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 가장 큰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다. 그러기에 교회들마다 나름의 모습으로 주님의 고난과 부활을 묵상하며 기념하고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기억하며 그 길을 재현하기도 하고, 말씀집회로, 찬양으로, 미디어금식으로, 촛불예배로 성도들의 심령을 새롭게 하고 있다. 때로는 교회를 뛰어 넘어 북한동포를 돕기도 하고, 헌혈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기도 한다. 올해에는 어떤 모습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삼광교회   

서울 삼광교회(성남용 목사)는 올해 고난주간에도 ‘십자가 침묵 대행진’을 진행한다. 2005년 처음 실시한 이래 14회 째다.

성 금요일, 삼광교회는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길을 재현한다. 1시간 남짓 이어지는 십자가 대행진은 골고다 언덕을 오르며 십자가를 메고 채찍을 맞았던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체험하면서 성도들의 신앙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지역주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알림과 동시에 부활의 소망을 전한다.

지난해 십자가 침묵 대행진에는 60여 명의 삼광교회 성도들이 참여했다. 저녁 7시 30분, 3~4명이 장로들이 선두에서 가로 1.5m 세로 2m의 대형 십자가를 이고 갔다. 그 뒤를 채찍을 든 로마병정으로 분한 청년들이 따랐다. 이어 성도들은 작은 십자가와 촛불, ‘예수 부활’ ‘예수 생명’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전도지를 배포하며 긴 행렬을 이뤘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맞아 교회들마다 생명의 빛 되신 예수님을 따라가고 있다. 삼광교회 성도들이 십자가 침묵 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목적지는 교회 인근 삼일공원 정상. 그곳에서 장로들의 가상칠언 선창에 따라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묵상하고 합심기도를 드린다. 교회로 되돌아가는 길, 부활의 기쁨을 알리는 찬양이 인도한다.

지역주민들에게 십자가 대행진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이어온 덕분에, 지역주민들은 성도들의 행렬을 보며 “곧 부활절인가?” “오늘이 성 금요일이구나.” 등의 반응이 나온다.

성남용 목사는 “성탄절과 달리 부활절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역주민에게라도 우리를 위해 피 흘리신 예수님의 고난과 우리에게 새 생명을 안겨준 부활의 의미를 전하겠다는 취지로 십자가 대행진을 시작했다. 올해도 부활의 기쁨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문화촌동성교회   

서울 문화촌동성교회(최정현 목사)는 부활절 당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교회 앞과 근처 홍제역 등 3군데에서 부활절 달걀 2000개와 전도지를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한다.

▲ 문화촌동성교회는 계란을 전달하며 부활의 기쁨을 주변 이웃과 함께 나눈다.

이날 노방전도에는 전 교인이 참여해 의의를 더한다. 평소에는 전도에 참가하기 힘들지만, 이날만큼은 전 교인이 함께 부활의 기쁨을 나누고 복음을 전하자는 생각이다. 같은 뜻에서 교인들은 구역별로 전도헌금을 내서 지역 주민들에게 나눌 구운 계란과 음료수를 마련키로 했다. 문화촌동성교회는 지난 성탄절에도 전교인이 노방전도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또 문화촌동성교회 찬양대와 찬양팀들이 연합콰이어를 만들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아름다운 찬양을 선사한다.

문화촌동성교회는 최근 몇 년간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이번 부활절 노방전도와 연합콰이어 찬양은 교인들에게도 남다른 감격과 기쁨이다. 3월 11일에는 최정현 목사 위임을 위한 공동의회를 해 92.6%의 찬성으로 담임목사 위임을 결정했다.

최정현 담임목사는 “부활절은 부활의 첫 열매되시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새 생명을 선물로 주신 기쁜 날”이라며 “계란을 나누며 예수님의 부활과 사랑을 전하고 이웃들을 섬기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구 아멘교회   

대구 아멘교회(최봉우 목사)의 부활절은 촛불점화로 시작한다.
아멘교회는 부활주일을 촛불새벽예배로 16년째 지키고 있다. 촛불새벽예배는 이렇게 진행된다. 새벽기도회 시간에 모인 성도들은 일일이 촛불을 점화한 후 예배를 준비한다.

이어 최봉우 목사가 부활절 새벽을 촛불예배로 드리는 취지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예배를 시작한다. 이날은 특별히 성가대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을 드린다. 초창기에는 성도들이 부활시 낭독 등 다양한 순서를 마련해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부활절을 앞둔 고난주간에는 1주간 특별새벽기도회도 매년 갖고 있다. 고난주간 특새를 보내면서 기도로 부활절을 준비하는 한편, 금식기도를 통해 어려운 이웃이나 북한동포를 돕는 일에도 앞장서기도 한다.

