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동서선교연구개발원 ‘제1회 동반자 선교 포럼’

김영동 교수 “개발사역으로 힘든 과업 달성에 유리, 현지문화 존중하는 선교로 전환해야”
이대학 선교사 “선교사 선발·훈련부터 총체적 고민과 준비 필요, 겸손히 사역 감당하라”


한국교회는 1913년 중국 산동성에 선교사를 파송한 이래 105년 동안 타문화권 해외선교를 하며 양적으로 많은 열매를 맺었다. 그러나 ‘성경적으로 올바른 선교를 해 왔는가’ ‘선교지 교회들과 함께 하며, 현지 교회가 인정하는 건강한 동반자 선교를 하고 있는가’란 본질적인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선교사가 주도하는 선교를 뛰어넘어 현지 교회, 그리고 현지인 지도자들과 함께 하는 동반자 협력 선교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를 본격적으로 다룬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사무총장:김인선 장로)과 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대표:이대학 선교사)가 10월 5일 서초신동교회(이성직 목사)에서 개최한 ‘제1회 동반자 선교 포럼’이 그것이다. 포럼에는 국내 선교학자와 현장 선교사 등이 발제자와 논찬자로 나서, 동반자 선교에 대한 이론적 고찰과 더불어 실제적인 사례를 나눴다.

▲ 10월 5일 ‘제1회 동반자 선교 포럼’에서 김영동 교수(강단 오른쪽)가 발제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한국 선교계의 과제인 ‘동반자 선교’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영동 교수(장신대)는 먼저 동반자 선교를 “둘 또는 그 이상의 주체(선교사·선교단체와 교회)가 강한 비전과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케노시스적, 성육신적 영성으로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배우고, 자원과 힘을 함께 나누며, 공동의 목표 달성을 함께 축하하며, 하나님나라를 구현하는 선교실천”이라고 정의하고, 구체적으로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은 시혜자, 교사, 지도자, 우월한 자, 경쟁자가 아니라 현지교회와 문화를 존중하고 동일시하며 함께하는 선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동반자 선교를 통해 혼자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과업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부로부터 재정적, 기술적, 인적자원을 얻을 수 있고, 연구, 법, 운송, 훈련 등 새로운 분야에 있어 최소한의 위험을 안고 상호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새로운 선교지에 보낼 선교사 발굴, 선교후원금 공동개발 등 혼자서 할 때보다 더 낮은 비용과 위험부담으로 일을 해낼 수 있고, 중복투자 방지, 사역의 효율성 재고, 그로 인한 후원자 관심 촉진에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학 선교사(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 대표)는 동반자 선교는 성경에서도 교훈하고 있지만, 현재 선교 현지의 요청이라고 지적했다. 이 선교사는 “한국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는 수많은 선교지에서 현지 교회와 지도자들은 한국 선교사들이 더 이상 자신의 돈으로, 자기 마음대로 현지 교회와 협력하지 않고 사역하는 것을 멈추고 자신들과 함께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현지인들과 동반자 선교를 하면서 겸손히 성육신적 선교 사역을 감당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동반자 선교를 위해서는 선교단체와 파송기관의 이해와 동의, 선교이론과 전략, 현지 교회의 준비 등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이 선교사는 “현장 선교 경험에서 되돌아보면 선교훈련과 선교지 입국에서부터 동반자 선교에 대한 교육과 훈련, 선교전략과 방법, 파송교회나 선교본부의 지도나 감독 등이 거의 전무했다”며 “선교사와 파송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선교사를 선발하고 훈련하는 시기부터 동반자 선교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가르치고, 선교사를 파송할 때 일방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지 말고 현지 교회와 동반자 선교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나 방향 제시를 하고, 본국과 선교지의 단체나 교단 상호간의 협약 등의 실행가능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럼에서는 또 정균오 선교사(예장통합 선교부), 이기쁨 선교사(풀뿌리선교회), 한재국 선교사(일본동맹기독교단)가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일본에서의 실제 동반자 선교 사례를 발제했으며, 김은홍 교수(백석대), 이선이 교수(아태장신대), 조해룡 교수(주안대학원)가 논찬자로 나섰다.

특별히 포럼에는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언약교회 비딸리 담임목사가 참석해 ‘선교지 현지 교회의 입장에서 동반자 선교’를 주제로 발제했다. 비딸리 목사는 “러시아에서 한인 선교사의 선교는 현지 목회자와 사역자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것을 한국 선교사들도 인정한다. 한국 선교사는 현지 목회자들과 협력하여 러시아 사역에서 특별한 자리를 찾아야 하고, 동시에 민족 특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접근 방식으로 사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동반자 선교로의 전환과 집중을 주문했다.

포럼을 공동 주최한 김인선 장로(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 사무총장)는 “이번 포럼을 통해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지금까지 내려놓지 못했던 선교의 주도권, 성공의 열망, 선교사의 우월적 위치, 주는 자와 가르치는 자로서만의 정체성, 선교 결과에 근거한 영광과 좌절 등을 내려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