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 신사참배 결의 80년 맞아 회개의 시간 가져
식사와 간식, 선물 섬김 통해 회의 집중도 높이고 축제의 장으로 변화

 

80년 전 신사참배 결의, 회개하다

제103회 총회 둘째 날인 9월 11일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8년 9월 10일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한 지 80년을 맞는 날이었다.

이날 오전 9시 40분경, 회의장에 모인 1400여 총대들이 80년 전 오늘 한국 장로교 역사에서 가장 큰 오점을 남긴 신사참배 결의에 대해 통렬하게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개기도에 앞서 신사참배 80년을 돌아보는 영상이 2분간 방영됐다. 이 영상은 신사참배 결의 배경과 과정을 시작으로 동방요배와 기미가요가 예배와 찬송가를 대신해 울려 퍼졌던 제28회 총회 모습, 그리고 창씨개명과 ‘조선장로교’ 이름을 새긴 전투기를 일제에 헌납키로 결의한 제31회 총회의 모습을 담았다.

이어 “신사참배에 힘없이 무너진 한국교회, 타협과 불복 되풀이할 것인가? 하나님의 진리를 수호할 것인가? 우리가 추구하려하는 변화는 지난날의 우리 잘못된 모습을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서 돌이키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가치”임을 주지시키며 큰 울림을 주었다.

영상이 끝난 직후 이승희 총회장은 “바쁘게 목회와 삶의 현장에 사느라 80년 전 오늘 우리 총회가 ‘부’를 묻지 않고 신사참배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을 잊고 있었을 것이다. 어제 취임사에서 역사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었다”면서 “지금 우리의 총회에서 한 발언, 한 생각을 쫓아 결의하는 것이 역사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역사에 오점 남기지 않고 하나님과 300만 성도에게 영광과 힘이 되는 희망의 제103회 총회가 되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총대들은 이승희 총회장의 제안에 따라 80년 전 선배들의 실수를 회개하고, 앞으로 믿음의 길을 감에 있어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다짐하며 통성기도했다.

무료 식사 제공과 이벤트로 총대 이탈 방지

제103회 총회에 대해 많은 총대들이 “총회 현장을 떠날 수 없었던 총회”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총회장 이승희 목사가 총회 끝까지 노회원 50% 이상 남지 않은 노회에 천서 제한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아서 나온 이야기만은 아니다. 제103회 총회는 채찍보다는 당근으로 총대들의 참석률을 높이 끌어올린 특별한 총회였다.

▲ 총대들이 총회가 마련한 간식을 가져가고 있다. 이번 총회는 점심과 저녁식사를 무료로 제공했고 곳곳에 간식을 마련했다. 여러 가지 이벤트로 총대들을 즐겁게 했다.

먼저 제103회 총회에서는 점심식사와 저녁식사가 모두 무료로 제공됐다. 총회에 앞서 소통 투어를 진행하면서 총회장 이승희 목사가 교단의 주요 교회와 노회들에 후원을 요청한 결과였다. 무료 식사는 그 내용에 있어서도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을 만큼 맛있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더 큰 소득은 총대들의 회무 참석률와 집중률 향상으로 나타났다.

우선 식사가 무료로 제공되자, 총회 때마다 외부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회무 중 서둘러 빠져나가던 총대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교회 내에서 식사를 하게 되니, 식사 후 이어지는 회무 참석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반야월교회에서는 총대들의 총회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 내에 휴게실을 마련하고, 곳곳에 의자와 온갖 맛있는 간식들을 배치해 편안하면서도 안락한 총회가 되도록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또한 이번 총회의 특징 중 하나는 총회가 갈등의 싸움터가 아닌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깜짝 이벤트가 주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둘째 날 오후 회무를 시작할 때 이승희 총회장은 “깜짝 이벤트 선물이 있다. 회의에 앞서 전원 참석한 노회의 노회장은 앞으로 나오라”고 말했다. 당초 10여 개 노회가 전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승희 총회장은 30여 명의 노회장이 단상으로 나오자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높은 참석률을 보여줘서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선물권을 증정했다. 모자란 부분은 총회임원들이 즉석에서 공급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회무가 시작할 때마다 깜짝 이벤트는 이어졌고, 수요일 저녁 파회 직후에는 총회에 끝까지 남아있었던 총대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교통비가 현금으로 지급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이승희 총회장의 깜짝 이벤트는 갈등의 싸움터로 변질됐던 총회를 화합과 축제의 장으로 변화시켰다.

이렇듯 무료 식사와 풍성한 간식 제공, 깜짝 이벤트 등의 배려와 아이디어가 총대들이 첫날 선거 이후 썰물처럼 빠져 나가던 이탈현상을 막고 높은 참석률을 유도해 성숙한 총회가 되게 했다는 평가이다.

 ※ 수영로교회도 식사 및 간식 제공에 동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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