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특집] 기독교유적 찾아 전국 나들이 (1) 수도권·충청권

방학이면 수많은 아이들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경치 좋은 명승지를 둘러보며, 역사유적들을 견학한다. 그런데 국내 여행지에서 주로 마주치는 것들은 사찰 암자 같은 불교유적이거나, 향교 서원 같은 유교유적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무속이나 미신적인 것들까지 문화재라는 이름으로 어린 관광객들을 맞는다.
그렇다면 과연 아이들과 함께 둘러볼만한 기독교유적들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아직은 생소하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사실 조금만 부지런히 찾아보면 감동과 재미를 나눌 수 있는 신앙유산들은 전국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총회역사위원회(위원장:김정훈 목사)는 최근 총회역사관 홍보팸플릿을 제작하며, 총회가 지정한 순교사적지와 역사사적지를 중심으로 전국 8개 권역별 유적답사코스를 제시한 바 있다. 본지에서는 이들 코스를 2회에 걸쳐 소개하며, 다음세대를 위한 현장체험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 주>

 

●총회역사관 ●산정현교회 ●양화진선교사묘역 ●승동교회 ●왕십리교회 ●퇴계원제일교회 ●총신대신학대학원 소래교회 ●용인 한국교회순교자기념관

서울·경기

▲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다 이 땅에서 숨진 선교사들이 묻힌 양화진외국인묘원.

수도권 여행은 총회회관(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330/전화 02-559-5600)에서 출발한다. 총회회관 1층에 개설된 총회역사관을 관람하며 장로교회의 정체성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역사에 대해 학습하는 것으로 여행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평양에서 처음 시작되어 한국전쟁을 전후로 피난 온 성도들이 서울에서 다시 뭉쳐 이룬 신앙공동체 산정현교회(서울시 서초구 명달로15길 18-11/전화 02-585-3580)에서는 순교자 주기철 목사와 조만식 장로 등의 숨결을 느껴본다. 이어 민족의 복음화와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한 서양 선교사들이 잠든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서울시 마포구 양화진길 46 /전화 02-332-9174 예약필수)을 거쳐 종로로 향한다.

▲ 125년 역사를 간직한 신앙공동체이자 총회로부터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1호로 지정받은 승동교회당.

승동교회(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7-1/전화 02-732-2340)는 무려 125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기독교 역사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특히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 당시에 중요한 역할을 한 기록과 함께, 역사적으로나 건축학적으로 큰 가치를 인정받는다. 교회 내에 마련된 역사관 그리고 만세운동 현장인 인근 탑골공원은 반드시 둘러볼 일이다.

이승만 정권의 국기배례 정책에 반대운동을 앞장서 벌였던 왕십리교회(서울시 성동구 난계로 160/전화 02-352-9005)와, 삼일만세운동 당시 ‘12인 장서’ 사건을 주도했던 차상진 목사의 자취를 간직한 퇴계원제일교회(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4리 97-3/전화 031-572-0054)를 들른 후 마지막 목적지는 경기도 용인이다.

▲ 총신대학교 양지캠퍼스 경내에 복원된 소래교회 예배당.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학촌로 110/전화 031-679-1700)에서는 한국 최초의 예배당을 복원한 소래교회당과 증경총회장 신세원 목사가 평생 수집한 기독교 유물들을 모은 문소박물관을 관람하고,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추계로 235/전화 031-336-2825)에서는 한국교회의 위대한 자양분인 순교신앙의 정수를 확인한다.

●대전 새로남교회 기독교역사관 ●오정동 선교사촌 ●이자익목사전시관 ●서천 김인전 공원 ●월남이상재선생기념관 ●마량진 성경최초전래지 ●보령 고대도 귀츨라프유적지 ●천안 유관순기념관

대전·충남

▲ 새로남교회 기독교역사전시관에서는 세계교회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대전 새로남교회(대전 서구 만년로 68번길 61/042-470-7099)는 2013년 새로남기독학교를 개교하면서 건물 1층을 기독교역사전시관으로 꾸몄다. 초대교회에서부터 중세와 종교개혁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기간의 교회사와 관련한 유물들을 총 여섯 개의 섹션으로 보여준다. 관람을 위해서는 일주일 전 전화예약이 필수다.

