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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은 개악”

기사승인 [2141호] 2018.02.26  1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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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가족 “현실 반영 안돼” 전면재검토 촉구

“입양은 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남의 아이를 입양하는 순간, 내 아이가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합니다. 그런데 법이 우리 가정을 비정상적이라고 구분합니다. 친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막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전국의 입양가족들이 현재 논의 중인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입양에 적극적인 목회자와 성도들도 개정이 아니라 개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은 남인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법안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2013년 5월 ‘국제입양에서 아동의 보호 및 협력에 관한 협약’(이하 헤이그협약)에 서명한 후, 협약 이행을 위한 입양규정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전부개정안을 진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전부개정안은 국가 차원에서 해외입양을 최대한 줄이기로 하고, 버려지는 아이들의 복지와 입양을 정부가 책임지려는 긍정적인 변화이다.

문제는 현재 국내 아동유기와 입양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입양가족들은 “지난 1월 16일 남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 초안이 모두 공개됐다. 입양 부모와 가족의 입장은 제대로 반영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전부개정안 초안대로 법이 시행된다면, 오히려 국내입양이 위축되고 유기아동의 복지도 추락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입양 가정들은 전국입양가족연대(대표:신용운)를 조직해 전부개정안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신용운 대표는 “친부모가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는 데 적극 동의한다. 미혼모 등에 대한 복지를 강화해 유기아동이 없는 사회를 원한다”며,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에 입양을 통해 보육시설보다 나은 가정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은 현실에 대안을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현실 반영 못한 입양정책 의문 크다”

신뢰 못받는 입양관련 개정안 … 입양기관 “오히려 입양 막아” 반발

남인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에 당사자인 입양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인순 의원과 보건복지부 등은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에 따라 규정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2016년 발생한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 마련을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민간기구가 담당하는 입양업무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고 △입양 숙려기간을 7일에서 30일로 늘리고 △국제입양을 했을 경우 친생부모와 3촌 이내 가족이 입양정보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현재 입양에 대한 업무는 전반적으로 입양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입양 신청과 상담, 교육과 심사, 입양 전 위탁과 사후 관리까지 입양기관이 담당하고 있다. 입양심판과 허가만 법원이 판단하고 있다. 이번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은 입양업무를 모두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나누어서 진행하도록 했다.

입양 기관과 가족들은 “60년 이상 정부의 방치 아래 민간에서 입양업무를 해왔다. 이 전문적인 일을 비전문가인 공무원들이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가? 3곳으로 분할한 입양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입양숙려기간을 30일로 대폭 늘린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입양은 미혼모 아이를 입양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미혼모 특성상 숙려기간을 늘리는 것은 찬반양론이 비등하다. 입양기관들은 미혼모들과 인터뷰한 결과, 숙려기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대구미혼모가족협회 등 일부 미혼모들은 숙려기간 연장 등에 찬성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입양기관이나 미혼모 모두 ‘복지체계를 강화해 미혼모도 아이를 보육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하고 있다. 결국 아직 미혼모에 대한 복지가 부족한 현실에서, 입양 기관과 가족들은 현행 입양 체계를 인정하며 복지정책을 강화해 나가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부개정안 찬성측은 정책을 바꾸고 현실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양측이 서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전국입양가족연대는 “입양공개청구권이 국제입양에 한정한다고 하지만, 애초 국내입양에도 적용하려 했다가 변경했다”며, 추후 입양공개청구권을 국내입양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입양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입양의날’과 ‘입양주간’을 삭제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입양 위축될 가능성 크다”

인터뷰/ 홀트아동복지회 김대열 회장

“아이들이 안전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라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홀트아동복지회 김대열 회장(사진)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입양특례법 개정안이 국내입양을 어렵게 해 오히려 해외입양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부분 해외입양은 국내입양이 어려운 중증장애나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를 대상으로 이뤄집니다. 국내입양이 원활하다면 굳이 해외입양을 보낼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원가정과 양부모가정의 정보공개청구를 허용하고 입양업무를 지방자치단체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 산하에 두는 안 등은 오히려 아동유기와 학대를 방조하고 국내입양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파양된 입양아들의 시민권 문제가 언론을 통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는 그것이 과연 입양기관의 문제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지난 1958년부터 2012년간 아동 11만여 명을 입양 후 시민권 취득절차를 따로 밟아야 하는 IR4 비자로 미국에 입양 보냈습니다. 미국 정부가 2001년 2월부터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했으나,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2001년 2월 당시 18세 이상인 입양아들은 시민권을 확보하지 못해 그 중 파양된 입양아 문제가 불거진 것입니다. 이 문제는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인 모든 입양아들에게 시민권을 보장하는 법 제정을 촉구하는 방향에서 진행돼야 합니다.”

더불어 김 회장은 입양특례법에 명시된 ‘입양수수료’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입양기관은 국가로부터 지원되는 시설 운영비가 아닌 입양특례법 제32조에 따라 입양된 아동의 입양수수료로 기관을 운영해 왔습니다. 입양이 엄연히 아동복지의 한 영역이고 아동 복지 증진을 위한 바람직한 방안임에도 불구하고, 아동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사업으로 비춰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제라도 아동복지 체계 안에 입양을 포함시키고 입양수수료는 반드시 폐지해야 합니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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