을 보이는 역할을 감당하길 기대하고 있다. 김 목사는 “극장 이름 ‘광야’는 사막 같은 이미지도 있지만 사실 빛 광(光) 자를 써서 중의적 의미를 더했다. 사도바울처럼 영원한 생명과도 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외쳐 드러내고, 그 분이 다시 오실 길을 예비하는 극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작은 극장 ‘광야’:서울시 종로구 이화장길 100쇳대박물관 지하 1층, 010-7369-8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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