한남대학교 경내에 있는 오정동선교사촌(대전 대덕구 한남로 70/전화 042-608-6574)에서는 인돈학술원 등 미국남장로교선교부의 활동기지 역할을 한 근대 서양식 건물들을 둘러보고, 한남대박물관으로 도보 이동해 호남지역과 충청지역의 장로교회사를 배울 수 있다. 지척에 있는 대전신학대학교(대덕구 한남로 41/전화 042-606-0114)에는 무려 세 차례나 장로교 총회장을 역임한 이자익 목사 관련 자료들을 모아놓은 전시실이 운영 중이다.

장소를 서천으로 옮기면 전주서문교회 시무 당시 삼일운동을 주도한 후 상해로 탈출해 대한민국임시정부의정원 의장을 지냈던 김인전 목사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금강 하구둑 관광지에 조성된 김인전공원(서천군 마서면 도삼리)과 고향마을(서천군 화양면 와초리 51)에 남아있는 생가 및 고인이 세운 한영학교터 등이 그것이다. 서천 출신의 또 다른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 선생의 생가지와 기념관(서천군 한산면 종단길 71)에, 고인이 다닌 종지교회도 가까이 있으니 함께 둘러볼 일이다.

계속해서 마량포구로 이동해 한국최초성경전래지기념관(서천군 서면 서인로 89-16/전화041-951-1816)을, 해안선을 타고 보령으로 올라가 귀츨라프의 복음전래지로 널리 알려진 고대도의 고대도교회(보령시 오천면 고대도2길 42)와 귀츨라프기념공원을 각각 둘러보며 성경을 매개로 한 서양과 한민족 간의 첫 접촉 순간을 생생하게 느낄 수도 있다.

마지막 기착지인 천안에서 유관순 열사를 키워낸 매봉교회(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관순생가길 18-4/전화 041-564-1813)와 생가터, 기념관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여정을 마친다.

▲ 총회역사관은 다음세대에게 장로교회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훌륭한 배움터이다.

올 여름방학에는 우리 아이들이 교회 이름 앞에 새겨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라는 이름을 정확히 알아둘 수 있도록, 장로교회와 칼빈주의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부분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자. 그리 하기 위해서는 총회역사관 방문처럼 좋은 배움터가 없다.

지난해 3월 31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소재 총회회관 1층에 개관한 총회역사관은 비록 공간은 협소하지만 종교개혁 이후 시작된 개신교회 그 중에서도 장로교회의 역사, 특히 120여년의 시간동안 발전해 온 한국 장로교회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놓은 소중한 지식창고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어린 시절 맑고 우렁찬 소리로 예배당에 사람들을 불러 모았던 종탑이 역사관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반겨주며, 우리나라 최초의 교회당인 소래교회당의 미니어처, ‘개혁신앙, 순교신앙, 세계선교’로 대표되는 총회의 정체성에 대한 소개로 관람이 시작된다.

장로교회의 기원과 발전에서부터 장로교 총회의 태동과 시련 그리고 도약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일곱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소개하며, 총회의 주요사업들과 산하기관 및 역대 총회장들의 면면도 보여준다.

시선을 유물 쪽으로 돌려보면 한국칼빈주의연구원(원장:정성구 목사)에서 기증한 14세기 바그다드 토라 사본을 비롯해 4세기경 제작된 파피루스 성경, 마르틴 루터의 1534년판 독일어 번역 성경과 95개조 반박문, 요한 칼빈의 1667년판 ‘기독교강요’ 등 세계교회사의 이정표와도 같은 보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구한말 이수정이 번역한 이두현토 성경, 존 로스의 ‘예수셩교젼셔’, 광혜원에 부착되어있던 알렌 선교사의 동판,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유품 등 한국교회사에 의미 있는 유물들까지 둘러보면 전시실 견학이 마무리 된다.

총회역사관장 함성익 목사는 전국 교회에 “다음세대가 장로교회의 신앙과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품고, 개혁주의와 순교신앙을 계승하는 인물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학과 여름성경캠프 기간을 활용해 총회역사관 견학 기회를 갖게 해 달라”고 당부한다.

총회역사관 단체관람을 희망하는 교회는 유선전화(02-559-5685)나 휴대폰(010-3448-7722)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전시해설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명예관장 정성구 목사와 총회역사위원회 총무 박창식 목사 등으로부터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사전에 교육 및 안내를 위한 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전화를 통해 담당자에게 요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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