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목사가 들려주는 상도동 이야기]

흔히 우리가 말하는 IMF시대보다 요즘이 더 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이구동성으로 나온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계층이 바로 청년들이다. ‘흙수저’와 ‘금수저’의 이야기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청년들은 어릴 때부터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에 가더라도 졸업 후에는 좁은 취업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취업 후에는 결혼도 해야 하고, 그 후에는 내 집 마련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친다.

그런데 이들의 현실은 은행에서 빌렸던 대학 등록금을 갚아야 하지,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하기 위해 자금을 준비해야 하지, 거기다가 내 집 마련을 위해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등 그야말로 돈 앞에서 난관의 연속이다. 이런 청년세대를 표현하기 위해 생겨난 단어가 ‘3포 세대, 5포 세대, 7포 세대, N포 세대’ 등이다.

상도동에 사는 청년들이라고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얼마 전 이들에게 시원한 물줄기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높은 주거비 부담 탓에 결혼과 출산 등 많은 것을 포기하는 청년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공유주택, 즉 쉐어하우스(sharehouse) 공급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청년 쉐어하우스’이다. 서울시 동작구는 대학생과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돕고자 청년 1인가구를 위한 쉐어하우스 입주대상자를 상도동(상도로 38길 23) 지역에서 모집한다.

이 사업의 배경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비영리민간단체 ‘희망동작네트워크’의 연대가 있었다. 두 기관은 청년층 주거문제 해소를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동작구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정책이라고 한다. 신청자격은 만 18세 이상 35세 이하의 청년 1인 가구원이며, 동작구에 거주하거나 또는 동작구 소재 사업장 근무자이어야 한다. 타 지역 출신이어도 동작구 소재 대학이나 대학원을 다니는 청년 1인 가구원이면 자격이 된다.

청년 쉐어하우스는 남성용 4인 1실, 여성용 2인 1실로 구성된다. 임대기간은 기본 1년이며, 최대 4회까지 계약연장(총 5년 거주)이 가능하다. 월 임대료도 15~17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굉장히 저렴하게 책정되었다.

동작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벌써 천명 이상이 클릭했다. 구청의 일에 별 관심을 갖지 않는 청년들이지만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청년들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식의 구호가 아니라, 이처럼 실제로 청년이 살아갈 수 있게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모습이 절실하다. 동작구에서는 앞으로도 청년들의 고민을 덜어줄 다양한 정책을 펼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교회는? 예전에는 누군가 당하는 어려운 일에 교회가 앞장서고, 사회는 뒤따르곤 했는데 어느새 반대가 됐다. 오히려 세상의 영향력 아래 놓인 느낌이다. 일단 눈을 내부로 돌려 우리 교회부터 살펴보자. 청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들은 주일이면 다음세대의 교사로 섬기며 점심시간까지 헌신한다. 또한 한 사람이 몇 개의 직분을 겸직하며 많은 애를 쓴다. 전교인수련회처럼 큰 행사가 열리면 허드렛일을 도맡아하면서도, 칭찬은커녕 혼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당사자들 빼고는 누구나 청년들의 봉사를 당연시 여긴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힘들어 한다. 지쳐있다. 교회 내에서 적당히 봉사하려고 한다. 부모님만 같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대형교회로 옮겨 편히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믿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삶의 기쁨이 점점 사라진다. 그러다보니 세상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청년들이 살아야 교회가 사는데.’ 이제 2년 뒤면 우리 교회도 60주년을 맞이한다. 이 글을 쓰면서 필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싸인’대로 잘 던져야 세상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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