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지만 아직도 엄동설한이다. 요즘 사람들은 영하 10도는 추위 축에 들지도 못한다며, 최소한 영하 20도는 돼야 ‘춥다’라는 말을 할 수 있다고 농을 건네기도 한다. 외부의 날씨만큼이나 칼바람이 매섭던 총신대 문제에 해빙의 단초가 열릴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봄이라도 말하기는 아직은 이르다.

총회장 전계헌 목사는 <기독신문>과 신년대담에서 강공난타 만으로는 총신대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단언적으로 밝혔다. 총신재단이사측이 정관을 개정하고 사유화 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지만 이들을 제재하거나 총회법으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에 목소리를 달리했다. 그동안 총회실행위원회와 총회임원회에서 줄기차게 나오던 강한 대처 방식과 완전히 다르다. 총회장은 이러한 구태의연한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켜 꼬이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압박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총신대 문제를 푸는 첫 걸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총회장이 이와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면 총신대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가 있다. 특히 총회장은 학생들을 향해 수업을 거부하고 투쟁하며 항거하는 작금의 환경을 만들게 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학생들의 지적을 모두 공감하고 있으니 학내 문제는 총회장과 교단에 맡기고 학업에 열중할 것을 당부키도 했다. 다시 말해 선배들의 잘못된 싸움 때문에 학생들까지 나서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신앙생활의 기본원리인 ‘예수는 살고 나는 죽어야 한다’는 이치로 총신대 문제를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총신재단이사측과 대화를 통해 속히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말이다.

총신대 문제를 두고 항간에서는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이 바닥을 치고 있다고 비아냥 대고 있다. 모든 문제는 철저히 가라앉아야 그 다음 철저히 떠오르는 법이다. 지금까지 총신대 문제를 놓고 ‘막장 드라마’를 펼쳤다면 지금은 대화의 자리로 나와야 한다. 총회장이 이와 같은 의식을 갖고 있는데 정치적인 수사를 써서 흔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총회장이 총신재단이사측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해결의 첩경이다. 나무에 오르기도 전에 흔들 것이 아니라 교단장으로서 리더십을 세워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야 총회와 총신대에 봄이 온다. 순리에 역행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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