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호응 얻은 레위기 강해 이어 강의 시작
“오경 전체 통일성 설명, 중요한 책” 강조

▲ 김경렬 교수가 신명기 강해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신명기에는 앞선 모세오경 내용과 상충되는 주제나 율법 내용이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완 및 해설의 역할을 하기에 성경의 통일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레위기 강해’로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김경열 교수(총신대)가 이번에는 ‘신명기’ 강해에 도전했다.

김 교수는 4월 20일 서울 생명나래교회에서 최근 5개월여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신명기’ 강의를 선보였다. 김 교수의 강의는 누가 들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성경의 유기성을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풀어 전달해서 인기가 높다.

김 교수는 신명기는 우리말로 “되풀이한 명령”이라는 뜻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명기 대부분의 법들은 이전의 법의 재선포이며 그것의 해설, 보완, 증보다. 그런데 앞서 레위기나 민수기 등에서 주어진 법들과 다르게 느껴지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김경렬 교수는 신명기는 독자들이 앞부분에 나온 무수한 율법들을 알고 있다는 전제 아래 선포된 것이며 앞선 법들을 보완하거나 해설한 것이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오히려 은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신명기는 여러 가지 쟁점들을 갖고 있는 중요한 책이며 역시 이런 쟁점들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성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김 교수는 강의에서 신명기의 첫 번째 쟁점을 ‘중앙성소화’라고 손꼽았다. 신명기에는 여러차례 ‘내가 택할 곳’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곳은 합법적인 성소로 지칭된다(12:5, 21 등). 그런데 이곳이 어디인지 정확한 지명이 나와있지 않고, 이 곳은 원어상 단수취급된다. 중앙에 단 하나의 성소가 있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원근각처에 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절기 때는 물론, 사소한 제사를 드릴 일이 있더라도 예루살렘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비평학자들은 이 역시 성경이 편집된 증거라고 비판했다. 비평학자들은 요시야왕 때 모세오경이 발견됐으며 이후에 성소의 중앙화와 통일화 작업이 이뤄졌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대학자 밀그롬은 처음에 성소는 하나였다가 성소의 난립을 염려한 제사장 그룹(레위기, P문서)이 단일화를 꾀했고, 또다른 제사장 그룹(H 문서)이 후대에 여러개의 성소를 재허락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견해들을 설명하면서 “중앙성소화가 반드시 단일 성소를 의미하지 않으며 신명기 이후에 그 땅에서 지방에 합법적인 성소들이 다수 존재했다”면서 그 증거들을 제시했다.

이밖에 신명기를 보면 레위기나 민수기에 나온 법들의 내용을 달리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화목제를 드리고 제사장이 취할 몫에 대해서 레위기는 가슴, 오른쪽 뒷다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명기에서는 두 볼, 위, 오른쪽 앞다리를 취하라고 말한다. 유월절 법도 달리 설명한다. 출애굽기에서는 유월절을 각자의 집(천막)에서 식구끼리 지킨다. 양도 가장이 잡는다. 그런데 신명기에서는 유월절을 지킬 때 성소로 다 올라오라고 하며 성소에서 양을 잡고 피를 뿌린뒤 비로소 집에 가져가서 먹게 한다. 이런 부분들이 비평학자들의 비판의 대상이 된다. 또 모세의 사건 회상도 틀린 듯이 보이므로 모세 오경 앞부분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있다. 십일조도 십분의 일에서부터 십분의 삼까지 드리라는 이야기가 섞여 나온다. 민수기에 기록된 향단과 히브리서 9장에 나오는 향단의 위치가 다른 점 등도 관심거리다. 이것을 오해하면 비평적 입장에 빠지기 쉽지만 바르게 이해하면 성경의 유기성과 통일성 앞에 무릎을 꿇게 된다.

김경열 교수는 “신명기는 쉬운 책인 듯하나 사실은 오경의 다른 책들과 겉으로 보이는 숱한 충돌과 모순들이 들어있기에 오경 중에 가장 골치가 아픈 책”이라면서 “신명기 강의를 통해서 난제들을 해소시키고 성경을 영감있는 책으로 확신하게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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