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두호 목사·GMS 이사회 서기·창신제일교회

본 교회에서 이스라엘로 파송한 선교사가 얼마 전에 급하게 연락을 했다. 부인 선교사가 화상을 입었다는 보고였다. 소식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걱정을 하게 되었다. 화상 흉터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염려와 함께 파송교회 담임목사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다행히도 화상 부위는 얼굴이 아니라 배와 다리였다. 원인을 물으니 방 안에서 큰 물통을 끓여 난방을 하다가, 그 물에 화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 난방을 하지 왜 그런 방법으로 했느냐”고 물으니 “난방비를 절약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 소리를 들으니 미안한 마음이 더 들었다. 선교비를 넉넉히 주지 못해 이런 사고가 생겼구나 생각하니 속상한 마음까지 들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기도한 끝에 즉시 귀국하라고 지시를 하였다. 4명 가족이 오는 것이 여러 가지로 쉽지는 않았지만 귀국해서 치료받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인천공항에 구급차를 대기시켰다가 화상 전문 병원인 영등포 성심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그런데 남편 선교사는 치료를 한 지 3주 후 즈음에 선교지에 가야된다며 심지어는 치료 중인 부인 선교사와 두 아이를 데리고 출국하겠다고 하였다. 나는 몇 달 쉬면서 다 치료받고 성형치료까지 받은 후 출국하라고 권하였지만 “선교지를 오래 비울 수 없다”하며 가겠다고 고집하기에 그러면 먼저 남편 선교사는 먼저 가고 환자는 남으라고 하였다. 결국 부인 선교사는 2주 정도 치료를 받은 후에 출국을 하기로 하고, 남편 선교사는 아이들을 데리고 먼저 출국을 하였다. 나는 이들을 먼저 보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와 당회는 선교사의 의지를 꺾지 못했고 그를 선교지로 보냈기 때문이다. 파송된 지 6년 정도 되었기 때문에 안식년을 주어서 쉬게 할 계획도 있었지만 한사코 간다고 하는 선교사의 의지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 선교사는 파송 받은 후 지금까지 한 달 남짓 정도가 되면 나한테 꼭 전화를 했다. 전화 명분은 일상의 안부전화이지만 나도 그도 별 할 말이 없었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선교사역을 쉽게 하는곳이 아니고, 사역의 열매 또한 쉽게 거두지 못하는 나라이기에 별로 대화꺼리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자꾸 파송교회 목사한테 전화를 할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외로움에 전화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5월 11일에 본 교회에서 서울·경기 지역 선교사 부모 초청위로회를 가졌다. 참석한 부모님들은 선교사로 나가있는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있기에 명절이나 생일을 지낼 때면 너무도 자식들이 보고 싶고, 눈물을 흘릴 만큼 외로움을 느낀다고 하셨다. 선교사들은 선교사들대로 한국에 남아있는 부모님들은 부모님대로 외로운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선교사와 가족의 삶이다. 이번에 GMS 2018 선교대회에 많은 선교사들이 참석을 한다고 한다. 선교대회에 참석하는 모든 선교사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모처럼 고국에서 쉬고 갔으면 좋겠다. 보고 싶은 부모와 형제들, 그리고 동료들간의 만남으로 외로움을 해소하고, 우리말 찬송과 설교도 맘껏 부르고, 들으면서 영적인 갈증도 회복하고, 쉼을 통해서 몸과 맘도 충분히 회복하고 충전하는 시간이 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 선교대회에 참여하는 모든 선교사님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하며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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