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부터 기획, 신학자·현장사역자와 함께 만든다

6년 주기로 주제 선정 … 올해는 ‘성령’에 초점, 내년은 ‘성경’ 관련 여름교재 준비

“올해 여름, 성령님과 성경 속으로!”

교회교육의 꽃인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는 ‘와~ 우리 성령님 엄지척!’이 주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성령의 능력으로 믿음의 역사를 써내려간 종교개혁자들의 삶을 배운다.

7월 중순, 현재 교회들은 여름사역 준비에 정신이 없다. 부서에서는 가정통신문을 배포하고 릴레이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은 찬양·율동을 익히고 공과를 연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다면 총회는? 전국교회에 공과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총회교육진흥원(원장:노재경 목사)은 7월이 되면 내년 여름사역을 준비한다. 노재경 목사는 “올해 사용할 공과는 작년 여름부터 기획하고 준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즉 1년 전부터 여름공과 제작이 시작되는 것이다.

▲ 총회 여름공과는 1년 전부터 준비된다. 매년 7월부터 다음 해에 사용할 공과를 기획한다. 4월 14일 총회교육진흥원장 노재경 목사(가운데)와 연구원들이 여름공과 인쇄를 앞두고 최종 점검을 갖고 있다.

7월, 여름공과 분석·평가

여름공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2017년 <와~ 우리 성령님 엄지척!>은 작년 7월부터 준비됐다. 매년 7월이 되면 총회교육진흥원은 자체적으로 여름공과 평가회를 갖는다. 타 교단과 선교단체에서 제작한 여름공과와 총회의 여름공과를 비교하면서 장단점을 분석한다.

이와 함께 현장의 반응도 평가한다. 특히 각 교회의 반응은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더불어 기독교 서점들의 판매 상황은 여름공과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렇게 자체 분석과 현장 반응이 묶여 여름공과의 전체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회는 1주일 동안 진행될 정도로 치열하다. 주제 선정은 적절했는지, 공과 구성엔 문제가 없는지와 같은 큰 그림에서부터 글자 포인트, 포장 등과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히 챙긴다.

평가회의 종착점은 내년 여름공과 계획이다. 평가에서 나온 지적과 대안을 취합해 다음 해에 사용할 여름공과 계획에 반영한다. 그래야 더 나은 공과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총회출판부는 7월이 되면 구슬땀을 흘린다. 여름공과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7월 중순은 야근을 해야 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한다.

8월, 기획 첫 단추 ‘주제선정’

총회교육진흥원은 8월부터 본격적인 여름공과 기획에 들어간다. 공과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총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총주제는 공과의 방향에서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여름사역의 모든 것을 대표하기 때문에 논의가 거듭된다.

총주제를 위해 총회교육진흥원의 연구원들은 선교단체 여름공과를 뒤지기도 하고, 각종 광고 문구도 눈여겨본다. 심지어 길거리 광고판이나 전단지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문구들이 모여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연구원들의 아이디어와 수많은 문구들 중에 살아남는 것은 오직 하나. 2017년 주제인 ‘와~ 우리 성령님 엄지척!’도 수많은 경쟁에서 이기고 선택된 문구다.

참고로 예장통합의 여름공과 주제는 ‘썸머바이블 비전탐험대’이며, 파이디온은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하나’다. 기독교 출판업계에서는 “예장합동 교재와 주제가 가장 탁월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편 총회 여름공과의 주제는 6년 주기로 순환한다. 성부→성자→성령→성경→교회→세상(개혁) 순으로 주제가 선정된다. 작년에는 성자 예수님이 주제였으며, 올해에는 성령이 주제다. 내년인 2018년에는 성경이 핵심 키워드다.

9~10월, 교육과정 시험대에 오르다

8월 총주제 선정에 이어 9월에는 각 부서별 주제를 정한다. 대학청년부는 ‘성령의 선물 FOR U’를, 소망부는 ‘성령님과 동행하는 참 좋은 여행’이 주제다. 이처럼 총주제를 세대별로 세분화 시켜서 맞춤옷을 만들어 간다.

총회의 공과는 그냥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항상 현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교재를 직접 사용하는 교역자나 교사들의 생각을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총신신대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제와 관련된 설문조사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각 교회 현장 사역자들도 설문에 참여해 다음해 주제 선정에 동참한다. 이렇게 기관과 현장이 함께 만들어 가는 교재이기 때문에 여름공과가 나올 때마가 호평을 받는 것이다.

총회 공과의 장점 중 하나가 개혁신학의 토대위에 세워진 교재라는 점이다. 총주제에서부터 교육과정 전반이 총신대 교수진의 시험대에 오른다. 교수들은 개혁신학적으로 오류가 있는지 점검한다. 물론 목회현장의 검증도 받는다. 목회자들은 현장에 적용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조언한다.

11~2월, 공과 집필·감수 돌입

10월까지는 여름공과의 뼈대가 형성됐다면,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는 살이 붙는 기간이다. 주일학교 현장과 신학자·목회자의 검증과 감수로 만들어진 총주제와 교육과정은 집필자의 손에 넘어간다.

여러 사람이 만드는 여름공과이지만 통일성을 갖추기 위해 총회교육진흥원과 집필자간 워크숍이 잦다. 이 기간에 총회회관에 오면 ‘공과 집필자 워크숍’이라는 안내문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3~4월, 여름공과에 옷을 입히다

이 기간 연구원들의 꿈은 ‘칼퇴근’이다. 야근뿐 아니라 밤을 새우는 연구원들도 속출한다. 집필자들의 원고를 취합해 편집을 하고 교정을 한다. 절대 한 번에 끝나는 법이 없다. 5차 교정까지 들어가며, 길면 인쇄 전날까지 교정 작업에 매달린다.

표지 그림이나 애니메이션, 교역자용 매뉴얼, 찬양·율동도 함께 작업한다. 집필 의도와 주제에 맞도록 여러 차례 고치고 다듬는다. 2월까지 살이 붙었다면, 이때는 옷이 만들어지는 기간이다.

물론 총신대 교수들로부터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감수를 받는다. 또한 목회자들이 현장에서 사용할 때 어려움이 있는지 살핀다.

5~6월, 10개월 만에 낳은 옥동자

5월 초, 드디어 교재가 출시되기 시작한다. 작년 7월부터 준비해 10개월 만에 세상에 빛을 보는 것이다. 교재는 학생용을 시작으로 며칠 간격으로 교사→교역자 순으로 출시된다.

10개월 만에 태어난 옥동자는 5월 중순 전국 여름성경학교·수련회 콘퍼런스에서 첫 선을 보인다. 콘퍼런스는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를 시작으로 호남, 영남 등지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에는 서울, 광주, 부산, 목포, 강원, 대전, 대구 등 7개 권역에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전국 콘퍼런스가 끝나면, 이제부터는 노회와 교회가 바빠진다. 6월이 되면 전국적으로 노회 강습회가 진행된다. 노회 강습회가 끝나면, 6월 말부터는 교회 자체적으로 교사 강습회가 진행된다. 전국 콘퍼런스→노회 강습회→교회 강습회 순이다.

이렇게 1년 동안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야 여름공과가 우리의 손에 들어온다. 교회교육의 꽃인 여름사역에 올인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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