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 이스라엘 등서 ‘성지순례’
그리스도 발자취 따라가며 종교개혁 정신 되새겨

▲ 제49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 참석자들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십자가를 지고 비아 돌로로사를 걸으며, 예수님의 고난과 사랑을 체험하고 있다.

글자로만 보던 것을 눈앞에서 확인하고 귀로만 전해 듣던 것을 몸으로 체험했다. 제49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 참석자들은 예수님이 바라보셨던 하늘 아래 걸으셨던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은혜를 받고 새 소망을 얻었다. 5월 28일~6월 5일 진행한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는 복음을 입체적으로 이해해 올바르게 선포할 발판을 마련하는 자리였다.

120명 참석자들은 예수님의 흔적을 보고 느끼고 배우며 마음속에 그 사랑과 소명을 새겼다. 교육부가 이번 수양회를 성지순례로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교육부는 작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친 후 새로운 500주년을 ‘다시 그리스도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육부 측은 “우리 교회, 총회, 총신이 개혁으로 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목표와 방향 설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옳은 방향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며 “분주했던 종교개혁 500주년을 치르고 겸손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9일 일정동안 이스라엘에서는 예수님이 태어나신 베들레헴, 수많은 이적을 보이신 갈릴리 호수 일대, 우리를 위해 목숨을 버리신 예루살렘까지 숨 가쁜 일정이 이어졌다. 이밖에도 베드로와 바울이 로마 선교를 위해 출발했던 가이사랴 항구, 엘리야가 바알신 숭배자들과 대결했던 갈멜산, 사해사본을 발견한 쿰란, 난공불락의 요새 마사다 등 주요한 유적지를 돌아봤다. 육로로 넘어간 요르단은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신 베다니와 모세가 하나님과 마지막 시간을 보냈던 느보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페트라 등 요르단은 나라 전체가 역사 박물관이었다.

이스라엘 유병성 목사, 요르단 박혁주 선교사 등 현지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고 사역한 목회자들이 가이드로 나서 참석자들의 호응도 높았다. 일반 가이드가 인솔하는 것보다 훨씬 해박한 성경 지식과 심도 깊은 역사의식으로 배울 것이 많았다는 평가다. 개회예배, 갈릴리 선상예배, 수요예배, 주일예배, 예루살렘 십자가의 길 예배 등 하나님을 찾고 기도하는 시간도 빼놓지 않았다.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나 요르단 느보산 등 주요 장소마다 드린 기도와 찬양은 숨 돌릴 틈 없는 발걸음 속에서도 성지순례의 목적을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

화순도림중앙교회 서운근 목사는 “사실 목사도 공부하고 설교하면서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가끔 생긴다. 그런데 현지에 와서 성경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을 체험하고 나니 스스로의 영성이 커진 것은 물론이고, 성도들에게도 좀 더 자신 있고 확실하게 말씀을 선포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석자들의 열정에 비해 열악한 숙소와 부실한 식사는 옥에 티였다. 밤비행기로 터키를 거쳐 14시간을 날아온 뒤, 허리 한 번 펴지 못한 채 곧바로 시작한 일정은 매일 새벽 5시부터 이어졌다. 빡빡한 일정에 휴식을 주어야 할 호텔과 식사는 참석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한 참석자는 “총회에서 주최하는 것이라 좋은 곳을 저렴하게 다녀올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다음에는 몸과 마음이 모두 풍성한 수양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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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이는 성경의 감동 가슴에 담다
예수의 흔적 입체적으로 확인 ‘큰 은혜’… “뜨거운 울림, 목회현장에 반영할 터”

