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몇 년 전 이사장으로 섬기던 기독교북한선교회에서 ‘통일음악회’를 준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준비과정에서 이런 음악회를 북한선교회만의 음악회가 아닌 교단 전체의 염원을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총회통일준비위원회’였다. 그러다가 ‘총신대학교평화통일연구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세 기구가 함께 통일음악회를 연다면 훨씬 의미가 있겠다 싶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했다. 거기에 더하여 세 기구뿐 아니라 수도권의 여러 교회가 대대적으로 참여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 전제 조건은 총회와 학교 사이의 얽힌 문제가 풀려야 했다. 준비하다 보면 문제도 풀리고, 그래서 총회와 학교가 하나 되는 계기도 만들 수 있겠다는 순진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았다. 양자의 관계는 더욱 얽히고 꼬여서 함께 뭔가를 도모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애써 준비한 것들은 결국 무대에 올릴 수 없었다.

이제 그렇게 오랫동안 앓던 우리의 아픔이 치유되어 가는 듯하다. 지금이라도 교단이 가지고 있는 귀한 자원과 능력을 함께 묶어서 우리 모두가 지향하는 귀한 가치들을 함께 활짝 펼치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교단에 속한 여러 기관과 단체들이 열심히 각자의 사역을 펼치고 있다. 103회기는 더욱 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고 상비부나 위원회 등이 정상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가성비’라고 생각된다. 투자된 비용이 최고의 효율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성도들의 정성어린 헌금으로 진행되는 모든 사역들이 가장 효과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그리고 그 좋은 방향에 힘을 함께 모아야 하는데 지금처럼 분산 투자가 가져올 결과는 명약관화한 일이지 않겠는가? 우리는 매우 소비적이고 창조적이지 못한 총회활동들을 많이 보아왔다. 몇 년 동안 시간적, 물질적 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별 소득이 없는 일들도 적지 않았다. 그 뿐 아니라 ‘각개약진’하듯 그럴듯해 보이는 일들에 매달리는 소비적인 형태 역시 반복되어 오지 않았나 싶다. 이제 누구의 ‘생색내기’나 ‘이름내기’ 또 ‘영웅만들기’보다 한국교회와 교단을 든든히 세우고 나아가 주님의 이름을 아름답게 드러내서 교회가 국가나 사회에 유익할 뿐 아니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유관기관이나 단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누가 주도하느냐 보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해서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을 위해 컨소시엄(consortium)을 형성하든지, 정보교환을 하며 공동의 사업으로 펼치든지 해서 저비용 고효율의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 국가 방위를 위해 군에서도 육해공 ‘합동’작전을 하고 국가간 ‘연합’작전을 펼치기도 한다. 일단 합동이든 연합이든 그 자체가 힘을 갖는 것이고 상대가 함부로 대적하기 힘든 법이기 때문이다. 총신대학교에는 전문적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교수들이 있다. 또 총회세계선교회(GMS)에도 특별한 인력들이 포진해 있다. 거기에 총회가 가진 인력과 교회 그리고 재정적 힘까지 더한다면 한국사회를 움직일 큰일을 해낼 수 있다.

문제는 인적 네트워크와 협력의 정신이다. 그래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힘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 교단의 하나됨과 그 무한 가능성의 능력을 드러내야 할 것이다. 전문성도 없이 정치적으로 자리를 나눠주고 차지하면서 비용만 낭비하는 위험을 이제는 제거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단 내의 전문 인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학교나 연구소 기독교 단체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실적을 조사하여 필요시 협력을 얻어내고 서로가 ‘윈-윈’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 총신대학교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총회와 학교가 힘을 모아 공동의 사역을 하다보면 그 치유와 안정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리라 판단된다. 그리고 총회본부를 비롯하여 총신대, 기독신문사, 총회세계선교회 등 각각 다른 시스템과 인적자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총회 산하기관이 궁극적 목표를 같이하여 가성비 높은 효과적인 사역을 펼쳐가기를 바란다.

103회기 총회장은 취임과 함께 총신대학교 총장대행이나 GMS 이사장 등과 함께 협력과 상생 그리고 그 효과적 연합을 위한 회동을 했다. ‘총회와 총신은 하나’라는 공개적인 광고로 학교를 다시 세우는 데 총회산하 교회들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성탄헌금을 총신을 위해 사용하자는 운동도 펼치고 있다. 모처럼 일어나는 변화의 분위기를 잘 살려 한층 높아진 교단의 위상도 세우고 사역 면에서도 효율이 높아지기를 바란다.

어느 때보다 북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이제 총회도 좀 더 진취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통일한국을 앞당기고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 적극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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