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의 기독교인 심리카페]

▲ 김경수 목사
(광은교회·서울심리상담센터 센터장)

어느 청년이 대학부에서 한 자매를 사귀었다. 사귄지 6개월쯤, 그에게 고민이 생겼다. 여자 친구가 밤이 깊어가도 헤어지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며 함께 있기를 원했다. 이로 인하여 부모님께는 늦게 귀가한다고 핀잔을 들었다. 처음에는 여자 친구가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여겼으나, 같은 일이 자주 일어나자 청년은 점점 여자 친구와 만나는 것이 두려워졌다. 그뿐 아니라 여자 친구는 수시로 마치 애원하듯이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다. 수강신청을 할 때도, 옷을 사러 갈 때도, 영어 학원에 등록할 때도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지 매사에 함께 의논하자고 했다.

이처럼 의존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혼자 있기를 무서워한다. 다른 사람에게 매우 극단적으로, 숨 막힐 정도로 의존한다. 불안해하며, 개인적 책임도 지지 못하며, 자신이 버려지지 않을까 매우 강박적인 모습을 지닌다. 그래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타인의 선택을 신뢰한다. 만약 그렇게 되지 못하면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몹시 혼란스러워 한다.

DSM-5에서는 의존성 성격장애가 가장 흔한 성격장애라고 말한다. 이들은 반사회적, 자기애성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쉽게 이용당한다. ‘노(No)’라고 말하지 못한다. 책임을 피하려 한다. 자신에 대한 비평을 받아들이거나 마주하기 어려워한다. 선천적으로 특정한 조건을 타고난 사람들은 부모나 보호자들로부터 보호반응을 유발하여 본인의 의존적인 성향이 강화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선천적으로 허약하고, 병치레가 잦은 아이들은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다보니 타인에게도 과도한 보호와 동정을 기대한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문제의 근원이 내면에 있기 때문에, 내면의 아픔을 발견하고 원인을 탐색하고 상처를 치유하면 된다. 의존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통해서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혹은 결혼 후 남편에게서 자신이 바라는 사랑을 얻지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꾸 목회자들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목사를 의존하려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도록 해야 한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내가 그 안에 피할 나의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시 18:2) 그리고 자신에게도 이렇게 말하도록 해야 한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가 있다”(빌 4:13)

이들이 주님의 말씀을 의지하게 하면서, 정적강화를 통하여 격려해 주어야 한다. 전문의들을 통해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혼합해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때 가족이나 친구들, 기타 지인들이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사람을 너무 의지하는 장애이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이 도움을 주면 치료기반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음 찬송을 부르자. “주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내 짐을 풀었네”(찬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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