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박완서의 <한 말씀만 하소서>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1988년 연이어 남편과 아들을 잃어야 했던 작가의 고통과 슬픔과 상처에 대한 기록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한 말씀만 하소서”라고 하나님께 호소했겠는가?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하나님은 침묵하고 계시니 부르짖을만한 소리 아니겠는가?

욥은 어땠을까? 그는 하루아침에 자신의 모든 재산을 잃고 10남매도 한꺼번에 죽어 버렸다. 게다가 자기 몸은 고칠 수 없는 악창이라는 불치병이 찾아 왔으며 아내마저 그를 저주하고 도망가 버렸다.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고 분통이 터지며 간장이 녹아 내렸겠는가? 그러나 그는 끝까지 말씀을 붙잡고 찬양과 기도를 놓지 않았다. 그리고 소망의 노래를 부르며 스스로 절규 하였다. 절망의 잿더미 위에서 재를 무릅쓰고 도저하게 흐르는 폐허의 강가에서 끝까지 별처럼 빛나는 신앙의 순수시대를 열어가려고 했다. 얼마나 아름다운 영성을 소유한 사람인가?

나는 그 욥의 순수의 영성이 그립다. 내 영혼이 배가 고프도록 그 순수의 영성을 갈망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때 묻은 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순수를 말하고 있지는 않는가. 부정한 그림자가 나의 삶을 드리우고 있는데도 순수를 외치고 있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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