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사랑의 온정을 기다립니다

화순전원 … 화재가 앗아간 탄광촌 교회의 평화
대마중앙 … 이젠 벗어나고픈 비닐하우스 교회
함평진양 … 많은 사랑 덕분에 견녀냈던 시간들


가만히 있어도 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차디찬 계절입니다. 겨우살이는 모든 생명에게 힘든 과제입니다. 특히나 당초 가진 게 많지 않거나, 이런저런 상처들로 몸서리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유난히 예배당 화재가 많았고, 생전 겪어보지 않았던 지진 같은 재난까지 닥쳤던 올해, 많은 교회들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두 주간 이어질 이 지면을 통해 약한 지체들의 아픔을 돌아보고, 우리의 따뜻한 손을 내밀 기회가 마련되기를 소망합니다. <편집자 주>

화순전원교회

화순전원교회(전몽섭 목사·동광주노회)는 가을이 끝나가기 시작할 무렵인 11월 8일 수요예배를 마친 후 날벼락처럼 일어난 화재로 예배당을 통째로 잃는 고통을 겪었다.
의자 하나 건질 수 없을 정도로 예배당 내부를 남김없이 태워 버린 큰 불이었다. 불길이 담임목사 사택이나 이웃 가옥으로 번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일 정도였다.

▲ 화순전원교회 화재현장을 방문한 총회장 전계헌 목사와 일행들이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

사고의 원인은 금세 밝혀졌다. 마을에 사는 한 정신질환자가 예배당에 몰래 들어와 저지른 일이었다. 하지만 피해복구는커녕 배상을 받는 일부터가 어렵게 됐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부담을 교회가 뒤집어써야 할 상황이 됐지만, 대부분이 고령인 18명 남짓의 성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14년간 이곳에서 이웃들과 오순도순 지내며 불과 몇 해 앞으로 다가온 은퇴를 기다리던 전몽섭 목사에게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탄광촌으로 조성된 마을이 한창 경기가 좋았을 때는 교회도 들썩인 적이 있었죠. 하지만 사양 산업이 되면서 차츰차츰 마을과 함께 교회도 침체기를 겪어왔습니다. 그 와중에 이런 큰 시련까지 당하니 암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현재 교인들은 주일예배를 불이 난 본당 바로 옆 교육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시커멓게 변한 교회당을 매번 바라보는 마음도 불편한데, 조립식으로 만든 교육관 건물 또한 낡고 위태해 조바심까지 든다.

소속된 동광주노회(노회장:전몽섭 목사)가 11월 22일 긴급 임시회를 열어 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총회장 전계헌 목사와 총무 최우식 목사 그리고 총회 구제부(부장:이규삼 목사) 등에서도 찾아와 교단 차원의 지원 대책을 강구 중인 것이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후원계좌:농협 623027-56-030411(예금주:전몽섭) 문의 010-2627-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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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대마중앙교회

비닐하우스에서 목회를 해 본 경험자들은 잘 안다. 찜통더위와 맹추위를 견디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공간에서 예배하는 일이 얼마나 큰 고역인지를. 영광 대마중앙교회(조문평 목사·서광주노회)는 2015년 화재로 예배당을 잃은 이후 지금까지 그 고통을 감내하는 중이다.

▲ 화재로 예배당을 잃은 영광 대마중앙교회 성도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예배하고 있다.

1976년 설립되어 이듬해 지은 예배당이 무너지기 일보직전까지 간 상태에서, 어렵게 다시 지은 예배당이었기에 교인들의 상실감은 컸다.

하지만 그해 4월 8일 전기누전으로 불이 나 한바탕 소동을 겪었을 때만 해도 힘든 세월이 이렇게 길게 흘러갈 줄 몰랐다. 화재 직후 교인가정의 집을 예배처소 정해 예배할 때도, 얼마 후에는 담임목사 사택 앞마당에 비닐하우스를 세워 예배할 때도 잠시만 견디면 될 줄 알았다.

서광주노회(노회장:윤정길 목사)를 비롯해 전국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모였고, 재건축이 곧바로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국의 허가가 쉽게 나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는 데만 여러 해가 소요됐고, 그 사이 대마중앙교회 전소 사건은 가까운 이들에게까지도 잊혀진 일이 되어버렸다. 다행히 올해 8월 공사허가를 받았고, 56평 규모의 예배당을 신축하는 공사가 9월에 착공되어 현재까지 기본적인 골조가 완성된 상태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5000여 만원의 공사비 잔액이 발목을 잡는다. 한 번 왕성하게 일어났던 건축 동력이 사그라진 후 다시 일으키는 작업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극적인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마도 이번 겨울에도 비닐하우스를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조문평 목사의 표정에는 조금만 더하면 된다는 기대감과, 너무 고되다는 기진맥진함이 교차한다.

