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교단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해 협력과 교회 공공성 강화 공유 ... '공동기도문'도 발표

▲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이 장로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종교개혁 정신 계승과 상호 교류 및 협력 증진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심포지엄에서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이 김선규 총회장에게 스톨을 선물하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예장합동(총회장:김선규 목사)과 예장통합(총회장:이성희 목사)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교류와 협력 증진을 위한 의미 있는 행보를 시작했다.

양 교단 임원회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으로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우의증진과 어려움에 있는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장로교 심포지엄’을 두 차례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첫 번째 장로교 심포지엄이 6월 15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연동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 길’이란 주제에 맞게, 500년 전의 종교개혁 정신을 기반으로 한국교회의 현실 진단과 대안을 찾는 자리였다.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은 심포지엄 개최와 관련해,  “두 교단이 함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귀하고 감사한 일이다. 한국교회가 개혁되기 위해 오늘과 같이 서로 힘쓰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큰 틀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상호 존중과 협력에 힘쓸 것과, 통시적 안목에서 교회뿐 아니라 세계사를 바꿔놓은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한 교회의 공공성 강화라는 두 가지 화두가 던져졌다.

▲ 주제발제하는 임성빈 장신대 총장.

‘종교개혁 500주년과 21세기 한국교회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장신대 임성빈 총장은 종교개혁은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았을 뿐 아니라 경제, 과학, 교육 등 세계 역사를 바꿔놓은 사건임을 주지시켰다. 임 총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전체 인구의 20퍼센트 가까운 기독교인이 있음에도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독교를 위협하는 이슬람이나 동성애, 이단 문제 못지않게 유물사상에 깊이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신앙인들이 종교개혁가들의 ‘오직 성경’의 정신을 본받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신앙을 보여주어야 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의 공공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교단간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회가 갖고 있는 전통적 신앙과 표현양식을 복고적인 태도로 고집하지 말고 전통 안에 담겨 있는 성경적 원리와 정신, 신학적·역사적 원리들을 존중하는 동시에 시대정신을 반영해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한 협력을 담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 논찬하는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

임성빈 총장의 발제에 대해 전 총신대 총장 정일웅 목사가 논찬자로 나섰다. 정 목사는 “500년 전의 역사적인 사건인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으로 이어진 종교영역만의 개혁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복음의 영향력이 미치기 한 거대한 사회개혁이었음을 상기시켜 줬다”고 평가하면서, “한국 장로교회의 역사와 뿌리를 가진 두 교단이 지금부터라도 서로 공유하고 하나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협력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이날 행사에 예장합동과 예장통합 임원과 상비(임)부장, 노회장,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위원, 총회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양 교단의 화합과 한국교회의 회복을 염원했다. 이날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이 김선규 총회장에게 스톨을 선물하고, 양 교단 총회임원들이 인사하는 시간을 가지며 교류와 협력 증진을 다짐했다.

▲ 개회예배에서 설교하는 총회장 김선규 목사.

심포지엄에 앞서 드린 개회예배에서 ‘믿음의 증인’이란 제목으로 설교한 김선규 총회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혁신앙을 전수하는 장로교회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의 선진들이 남겨 준 위대한 신앙유산을 계승할 것을 강조했다. (총회장 김선규 목사 설교 전문)

김선규 총회장은 “개혁의 길은 수많은 위협과 비난과 유혹이 있으며, 종교다원주의와 과학적 사고가 대세인 시대 흐름에서 성경 말씀대로 가르치고 믿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믿음의 경주”라며,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자신의 유익과 필요를 내어 놓을 수 있는 버림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총회장은 이어 “종교개혁가들은 자신의 기득권과 잘못됨을 벗어버리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선포하고, 주님의 영광과 바른 신앙 전파를 위해 인내했다”며 “장로교회들이 종교개혁가들이 뿌린 진리가 이 땅, 이 시대에 잘 계승시키고 열매 맺도록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 양 교단의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장인 전인식 목사(오른쪽 두 번째)와 이만규 목사가 공동기도문을 낭독하고 있다.

심포지엄 마지막 순서로 양 교단이 작성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공동기도문이 선포됐다. 공동기도문에는 한국교회가 분열한 죄를 회개하고, 성령과 말씀으로 하나되어 진리를 파수하고 교회의 공공성을 키워가는 노력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예장합동과 통합이 진행하는 두 번째 장로교심포지엄은 7월 19일 오전 11시 승동교회에서 열린다. 이와 관련해 총회장 김선규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양 교단이 한 뿌리임을 되새기는 일은 의미가 있다. 2차 심포지엄에서는 대사회·대정부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바른 신학과 신앙을 양 교단이 공유하는 가운데, 사회변화를 이루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600만 성도를 보유하며 명실상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예장합동과 예장통합 두 교단은 그동안 연합과 일치를 위한 무수한 노력들을 해 왔다. 하지만 신학적 충돌과 연합사업의 엇박자 등의 요인으로 갈등이 불거지면 쉽게 냉각관계가 빚어져 초보적 수준의 교류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다시금 교류와 협력 증진 목적으로 장로교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보다 진일보한 실질적 협력과 발전적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예장 합동 · 통합 공동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우리 교회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한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한국교회, 특별히 장로교회가 개혁신학의 전통과 믿음을 지켜 오직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의 신앙위에 세워지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100회 총회를 지낸 우리 장로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큰 부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한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더 큰 부흥을 이어가며 다음세대에 더 좋은 교회를 물려주지 못함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아버지여,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어 교회가 새로워지고 교회의 말씀이 세상을 치유하며 교회의 말씀이 세상의 진리의 역할을 감당하는 새로운 부흥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이를 위해 이 땅에 세워진 모든 주님의 교회와 주님의 종들이 보다 지혜롭고 신실하며 경건한 삶을 통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시옵소서.

아버지여, 우리 모든 장로교인들의 삶의 현장에서 믿음으로 승리하게 하시며, 지혜와 용기와 담대함으로 세상을 이겨나가며 소금과 빛의 사명을 다하게 하시옵소서.

한국 장로교회가 말씀과 성령으로 하나 되어 세속적 가치와 이단사설을 이겨내게 하시며, 나눔과 섬김과 희생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며 국가와 민족 앞에 책임을 다하게 하옵소서. 이제 다가올 다음 세대에도 이 땅의 교회가 계속 부흥하게 하시며 세계 열방을 향한 주님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우리 장로교회가 다시 한 번 코람데오의 신앙을 통해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옵소서.

예수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올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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