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와 반대측 설전, 회무시작 15분만에 노회장 산회선언 ... 노회분립 시사

명성교회가 속해 있는 예장통합의 서울동남노회에서 정기회 도중 전등이 차단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서울동남노회는 개회예배부터 명성교회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가 명성교회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회장이 회무 시작 15분만에 산회를 선언했다. 명성교회 반대 총대들(비상대책위)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회의를 진행해 부노회장인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했다. 이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장내의 전등이 차단되고 마이크가 꺼졌다.

서울동남노회는 10월 30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제75회 노회 및 목사안수식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명성교회 지지 총대들과 반대 총대로 나뉘어 설전이 오갔다. 회의 전반적으로 고성과 몸싸움이 이어졌으며 취재 기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갔다가 밀려 나오기를 반복했다. 혼란스런 상황 때문에 취재를 하려는 기자들과 내쫓으려는 일부 노회원들 사이에서 폭력 사태도 발생했다.

회의는 시종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일부 노회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명성교회 반대 총대들이 명성교회 지지 성명 등을 발표했던 노회장 고대근 목사의 사회자 자격을 문제 삼았다. 이에 반해서 지지 총대들의 반론이 있었다. 공방이 계속되던 도중 명성교회 지지 총대가 “(입장이 다른) 양측을 나누자”는 사실상 노회분립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 이후 노회장은 산회 선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후 명성교회 이종순 장로는 “노회가 하나되어 같이 가면 바람직하겠지만 어려울 것 같다”면서 “저희 명성교회와 노회 임원들이 자리를 같이해 보겠다”면서 노회분립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명성교회 반대측 장병기 목사는 “부노회장인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를 반대하고 명성교회에 대한 교단 결의를 잘못됐다고 하는 노회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불법 산회를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동남노회는 명성교회 문제 때문에 지난해 가을노회 이후 두번의 회의를 열었으나 개회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 세번째 회의는 파행을 보였다. 이 때문에 목사 안수가 두 해째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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