“이곳에서 18년째입니다. 장년 성도 17명, 어린 학생 3명과 함께 막막한 중에도 열심히 신앙을 지키고 있습니다. 다시 힘차게 예배하고, 복음전도에 힘쓸 수 있도록 성원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후원계좌:농협 351-0792-3420-13(예금주:대마중앙교회) 문의 010-8612-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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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진양교회

여름 더위가 한창이던 7월 17일 늦은 오후였다. 함평 진양교회(허기녕 목사·함평교회) 예배당에 불길이 치솟았다. 이를 목격한 이웃들의 연락으로 허기녕 목사는 부랴부랴 병원 심방길에서 돌아왔지만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 앞에서 손을 쓸 수 있는 게 없었다.

▲ 전소된 교회당 터 위에서 신축공사를 시작한 함평 진양교회.

28년간 열악한 환경과 낮은 생활비를 견디며 진양교회를 지켜온 허 목사 부부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서럽고 아픈 변고였다.

이때부터 예배당이 사라진 자리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에서 진양교회의 예배가 시작됐다. 한 여름 폭우도, 늦가을의 서리도 그 안에서 견뎌냈다. 허 목사 가족들은 동네 빈집으로 거처를 옮겨 불편한 살림을 꾸려나갔다. 기약 없는 나날이 흘러갔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든든한 우군들이 있었다. 함평노회(노회장:이상백 목사)는 피해복구특별위원회(위원장:서종석 목사)를 꾸려 발 빠른 대응에 나섰고, 직전총회장 김선규 목사를 비롯한 여러 총회 임원들과 구제부, 전국남전도회연합회, 전국호남협의회, 포럼100 등과 여러 교회 및 노회들에서 방문해 따뜻한 형제애를 보여주었다.

덕택에 지난 11월 25일 많은 이들의 응원 속에서 진양교회의 예배당 신축공사가 시작될 수 있었다. 허기녕 목사는 “예상을 뛰어넘은 수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도 속에서 큰 은혜를 체험했다”고 밝힌다.

진양교회의 사례는 총회와 전국교회가 제대로 힘을 모은다면 얼마나 신속하고 적절한 재난대응이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남은 것은 차질 없는 마무리, 그리고 부족한 3000여만 원의 공사비를 채우는 일이다.
후원계좌:농협 677-12-140628(예금주:허기녕) 문의 010-2073-0153.

▲ 강동노회에 안타까운 사고와 질병으로 고통 받는 목회자들의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급환으로 입원해 투병 중인 영월제일교회 유병희 목사의 모습.

영월제일교회(김영식 목사)에서 부목사로 섬겨온 유병희 목사는 10월 18일 새벽예배 중 대동맥 파열이 일어나 위중한 상태이다. 지혈이 안돼 뇌사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에서 급한 조치로 절체절명의 상황은 일단 넘겼지만, 계속해서 상태가 나빠지고 있어 기도가 절실하다.

게다가 치료가 성공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초 부모님이 계신 인천으로 돌아가 교회를 개척하려던 꿈의 실현은 어렵게 됐고, 당장 아내와 다섯 살 어린 딸의 생계마저 걱정이다.

암투병 중임에도 교인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자신의 목회지 뿐 아니라 군부대 교회까지 열심히 섬기며 열정을 바치고 있다는 권헌도 목사(영월 마차중앙교회), 20년간 섬겨온 사역지를 은퇴한 후 지체장애인 딸과 함께 거처할 공간을 마련할 길이 없어 애태운다는 이종상 목사(정선 구절중앙교회) 등의 사연도 도울 힘이 부족한 노회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강동노회는 노회 전체에 이 같은 사연들을 알리며 자체 후원계좌를 개설해 십시일반 모금운동에 나서고 있다. 노회 서기 김영식 목사는 “위기에 처한 동역자들을 위해 총회와 전국교회에서도 정성을 보태 달라”고 호소한다.
후원계좌:농협 351-0974-4945-53(예금주:김호풍) 문의 (033)374-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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