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에 복음 씨앗 뿌리는 ‘생명 사역자’

다음세대에 복음 씨앗 뿌리는 ‘생명 사역자’
예배와 종교수업 맡으며 상담역할 비중 커 … 총회 산하 기독학교 부족으로 입지 좁아

흔히들 청소년 사역을 ‘타문화권 선교’라고 부른다. 어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외계어 같은 말로 같은 지역이지만 문화가 전혀 다르다. 이런 중·고등학생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자들이 있다. 교육목사는 타문화권 선교사이자, 한국 사회와 교회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교육자들이다. 본지에서는 교육목사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총회가 어떻게 이들을 지원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밀알이 되겠습니다.” 교육목사는 다음세대의 생명을 살리는 사역자다. 특히 총회 소속 교육목사는 좁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복음사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총회 소속 교육목사로 구성된 ‘총회교목회’ 회원들이 다음세대 사역에 충성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서영민 목사는 오늘도 서울 노원구 공릉동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의 사역지는 기독교학교인 동산정보산업고교. 외계인보다 더 외계인 같은 청소년이 주 목사의 양들이다.

“찬우는 기말고사 때 긴장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게 해주세요.” “대진이는 친구 희철이를 전도하려고 하는데 접촉점을 찾게 해주세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민재를 기억해주세요.” 학교 정문을 지나는 아이들 얼굴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서영민 목사의 기도는 간절해진다.

교육목사(敎育牧師). 노회의 허락을 받아 교육기관에서 성경과 기독교 교리를 교수하는 목사다. 총회 <헌법> 정치 제4장 제4조는 교육목사를 이렇게 정의해 놓았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교회 내 주일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목사를 뜻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학교라는 공공기관에서 사역하는 목사가 교육목사”라고 주장한다. 어쨌든 이들 모두 다음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목자라는 것은 틀림없다.

누가 어떻게 교목이 되나

흔히들 군종목사를 군목으로 부르듯이 교육목사를 ‘교목’으로 줄여서 부른다. 어느 사역이나 동일하지만 목사가 되려면 우선 하나님의 부르심, 즉 소명이 있어야 한다. 특히 교목은 청소년을 향한 하나님의 소명이 있어야 한다.

교목은 ‘목사+교육자’다. 즉 목사가 되기 위한 자격뿐만 아니라 교육자가 되기 위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교목이 되기 위해서는 ‘중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2급 정교사(종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총회 소속 교목이 되기 위해서는 총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에 입학해 4년간 교육을 받은 후에 취득이 가능하며, 교육대학원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급락하는 학생 숫자에 비해 교사는 넘치는 과포화상태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교사 수급문제로 교육대학원 자격증은 점차 제한하고 있다. 물론 목사가 되기 위해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도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받아야 한다.

참고로 평신도 중에도 중등학교에서 종교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있다. 이들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지 않고 기독교교육만 공부해서 교사로 근무하는 케이스다. 주로 여성 사역자들이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남성 사역자들 중에도 이런 케이스가 있다. 교목 사회에서는 이들을 ‘종교교사’라고 부른다.

학교에서 사역하려면

중등학교 기준으로 전국에 약 200여개 정도의 기독교학교가 있고, 각 학교별로 1~2명의 교목(종교교사)이 있다.

문제는 예장합동 산하 학교가 턱없이 부족하고, 이 때문에 총회 소속 교목의 입지 또한 낮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독교학교의 70~80%가 예장통합이나 감리교 소속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교사를 임용할 때, 자격요건에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소속 목회자’ 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목회자’를 명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동건 교목은 “예장합동 소속 교목의 입지가 낮은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총회 소속 교목의 사역은 각개전투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기독교학교 중 교단의 관리를 받지 않는 학교들이 있다. 이런 경우는 재단의 재량으로 교목을 임명하며, 예장합동 소속 목회자들은 대개 이런 학교에서 근무를 한다.

학교에서 사역을 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학교재단에서 진행하는 정식 임용절차와 재단에서 학교에 파송하는 형태가 있다. 재단에서 임용절차가 진행될 경우, 면접과 수업시연 등의 절차를 밟아서 합격 후 정식으로 교사의 신분으로 근무한다. 이런 경우는 정식 교사로 임용되기 때문에 교육부의 통제를 받는 준공무원 신분이 된다. 반면 재단에서 파송하는 경우, 대부분 교육부 정식 교사로 인정되지 않는다.

양대 사역, 예배와 종교수업

교목의 양대 사역은 예배와 종교수업이다. 그 외에는 상담과 교내행사 기획, 봉사활동 진행 등의 특색사업을 진행한다.

△종교수업. 과거에는 성경 자체를 가르치는 주일학교의 연장인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시대의 요청에 따라 상담, 인성교육 등으로 특화된 수업이 많다. 그러나 여전히 그 핵심에는 성경을 가르치고, 말씀으로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도전하는 내용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수능 과목에 포함되지 않는 특성상 학생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하여 간식을 수업시간에 많이 활용하며, 대다수의 학생들은 종교수업에 우호적이다.

△예배.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사역이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의 경우, 기존 예배의 형태와 동일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찬양팀의 찬양, 학교 선교부장이나 교사의 기도, 교목의 말씀선포 정도의 간소화된 예배로 진행한다. 예배는 학생들의 호불호가 많이 나뉘어서 교목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사역이기도 하다.

△상담. 학생들의 신앙상담, 일반상담, 위기상담 등 다양한 상담이 진행된다. 최근 교목이 학교 내의 상담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기에 교목 사역 중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위로를 받고 신앙을 가지게 되는 학생들도 많다. 정동건 교목은 “상담을 통해 자살시도까지 간 학생들을 살리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교내행사. 학교에서 진행하는 특색사업으로 학부모 기도회가 주류를 차지한다. 이외에도 봉사활동, 합창대회 등의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만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형성하는 역할이기에 학교의 지원도 좋은 편이다. 예를 들어 평택의 한광고등학교는 교목실에서 1학기 말에 합창대회를 주관하는데, 학생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다. 재현고등학교는 8월에 소록도 선교 봉사활동을 진행해 우수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 입소문이 났다. 명지중학교의 경우, 학부모 기도회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으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기독교학교라는 신뢰를 주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이 땅에 복음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기독교학교에서 교목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다음세대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교목들은 학교라는 현장에서 다음세대들에게 생명을 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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