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살아있는 이야기 하나님 은혜 느끼게 해야”

초등학생 위한 친근한 성경교육법 ‘호응’

몇년 전부터 주목받는 설교법이 있다. 성경 말씀을 인간의 시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하나님께서 어떤 마음으로 이 말씀을 주셨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하나님의 심정으로 전하는 설교’ 또는 ‘하나님 중심 설교’를 통해 성경을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 아이들이 스스로 말씀을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교재 <꼭꼭 씹어 먹는 성경시리즈>를 출간한 차영회 목사.

한국기독교대안교육연맹 사무총장 차영회 목사는 무려 20년이나 앞서서 어린이 성경교육에 이 방법을 적용했다. 다음세대를 성경 안에서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초등학생들이 성경과 친근해질 방안을 고민한 결과였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차 목사는 <큰인물 큰믿음 빅스터디>란 이름으로 성경교육 교재를 개발해서 출판했다. 주일학교에서 딱딱한 계단공과로 교육하던 시절,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성경을 전하는 <큰인물 큰믿음 빅스터디>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차영회 목사가 최근 초등학생을 위한 성경공부 교재 <꼭꼭 씹어 먹는 성경시리즈>(바이블하우스)를 완간했다. 성경 신구약 66권 전체를 구약 7권과 신약 5권 등 총 12권에 담았다. “처음 원고작업을 1998년도에 시작했으니, 20년 만에 성경 전체를 교재로 만들었네요. 이 책으로 아이들이 성경과 친근해지고 말씀 안에서 자라나길 바랍니다.”

<꼭꼭 씹어 먹는 성경시리즈>의 탁월한 교육효과를 설명하려면, 먼저 차영회 목사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차영회 목사는 2000년대 초반 교계에서는 ‘문화선교사’로, 사회에서는 ‘살림하는 남자’로 이름을 날렸다. 고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양성평등을 주제로 강연을 할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차영회 목사는 1997년 외환위기 시절 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다가 실직했다. 이후 가사를 돌보면서 ‘살림하는 남자’가 됐다. 이때 두 자녀에게 성경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며 직접 교재를 만들었다. 자녀들이 재미있게 성경을 배우는 것을 보고, 교회 주일학교와 지역 공부방에서도 성경을 가르쳤다. 입소문이 나서 인천 부천 일산 부산 등 전국 30곳에서 성경교육 방법을 전수했다.

“계단공과는 교훈이나 지식의 전달에 초점을 맞춥니다. 성경의 내용을 학습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거대한 구속사인 성경은 그 자체가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를 어린이들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성경 본문을 바꾸고, 그 본문을 반복교육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말씀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보자. 계단공과는 요셉의 이야기를 가르치면서 “요셉이 어디로 팔려갔나요?”라고 질문을 한다. “애굽”이라고 대답해야 정답이다. 성경을 지식으로 습득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차영회 목사는 요셉의 말씀을 “내가 애굽에 팔려간 요셉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라고 묻는다. 아이들은 성경 말씀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아이들도 영적인 존재입니다. 자신의 관점에서 성경 말씀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말씀에 은혜를 받습니다. 문제는 그 은혜의 말씀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입니다..”

물론 성경말씀을 외우고 암송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성경을 암송하는 이유가 그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면, 단순히 수학공식처럼 성경을 지식의 습득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차영회 목사는 어린이들이 말씀을 느끼고 깨닫는 것이 지,정,의를 조화롭게 길러주어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했다. 차영회 목사는 지금도 10여 년 전 교회와 공부방에서 가르쳤던 초등학생들과 만난다. 대학생으로 성장한 그 다음세대들은 어릴 때 차 목사가 들려준 성경 이야기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한 그들을 보면서 차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 다음세대 교육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만해도 전국 곳곳에서 교사와 부모들이 성경교육법을 배우기 위해 애썼습니다. 성경을 읽어주고 이야기해도 아이들이 재미있어했습니다. 지금 교회들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캠프를 하지만, 정작 성경 자체를 가르치는 데 소홀합니다. 교회교육 전문가는 있어도 성경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전문가는 많지 않습니다. 교회교육의 기본은 성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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