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은 정확히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일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수년 전부터 새롭게 거듭날 것을 부르짖으며 교회개혁을 주창해 왔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단 혹은 교파별로 나름대로 종교개혁 의미를 담은 행사들을 진행해 왔다. 예장합동의 경우 종교개혁과 관련된 책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최근에는 종교개혁 설교문을 작성하여 총회산하 전국교회가 활용토록 유도하고 있다. 큰 호응은 얻지 못했지만 지역별로 개혁주의 세미나를 열어 종교개혁의 의미를 다지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행사는 솔직히 신선도가 떨어졌다. 오히려 칼빈과 루터를 중심으로 종교개혁지를 탐방하거나 스코틀랜드나 영국 등지의 교회를 돌아보는 외유성 유람에 더 치중했다는 느낌도 든다. 목회자는 물론이요, 교인들까지도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변화의 물결은 솔직히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저, 종교개혁 500주년도 지나가는 행사로 치부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교인이 목회자를 닮아간다는 얘기는 옛말이 되었다. 오히려 교인들이 목회자들에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심지어 강론까지 ‘훈수’를 두는 일은 이제 새로운 광경이 아니다. 그만큼 목회자를 신뢰하지 않는다. 총회가 8월 17일 발표한 ‘한국교회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일반인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  때문이라는 응답이 34.5%를 차지했다. 그 가운데 종교지도자들의 타락에 실망이 크다는 응답률이 상당히 높아 충격이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장애인 등 소외된 형제를 돌보는 사회복지에 한국교회가 타 종교보다 기여도가 높다는 볼 멘 소리도 있으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오히려 목회자 세습이나 목회자 납세 그리고 목회자의 성 문제 등 일반 사회에서 보는 교회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거기다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목회자와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무늬만 교회’를 벗어나야 될 때도 되었다.

교회개혁은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이다.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 특정일을 정해놓고 기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내가 처한 입장과 환경에서 매일 변화해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를 치렀다는 의미보다 나부터 변화된 삶을 추구하는 것이 교회개혁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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