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의 기독교인의 심리카페]

▲ 김경수 목사
(광은교회·서울심리상담센터 센터장)

“유명한 웅변가 데모스테네스는 계단 공포증에 시달렸고, 시저는 어둠 공포증이 있었고, 세익스피어는 고양이 공포증, 파스칼은 광장 공포증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김지훈, ‘특정 공포증’ 중에서). 이처럼 위대한 사람들도 ‘특정 공포증’에 시달렸다는 사실은 공포증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자신의 의지대로 다루어지지 않는 장애임을 잘 대변한다.

특정 공포증의 종류로는 고소(높은 곳), 통증, 번개와 천둥, 폐쇄된 공간, 배설물, 피, 물, 연설, 더러운 것, 시체, 밤(어두움), 질병, 큰 소리, 강한 빛, 식사, 독물, 낯선 사람, 동물, 머리카락 등이 있다. 이처럼 대상에 따라서 다양하며, 사람마다 특정 공포증을 한두 가지는 갖고 있다.

오래전 한 성도가 교회 주방봉사를 하다가 겪은 일이다. 식사당번이라 주방을 들어가다가 우연찮게 많은 바퀴 벌레를 발견했다. 그날 이후로 교회식당에만 오면 바퀴벌레가 우글거린다고 생각돼 식사당번이 차례가 되면 소름이 끼쳐온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여행을 떠나 민박집에서 잠을 자던 중 얼굴이 가려워서 만져보니 커다란 바퀴벌레가 기어가고 있더란다. 이 일로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고, 그 후 어디에서나 바퀴벌레가 출현하면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교회식당 봉사가 두렵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그러나 놀람이 지나쳐서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생활의 많은 부분이 제약을 받는다면 그것은 특정 공포증에 해당한다.

▲ <도표> 인지적 특정 공포증

원인이 무엇일까? 한 가지 이론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든데, 개인차에 따라서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메커니즘(mechanism)의 작용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유전적인 요인으로는 뇌의 신경 전달물질, 기계력에서 찾는다. 또한 행동주의적 학습이론에서는 어떤 특정한 대상을 직면하게 되면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는 현상에서 조건형성이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정 공포증의 치료법으로는 공포를 극복하는 능력을 키워줌으로서 내적 갈등을 처리하는 방법, 감정의 적절한 표현과 노출(exposure)을 통한 체계적 탈감작법(이완을 통한 신체적 반응을 해소하여 공포 대상을 점진적으로 직면), 홍수법(공포를 느끼는 대상이나 상황에 단번에 직접적으로 환자를 노출) 등이 있다.

공포가 일어날 때에 걱정과 두려움을 주님에게 모두 맡기고 이렇게 찬송하기 바란다. “그 두려움이 변하여 내 기도되었고, 전날의 한숨 변하여 내 노래되었네.” 주님께서 우리의 두려움을 변화시켜 담대하게 하실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