아멘교회의 부활절 촛불새벽예배는 과거 부활절을 기념하는 예배나 행사가 새벽에 갖던 것과 달리 대부분 부활절 당일 오후로 변경되자, 이른 새벽부터 부활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최봉우 목사는 “촛불을 특별히 켜는 이유는 부활의 의미를 각인하는 동시에, 이 땅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처럼 성도 각자가 신앙과 삶에서 복음의 빛을 발하겠다는 다짐의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화려하지 않은 차분함 속에 부활절의 진정한 의미와 성도됨의 사명을 되새기는 것이 아멘교회가 맞는 부활절 특징이다.

분당우리교회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는 3월 26일부터 30일까지 고난주간 저녁부흥회를 진행한다.
해마다 고난주간이 되면 저녁에 말씀집회로 성도들의 영성을 담금질 하고 있는 분당우리교회는 올해에도 고난과 부활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올해 고난주간 저녁부흥회는 화종부 목사(남서울교회), 임영수 목사(모새골), 안상혁 교수(합동신학대학원 역사신학), 이찬수 담임목사가 강사로 나서 말씀증거와 간증을 진행한다.

▲ 분당우리교회는 고난주간 저녁에 말씀집회를 연다. 지난해 저녁부흥회 현장.

분당우리교회의 고난주간 저녁부흥회는 독특한 점이 있다. 고난주간이 되면 특별새벽기도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분당우리교회는 새벽이 아니라 저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비춰볼 때 오후 8시는 퇴근과 저녁식사, 자기계발 등으로 낮 못지않게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는 시간대다.

하지만 부흥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자기포기가 요구된다. 따라서 한 주간 펼쳐질 저녁부흥회를 통해 분당우리교회 성도들은 또 다른 방식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다. 또한 행사가 아닌 말씀에 집중하면서 성도 개개인의 심령을 새롭게 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충현교회   

충현교회(한규삼 목사)는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맞아 세 가지 특별한 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고난주간인 3월 26일부터 30일까지 새벽 5시에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기도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삶을 되새길 예정이다.

또한 3월 30일 금요일에는 ‘성금요일 특별찬양 및 성찬예배’로 진행한다. 한규삼 목사는 ‘메시야의 죽음과 우주의 반응’이라는 설교를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강조한다. 충현프로젝트콰이어와 오케스트라는 ‘놀라워라 크신 사랑’이라는 찬양으로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전한다.

4월 1일 부활주일에는 ‘예수 부활하셨네’라는 주제로 4차례 부활주일예배를 드리며, 오후 5시에는 아멘찬양대와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특별찬양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전주제자교회   

전주제자교회(박용택 목사)의 부활절은 ‘말씀과 함께’하는 잔치이다. 해마다 부활절이 되면 마을별(교구별) 성경암송대회를 열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교회를 향한 교훈들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아오고 있다.

올해에는 특이하게 말씀에 곡조를 더한 암송대회가 이루어진다. 바로 시편 성경을 기초로 제작된 찬송가를 활용하여, 말씀도 외우고 새로운 찬송도 불러보는 일석이조의 교육효과를 얻는 ‘시편 찬송 부르기 대회’를 마련한 것이다.

박용태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면서 칼빈의 시편찬송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부활주일을 맞아 이 찬송들로 주님께 영광을 올리고 시편의 말씀들을 더욱 깊이 묵상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암송대회의 성격을 바꾸어보았다”고 설명한다.

▲ 전주제자교회는 암송대회로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한다.

부활절에 앞선 고난주간에 십자가 은혜를 말씀으로 되새겨보기 위해 매년 마련하는 은혜잔치도 올해 계속된다. 이번에는 외부강사를 초빙하는 대신 박용태 목사가 직접 강사로 나서 ‘예수는 그리스도, 예수는 주’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한다.

3월 26일부터 28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은혜잔치에는 매일 ‘무엇을 섬깁니까’ ‘무엇을 믿습니까’ ‘무엇을 따릅니까’라는 각각의 소제목들을 가지고, 올바른 믿음의 도리를 새삼 확인하며 건강한 신앙으로 나아가도록 성도들을 인도할 계획이다.

부활주일 헌금은 선교사역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사들을 위한 후원기금을 모으는 한편, 부활절 다음 주간인 4월 8일에는 대대적인 선교대회를 개최해 열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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