▲ 제49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 참석자들이 갈릴리 호수에서 선상예배를 드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작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유럽종교개혁지를 탐방했던 교육부는 올해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선택했다. 수양회를 몸의 쉼뿐만 아니라 영성을 재충전하는 자리로 만들려는 목적이었다.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참석자들은 책으로만 공부하며 가졌던 의문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지형, 날씨, 건물 등을 눈으로 보고 나니 ‘왜 하나님이 가나안땅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려고 하셨나’ ‘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광야를 돌아 가나안땅을 찾아갔나’와 같은 개연성들이 이해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신구약 66권이 눈앞에서 ‘장관’
예수님이 태어나시고 사역하셨으며,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이스라엘은 참석자들에게 신약성경 그 자체였다. 대부분 기념교회가 세워져 2000년 전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는 것은 아쉬운 점이었지만 갈릴리 호수만큼은 변함없이 남아있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처음 부르셨고 또 부활 후 다시 찾아오신 갈릴리 호수는 그 광대함과 푸른 빛깔만큼이나 참석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갈릴리 호수에서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감격,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부인했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용기를 회복한 느낌”이라는 소감이 많았다.

120명 참석자가 모두 모여 드린 갈릴리 선상예배와 성찬식은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큰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 중앙으로 나가 임춘수 목사(광주산수교회)가 떡과 포도주를 나눴다. 개인적으로도 신앙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더러 같은 교단에서 사역하는 목회자, 그리고 함께 사역하는 부부가 사랑과 신뢰를 확인했다.

주일날 감람산에서 전경을 바라본 뒤 들어간 예루살렘 성벽 안은 또 다른 감격을 주었다. 참석자들이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지고 찬송 144장을 부르며 비아 돌로로사를 따라 올랐다. “예수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때 세상 죄를 지시고 고초당하셨네….” 그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좁은 돌바닥이었으며,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는 낯 뜨거운 여정이었다. 비록 예수님이 당한 고통의 1000분의 1도 안 되는 경험이었지만, 그저 상상만 했던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내가 지고 올라가는 십자가는 분명 달랐다. 십자가를 지고 난 후 이정철 목사(늘기쁜교회) 인도로 예배를 드린 참석자들은 “죽기까지 나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은혜를 죽는 그 날까지 전하는 사역자가 되겠다”며 통성으로 기도했다.

요르단은 이스라엘과 같은 화려한 건물이나 번듯한 관광지는 없었지만, 나라 전체가 성지였다. 세례 요한이 참수 당했던 마케루스, 모세의 땅 찾기 전쟁이 시작됐던 아르논 골짜기 등 손 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광경을 보며 ‘구약의 조연’ 역할을 했다는 요르단의 매력을 한껏 느꼈다.

50만원 가량 비싼 참가비 ‘경악’

성지에서 느낀 감동과는 별개로 빡빡한 일정에 열악한 숙소와 식사는 참석자들의 피로를 더했다. 숙소는 “화장실 물이 안 내려간다”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다” “비누가 없다” 등 불편 접수가 끊이지 않았다. 식사도 밥과 닭고기 야채 등만 나오는 수준이었다. 참석자들은 “자주 올 수 없는 곳이니 일정이 빠듯한 건 이해해도 참가비에 비해 먹고 자는 것이 너무 부실했다”고 호소했다.

수양회 참석자 1명당 낸 돈은 295만원. 여기에 도착 첫 날부터 옵션을 내세워 100달러씩을 더 걷었다. 타 여행사에서 비슷한 일정에 같은 항공과 호텔로 견적을 냈더니 준성수기 기준인데도 250만원 내외가 나왔다. 수양회에 참여한 20년차 현지 사역자 역시 “이 정도 수준이라면 항공비를 제외하고 필요한 돈이 1000달러 정도”라고 말했다.

