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맘때다. 역사적인 제100회 총회를 앞두고 <기독신문>이 교단 정치의 ‘그레셤 법칙’을 기획으로 다룬 적이 있다. 이 기획에서 과격한 총회문화로 인해 온건하고 창의적이고 신사적인 인사들이 교단정치에 등을 돌리는, 이른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셤의 법칙이 뚜렷하게 작동되는 현상을 분석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총회회관을 드나드는 사람 가운데 새로운 인물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또한 취재현장에서 정치에 몸담지 않은 목회자나 장로님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다보면 다수가 교단의 정치를 매우 불신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침소봉대인지는 모르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현상에는 급속도로 척박해지는 목회현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제 웬만한 교회들이 교세는 물론 재정마저 감소 추세여서, 목회자들이 갖는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전보다 더한 강도의 목회 집중이 요구되기 때문에 교단정치와는 자연스레 거리를 두게 된다. 얼마 전 마감한 제102회 총회 상비부장 등록에서 단 1명의 장로만이 상비부장에 등록하는 초유의 현상이 벌어졌다. 이른 은퇴와 준비되지 않은 노후로 생계활동이 연장되면서 교단정치에 참여하는 장로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적 변화에다 정치 불신까지 더해지니 정치 효능성의 회의론이 거론된다. 하지만 정치는 참여를 통해 성숙하고 발전한다. 정치를 블랙홀로 여기고 등을 지면 역사와 단체, 심지어 국가까지 퇴보한다는 점은 우리의 근현대사와 세계사를 통해 습득했다. 정치를 외면하면 권력 편중이 발생하고, 편중된 권력은 갈등과 분열로 이끄는 경우가 많다.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교단 정치를 바꾸는 길은 참여를 통해 건강한 가치를 보편화시키는 것 외에 없다. 그럴 때 비로소 정치 효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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