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교회, 청소년 뮤직 페스티벌 ‘뜨거운 반응’
건강한 축제의 무대로 아름다운 소통과 격려


1부터 400까지 숫자로는 청소년들의 개성과 끼, 꿈을 모두 담아낼 수 없다.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어른들의 압박 속에서 꾹꾹 억눌러 놓기만 했던 열정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면, 끼 많은 청소년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11월 18일 토요일 오후 4시 하남교회(방성일 목사) 예배당에는 하남시에 거주하고 있는 600여 명의 청소년들이 모여들었다. 하남시 중고등학생 10%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토요일 오후에 한 자리에, 그것도 교회 예배당에 모인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 하남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청소년비젼나라에서 주최한 2017 하남시 청소년 뮤직페스티벌에서 청소년들이 열정 넘치는 무대를 펼치고 있다.

오후 4시가 되자 조명이 들어온 예배당은 곧 화려한 무대로 변신했다. 잔잔한 발라드 노래부터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랩, 보는 사람마저 들썩거리게 만드는 파워 넘치는 댄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멋진 비보이 공연이 접목된 힙합 무대까지 총 15개 팀이 참석한 뮤직 페스티벌은 지루할 틈 없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친구를 응원하러 왔던 청소년들은 어느새 무대에 오른 팀들을 모두 응원하며 신이 나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며 한껏 웃음을 터트렸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청중평가단으로 어떤 팀에게 가장 마음이 갔는지 투표를 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선택하고 결과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모습에서 긴장감과 설렘이 함께 느껴졌다. 그리고 최종 우승팀이 발표되었을 때,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하남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청소년비젼나라에서 주최한 ‘2017 뮤직 페스티벌’, 열정 가득한 이 무대가 바로 하남시 청소년들을 토요일 오후 예배당으로 불러 모으는 힘이다.

올해로 제4회를 맞이한 청소년 뮤직 페스티벌은 하남시에서도 유명하다. 하남시가 주최하는 그 어떤 청소년 공연이나 행사도 이토록 많은 청소년들을 자발적으로 한 자리에 불러 모으지도, 이토록 열띤 반응을 일으키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하남교회가 주최하는 청소년 뮤직 페스티벌은 하남시 청소년들에게 1년에 한 번 주어지는, 바로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는 신나는 축제 마당이다. 이날 하루만큼은 그 누구의 눈치를 볼 것 없이 자신이 가진 끼와 개성을 마음껏 뽐내며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날의 무대를 준비하는 청소년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친구들은 그곳이 낯선 교회 예배당이라도 망설임 없이 발을 들여놓는다.

하남교회 교육부를 총괄하고 있는 조민혁 목사는 “청소년 뮤직 페스티벌은 경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문화생활에 취약한 하남시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놀이문화를 창출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1년에 단 한 번의 무대를 위해 공연을 기획하고, 기획에 따라 무대와 조명, 음향, 예선 진행, 사전 홍보 영상 제작, 무대 배경영상 제작, 본선 진출팀 오리엔테이션과 지도, 페스티벌 홍보, 심사위원 선정, 본선 진행, 본선 영상 CD제작 등 최소 3개월 이상 준비한다”며 “무엇보다 기꺼운 마음으로 그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교사와 교인들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본선 진출팀의 멘토로 선정된 중고등부 교사들은 매주 평일 저녁에 하남교회에서 내어준 공간에서 진행되는 연습 시간에 팀원들을 찾아 진행 사항을 체크하고, 주머니를 털어 간식도 사주며 헌신했다.

그러한 소통과 격려의 시간은 교회를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싶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1회 대회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대회 후 교회에 등록하고 재능을 살려 예술대학교에 진학한 후에 교회에서 찬양팀으로 활약하는 등 아름다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조 목사는 “페스티벌 경연 중간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영생에 대한 말씀을 전하면서 다음세대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기를, 그 안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기도했다”며 “교회가 그 속한 지역공동체의 청소년들이 소통과 격려를 받는 사랑의 공간이자, 안전지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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