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중 목사(부산밀알선교단 단장)

▲ 남재중 목사(부산밀알선교단 단장)

2016년 4월 4일 자살 사건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됐다. 밝고 성실하게 근무하던 경찰관인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 자살한 사건이다. 이 경찰관이 죽인 아들은 장애인이었고, 그의 아내는 오래전에 이혼하고 떠났기에 10년을 혼자서 양육했다. 그런데 너무나 힘들어서,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어서 장애를 가진 아들을 죽이고 본인도 자살한 것이다.

이 사건을 접하고 장애인 사역자로서 큰 충격을 받았다. 조금만 더 열심히 활동을 했더라면, 지역에 있는 한 교회를 깨우쳐서 개입할 수 있도록 연결을 했더라면 막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수없이 울고 또 울었다.

장애인의 자살에 대하여 살펴보면 정말 충격적이다. 2015년 척수장애인협회가 600명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척수장애인 10명 중 7명(86.8%)이 자살 충동을 느꼈고, 이들 중 3명(32%)이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 척수장애인 대부분이 성인이 된 후에 교통사고, 낙상사고 등에 의해서 장애를 입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상실감이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5명 중 1명(19.9%)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 비장애인은 4.6%인 것에 비하면 장애인의 자살 충동은 4배가 넘는 수치다. 이는 장애인들은 자살 고위험 군에 속한다는 뜻이며, 많은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사역을 보면 계속적으로 만나고 복음을 제시한 사람들이 장애인들이다. 즉 예수님께서 메시아로 세상에 오신 증거도 장애인을 통해 나타내셨고, 예수님의 3대 사역인 말씀 선포에도 장애인에게 선포되는 것이 이어졌다. 가르치시는 사역도 장애인들이 가르침을 받고 있으며, 치유 사역에 있어서는 중심에 서 있는 것을 본다. 예수님 사역의 중심은 장애인이었고, 장애인이 부르짖을 때는 더 적극적으로 만나 주신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한반도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선교사님들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고아, 여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우리나라 장애인을 향한 사회복지와 특수교육의 효시는 초기 선교사님들의 헌신이다.

그런데 오늘 현대 교회는 그 전통을 잃어버렸으며, 장애인을 중심 사역에서 배제했다. 반면 교회의 체면 때문에 구색 맞추기 형식으로 장애인 사역을 하거나, 다른 모든 사역을 하고서 여력이 남으면 장애인 사역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부산 정관 신도시에 위치한 한 교회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그 교회는 지역에서 ‘장애인을 위한 교회’로 통한다. 그러나 그 교회 J목사님은 “장애인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가장 정상적인 교회”라고 말했다. 즉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모든 사람이 차별없이 또한 구별없이 함께 예배자로 나아가기에 가장 정상적인 교회라는 것이다. 이러한 건강한 교회가 더 많이 세워지길 소망한다.

지역의 교회들이 우리 교회 옆에, 그리고 우리 지역사회에 살아가는 장애인을 돌아보아야 한다. 장애인들에게 다가가 친구나 좋은 이웃이 되어서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공감대 형성). 다음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사랑의 공동체). 즉 이들에게 먹을 것일 필요하면 먹을 것을 나누어 주고, 입을 것이 필요하면 입을 것을 나누어 주고, 말동무가 필요하면 좋은 친구로 말동무가 되어주고, 힘쓰는 것이 필요하면 힘이 되어 붙잡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애인들을 우리가 다니는 교회의 예배자로 받아들여 예배의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예배의 공동체). 장애인들도 하나님을 만나야 하고, 구원받아야할 하나님의 잃어버린 백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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