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 통일·복음화 기도하며 폐회

전국에서 모인 3200여 목사와 장로들이 혼란한 총회와 총신의 안정과 회복을 위해, 그리고 격변기에 놓인 조국 대한민국의 평화통일과 열방의 복음화를 위해 3일간 간절히 기도했다. 5월 8일 오후 4시 충현교회(한규삼 목사)에서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제55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10일 폐회예배로 갈무리했다.

기도회 이렇게 진행됐다

▲ “회복의 은혜를 주옵소서” 충현교회에서 열린 제55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영적 미스바 기도대성회로 기억된다. 총회임원을 비롯해 3200여 명의 교회 지도자들이 두 손을 들고 합심기도를 드리고 있다.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이번 전국목사장로기도회 주제인 ‘주여! 부흥케 하소서’를 제목으로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총회장 전계헌 목사는 교단과 한국교회에서 행해지는 지도자들의 민낯들을 자세하게 거론하며 각성과 변화를 촉구했으며, 그럼에도 한국교회가 희망이 있는 것은 진실하게 교회의 모범을 지키는 교회들이 있기 때문이라 강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 열린 첫날 저녁집회에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교회가 거룩함의 능력을 회복할 것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선포했으며, 참석자들은 총회서기 권순웅 목사로부터 총신대학교 사태보고를 받고 총신의 회복과 교단 안정 등을 위해 합심기도했다.

기도회 둘째 날은 김성곤 목사(풍성한교회)가 메시지를 전한 새벽기도회를 비롯해 이정훈 교수(울산대학교)의 전체특강,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씨의 간증콘서트로 오전일정이 진행됐다. 오후에는 김은호 목사(오륜교회) 라영환 교수(총신대학교) 강정훈 목사(늘빛교회) 등이 강사로 나선 트랙강의로 참석자들을 도전했으며, 저녁집회에서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는 부흥을 사모하며 차원 높은 사랑과 섬김을 실천할 것을 주문했다.
기도회 마지막 날에는 김호겸 목사(우리들교회)가 새벽기도회에서 말씀을 전했으며, 전 국정원장 김승규 장로가 두 번째 전체특강을 이끌었다. 직전 총회서기 서현수 목사 사회로 드린 폐회예배는 최덕규 장로(풍산교회) 기도, 부총회장 이승희 목사(반야월교회) ‘우리 안에 있는 슬픔’이란 제목 설교, 증경총회장 백남선 목사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회복의 은혜 사모하다

항상 그랬지만 제55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도 굵은 베옷을 입고 뜨겁게 기도해야 할 이유가 충분했다. 총신대 개교 117년 중 오명의 역사로 기억될 ‘총신대 사태’를 필두로, 교단 내 각종 분쟁과 분열, 한국교회 침체, 남북통일 등 산적한 문제는 우리를 두렵고 떨리게 했다.

‘주여! 부흥케 하소서!’란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회복의 은혜를 사모하는 기도성회였다. 기도회 기간 내내 “회복시켜 주옵소서” “은혜를 주옵소서”라는 울부짖음이 끊이질 않았고, 회개와 회복, 부흥을 갈망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총신대 사태를 놓고 집중적으로 기도했다. 이는 총회의 가장 큰 이슈이자, 교회 지도자들의 애정이 담긴 사안으로 해석됐다. 기도회 강사들은 “총신이 순결함을 강탈당했다” “일반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비리백화점으로 국민의 비웃음거리가 됐다”고 일갈했다. 참석자들은 총신대 사태가 벌어진 것은 자신의 죄악 때문이라고 고백하면서 두 손을 높이 들고 회개의 기도를 올렸다. 무릎을 꿇고 총신대 회복을 간구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총신대의 부흥을 위해 눈물을 쏟기도 했다.

곡조 있는 기도로 꾸며지다

찬송은 곡조 붙은 기도이자 고백이다. 올해 전국목사장로기도회의 특징 중 하나가 수준 높은 ‘곡조 붙은 기도회’였다는 평가였다. 기도회 둘째 날 간증콘서트를 시작으로 찬양특강, 작은음악회로 이어진 순서는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간증콘서트에서는 모든 참석자가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렸다. 심포니송오케스트라가 이끈 <작은음악회>에서는 “내가 믿고 또 의지함은 내 모든 형편 아시는 주님 늘 보호해 주실 것을 나는 확실히 아네”를 합창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처럼 찬양은 참석자들이 목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고, 모두를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

이번 기도회의 또 다른 특징은 ‘다음세대’에 집중했다는 점. 둘째 날 트랙강의와 저녁집회는 다음세대가 주제이자 핵심이었다. 강사들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다음세대에게 신앙이 전수되지 않는 교회교육”이라고 지적하면서 “교회와 가정, 학교가 연계된 신앙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적 미스바의 울림, 이제 삶으로

충현교회에서 열린 제55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영적 미스바의 울림’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충현교회는 1964년 첫 목사장로기도회를 시작으로, 이번까지 18회나 기도회 장소로 사용돼 교단의 영적 미스바로 불려왔다. 교단과 한국사회 소용돌이 때마다 전국의 교회 지도자들은 영적 미스바인 충현교회에 모여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 올해에도 총신대 사태라는 커다란 장벽 앞에서 통곡을 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했다.

미스바의 울림은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3일간의 기도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의 변화, 신앙의 회복, 교회의 부흥을 사모하며 기도의 골방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아쉬움도 남는다. 55년 이라는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준비에서부터 진행까지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은 옥에 티로 평가됐다. 또한 교단 내부 강사를 제외한 외부 강사는 검증의 절차가 없어 “총회 기도회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았다. 해마다 지역안배 병폐로 빚어지는 비슷한 순서자의 등장과 참석자들의 장소 이탈현상, 기도회임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기도시간 등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여전히 드러났다. 깊이와 참여도, 무엇보다 기도회다운 기도회가 되도록 획기적인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는 과제가 또다시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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