교육부 측은 “참석자들이 편히 계시다 왔다고 하셔도 송구한 마음인데 불편함이 있으셨다니 죄송하다. 애초에 여행사에 먹고 자는 것만큼은 최고급으로 해달라고 요청하고 믿고 간 것”이라며 “불편했던 것들은 잊으시고 성지에서 받았던 은혜만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다보니 불필요하게 기다리거나 길에서 보내야 할 시간이 많았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참석자들의 열정이 모든 어려움을 상쇄했다. 마치 인기 스타의 취재 열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가이드를 둘러싼 공부 열기가 뜨거웠다. 현지에서 오랜 시간 공부했던 목회자들이 가이드를 맡아 참석자들에게 헌신적으로 많은 것을 알려주려 애썼다. “몸은 힘들고 지쳤어도 가이드 목사님께 배울 것이 많아 참고 다녔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교육부 측은 “가이드에게 고고학적 지식에만 치우치지 말고 참석자들 가슴 속에 뜨거운 울림을 전해달라고 특별히 부탁했다”며 “곳곳에서 예배와 기도와 찬양을 하면서 참석자들이 살아 움직이는 성경말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 하나님과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성지순례 기간 동안 엿볼 수 있었던 것은 목회자들의 예수님에 대한 열정이었다. 가이드가 쉴 수 없을 정도로 계속된 질문세례는 물론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셀카봉을 이용한 녹음과 동영상 촬영까지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던 참석자는 늘 가이드 옆에 서서 색색깔의 볼펜으로 꼼꼼히 필기를 하던 장현 목사(세빛교회)였다.

▲ 장현 목사(오른쪽)와 정순월 사모가 6박 9일 성지에서 공부한 내용을 빽빽하게 적은 노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유달리 크고 마른 모델(?) 몸매로도 눈에 띄었던 장현 목사는 조끼 주머니에 늘 노트를 넣고 다니며 가이드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적어내려 갔다. 정순월 사모는 사진 담당이었다. 장 목사가 필기를 하면 정 사모는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장 목사가 6박 9일 동안 적은 분량은 무려 노트 100쪽에 달한다.

장현 목사는 “성지순례를 통해 배운 것들을 성도들에게 설교로 알려주고 싶어 자세하게 적고 있다”며 “한국에 도착하면 정리해서 동료 목회자들에게도 공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큰 감동을 받았어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잊기 마련이기에, 들은 것은 물론 순간순간 깨달은 것도 빼놓지 않았다. 장 목사는 “가이드 목사님으로부터 배운 것이 너무 많아서 기쁘다”면서 “이 은혜를 앞으로 많은 이들과 나눌 것”이라고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장현 목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꼽은 장소는 요르단의 느보산이다. 느보산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과 광야에서 40년을 헤매다가 가나안땅을 바라보며 죽은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장 목사는 “모세는 힘들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데려왔지만 가나안땅에 들어가지 못했다. ‘너의 소명은 여기까지’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것”이라며 “나도 하나님의 종으로서 이해하기 힘든 소명이라도 순종하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 정읍성광교회 신옥순, 김순, 박혜진 전도사(뒷줄 왼쪽부터)와 김기철 목사(앞줄 오른쪽), 박귀숙 사모.

수양회 120명 참석자 중 여교역자는 단 3명. 모두 정읍성광교회에서 사역하는 전도사들이다. 성지순례는 정읍성광교회가 이들에게 선사한 선물이었다. 담임 목회자뿐 아니라 부교역자들도 성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성도들에게 잘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발했다.

정읍성광교회 김기철 목사는 “지방에 있는 교회가 좋은 부교역자들을 모시기 위해서는 교회가 줄 수 있는 메리트가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회가 제공하는 것 중에 하나가 부교역자들을 공부시키는 것이다. 공부를 원하는 부교역자들은 공부를 시켜줬고, 이번에 여전도사님들은 성지순례를 갔으면 좋겠다고 해 함께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회가 여교역자들을 대하는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 유능한 여교역자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철 목사의 바람대로 성지순례에서 여교역자들이 느낀 바는 컸다. 박혜진 전도사는 “통곡의 벽을 방문했을 때 아들이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하는 유대인 가족들의 모습을 봤다. 통곡의 벽에서 행하는 성인식을 통해 유대인들은 정체성을 새롭게 확인한다고 한다”며 “2000년 동안 떠돌아다녔던 유대인들이 민족성을 지켜낼 수 있었던 힘이 여기에 있었다. 성인이 되던 날의 감격을 평생 간직하는 유대인처럼,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성경이 이야기가 아닌 신앙과 삶이 되도록 체험적으로 교육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성경을 읽거나 신학공부를 할 때, 아이들에게 설교를 할 때 이스라엘을 한 번 다녀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성지를 둘러보니 성경이 손에 잡히는 느낌”이라고 말하고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통해 소원을 이뤄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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