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목사(주필)

사대부(士大夫)는 조선 지식인인 선비가 성리학의 이념을 실천하는 사(士)의 단계에서 수기(修己)자신을 갈고 닦아 남을 다스리는 치인(治人)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옥자는 그의 글에서 수기치인의 선비정신은 맑음의 미학에 기초한다고 했다. 선비가 자신을 닦는 수기의 첫 단계가 소학(小學)이다. 소학은 말 그대로 작은 배움으로 사람이 행하여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청소하는 법, 어른을 모시는 법, 나가고 들어가는 법 등 기초적인 행위규범을 가르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이부자리는 자신이 정리하고, 자신이 늘어놓은 것이나 음식찌꺼기는 자신이 치워야 한다는 것이 소학의 정신이다. 이것은 신분을 초월한 것으로 사대부 가문에서 가장 철저하게 가르친 것이기도 했다.

성리학을 국학, 즉 나라의 근간으로 삼았던 조선에서 소학을 어린이의 수신 교과서로 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였다. 이러한 수신 교과서가 생긴 것이 16세기였는데, 율곡 이이(1536~1584)가 쓴 <격몽요결>이었다. 이 책은 뜻을 세우라는 ‘입지’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그 주된 내용이 구용(九容) 구사(九思)이다. 구용은 손, 발, 이목구비 등 신체부위의 바람직한 모습을 아홉 가지 조목으로 설명하고 있다. 구사는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사안에 따라 취하여야 할 아홉 가지 원리를 설명한 것이었다. 조선 선비들이 얼마나 좋은 교육을 받았는가를 보게 하는 내용이다.

그 다음 단계가 대학(大學)이다. 이 대학이 <성학집요(聖學輯要)>인데, 이 책도 율곡 이이가 쓴 것이다. 이는 대학의 주요강령인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실현하기 위한 이념서였다. 외래사상의 성리학을 조선 현실에 맞게 쓴 조선 성리학의 집대성이 <성학집요>였다. 이러한 교육은 이성을 훈련하기 위한 것으로 선비는 경학과 역사를 중요시하면서, 이것을 담아내는 문장학을 강조하였다. 문장은 경학, 즉 사서삼경이 추구하는 이념과 역사에서 제시하는 전리를 담아내는 그릇이었다. 바로 이 문장학을 <도기론(道器論)>이라 했다.

이렇게 이성교육은 문장, 역사, 철학인 ‘문사철’을 배워 격물, 즉 사물의 이치를 관찰하고 시험하는 앎의 기초였다. 그리고 감성훈련으로 ‘시서화’, 즉 시를 쓰고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훈련을 했다. 문사철의 전공필수와 시서화의 교양필수로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인간이야말로 조선왕조가 추구한 이상형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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