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음악에 있어서 ‘가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음악장르의 구분은 그 연주의 형태와 형식 등 음악적인 차이에 따라 나눠지게 되지만 CCM, 워십 등을 포함한 크리스천 음악은 오로지 그 내용으로 규정되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음악’이기 때문에 우리는 음악적인 새로운 시도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발매된 앨범들 중 다양한 장르의 완성도 높은 앨범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앨범은 지난 10월 중순 발매된 히스페이지(Hispage)의 첫 번째 EP <WITHSTAND>입니다.

‘나의 페이지가 아닌 주님의 페이지를 걷는다’라는 의미를 지닌 히스페이지는 올해로 9년 차를 맞은 예배·문화 공동체입니다. 지난 2013년 첫 싱글 <주의 보혈>을 발표한 이후 활발한 음반활동을 펼쳐오지는 않았지만 대신 지속적인 선교행보를 이어왔습니다. 일본 교토에 위치한 한 교회를 1년에 두 차례씩 어느덧 15회나 방문하며 찬양으로 섬겨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EP앨범 발매에 앞서 선공개된 <노래(Narr. Takuya HONDA)>에서는 이같이 긴 시간 활동해 온 그들의 마음을 옅볼 수 있는데, ‘외치지 않아도 소리나며 노래하지 않아도 끊임없고 유명하지 않아도 충분하며 / 부르심 알기에 선한 싸움 다 싸우고 함께 기뻐해’라는 인상적인 가사로 표현해 냈습니다. 좋은 가사뿐만 아니라 ‘신스팝(Synthpop)’계열의 retro(레트로, 복고풍)음악을 통해 더욱 특별히 기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P앨범에는 <노래> 외에도 새로운 스타일로 편곡된 <주의 이름 높이며>, Plan.Z(플랜지)의 인상적인 랩이 담겨있는 타이틀 곡 <Brand New Day> 등 총 7개 트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지막 트랙에는 ‘노래’의 일본어버전도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15명에 달하는 많은 멤버수로 활동중인 히스페이지. 진정성이 가득 담긴 색다른 스타일의 앨범을 통해 이들을 만나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두 번째 추천할 앨범은 10월말 발매된 김지훈의 싱글 <유일한 노래>입니다.

탁월한 보컬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김지훈 씨는 10여 년간 그룹과 팀, 피처링과 코러스 등 여러 활동을 이어오다가 지난 2016년 정규 1집 <Confession>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재즈, R&B, 펑크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을 담은 이 앨범을 통해 오랜만에 개성 넘치는 멋진 목소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간간이 피처링으로 노래를 들려주긴 했지만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지나 만나는 곡이라 더욱 궁금했던 이번 싱글 <유일한 노래>. 더욱 다듬어진 R&B스타일의 보컬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겨우 참았던 눈물이 흐를 때 아무도 모르게 가슴을 칠 때 / 고요하게 마음에 흐르는 노래 / 예수 예수…’ 수십번 반복하며 부르는 ‘예수’라는 이름 안에 힘들고 고단한 시간을 지나는 우리의 모습들이 그래도 담겨있는 듯 느껴집니다. 지치고 힘들 때, 절망하고 아플 때 쉼이 되고 호흡이 되고 소망이 되는 그 이름 예수. 1집 때부터 함께해 온 재즈피아니스트 오화평 씨와의 멋진 콜라보도 인상적인 이 곡. 추천해 드립니다.

마지막 앨범은 역시 10월말 발매된 simply4의 찬송가앨범 <simply4 HYMN>입니다.

Simply4는 버클리음대 등에서 재즈를 전공한 4명의 보컬리스트 임정은, 최효지, 김동욱, 허성 등으로 구성된 혼성 보컬그룹입니다. 총 9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의 첫 트랙 <곤한 내 영혼 편히 쉴 곳과>를 듣는 순간 우리에게 익숙한 그 찬송가들이 과연 어떻게 펼쳐지게 될 지’ 마지막 트랙까지 열심히 달려가게 됩니다.

스윙, 보사노바 등 다양한 리듬 위에 펼쳐지는 재즈보컬들의 화려하고 멋진 하모니들은 크리스천 뿐만 아니라 재즈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찬송가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3개의 앨범을 조용한 가을날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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