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지난주 어느 명문대학의 로스쿨 교수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 분은 그 날, 로스쿨 학생들에게 교회법을 강의하고 왔는데 이런 말을 하고 왔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교회법 하나만 통달해도 변호사가 되어서 노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정말 교회 문제로 바쁘게 변호사 활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폴 리쾨르는 <해석의 갈등>이라는 책에서 해석학적 순환을 통한 새로운 인간 이해와 기독교적 세계관을 제시하였다. 그에 의하면 똑같은 사건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해석과 판단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과 충돌을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해석과 판단, 즉 일리만을 가지고는 시대를 온전하게 해석할 수 없으며 진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다 자신의 일리만을 주장하기 때문에 갈등하고 충돌한다. 교단이 하나되지 못하고 분열하는 것도 일리와 일리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제 일리를 넘어 진리로 가야 한다. 진리로 해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진리를 위해 싸우는가. 아니면 진리를 위장한 일리 때문에 싸우는가. 내가 주장하는 정의는 진정한 진리에 서 있는가, 일리에 기초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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