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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속적인 기도회

기사승인 [2143호] 2018.03.12  17: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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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성도들은 찬송을 부르지 못했고, 합심으로 기도하지도 못했다. 그저 유명한 성악가들이 부르는 특별찬양을 자리에 앉아 들었다. 별이 4개인 공군대장과 별이 5개인 돌침대회사 사장의 대표기도를 듣고 있었다. 지난 3월 8일 제50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는 빛나는 별들 속에서 그렇게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렀다.

국가조찬기도회 현장에서 교단 소속 목회자를 만났다. 기도회가 끝나자마자 조찬도 들지 않고 나가고 있었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너무 세속적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마저 물질적이고 세속적이다. 대통령과 언론사들 앞에서 교회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아 얼굴을 못 들겠다.”

국가조찬기도회는 1966년 군사정권 시대에 처음 시작했다. 1968년부터 지금까지, 1번을 제외하고 매년 열렸다. 50년 동안 국가조찬기도회는 논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불의한 정권을 축복하는 행사”로 비판을 받았다. “교회가 정치권과 유착하고 기득권을 유지한다”고 비난받았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지금도 세속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대해, 국가조찬기도회의 의미와 목적을 잘못 이해했다고 지적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국가조찬기도회가 수행한 기능과 역할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처럼 문 대통령 앞에서 한반도 평화정책을 적극 지지하면서, 동성애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자리가 어디 있냐고 말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왜 그 기도회를 드리는 모습이 전혀 교회답지 않은가?”

국가조찬기도회에 앞서, 팀 켈러 목사가 4~7일 방한했다. 켈러 목사는 조심스럽게 한국 교회와 사회가 물질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한국 사회에 교회를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행사이다. 목회자와 성도들이 세속적이라고 지적한다면, 한국 사회와 비기독교인들 역시 그렇게 평가할 것이다. 희년을 맞은 국가조찬기도회가 과거에서 해방되어, 한국 사회에 교회의 복음적 메시지를 전하길 바란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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