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철 엄경후 집사 부부, 자녀 평소 뜻 기려 기탁
“적은 금액이지만 발전 위해 쓰길”

“사랑하는 아들의 핏값으로 얻은 보험금 일부를 총신대학교에 바칩니다. 총신대학교의 발전을 위해서 쓰이게 된다면 감사할 것입니다.”

여주광현교회(한상욱 목사) 정선철 엄경후 집사 부부가 지난 연말 소천한 태경 씨(향년 23세)의 보험금을 교회를 통해 총신대학교에 기탁했다. 정 집사는 “아들이 나보다 먼저 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가운데 들어놓은 보험금을 받게 되었다”면서 “총신대학교에 다니지는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뜨겁게 신앙생활을 했던 아들이 천국에서 기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고 정태경 씨(오른쪽 첫번째)의 평소 뜻을 기려 가족들은 총신대에 보험금 일부를 기탁했다.

고 정태경 씨는 정선철 집사의 2남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 모태신앙인 태경 씨는 효심이 남달랐으며 항상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공부도 잘 해서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에 진학했으며 한국대학생선교회(이하 CCC)에 가입하여 전도와 제자훈련에 열심을 냈다.

2016년에는 CCC 소순장이 되었으며 이번에 그의 유품 가운데 수많은 전도대상자들에게서 회수한 전도지가 발견될 정도였다. 또 그의 손때 묻은 성경 책 안쪽 표지에는 “나는 부족하지만 하나님 한 분으로 충분하다”는 신앙고백이 적혀 있었다.

태경 씨는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군입대를 했으며 최근 복학하여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면서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태경 씨의 사망은 평소와 달리 연락이 며칠간 두절된 것을 이상히 여긴 동료들과 부모가 자취방을 방문하면서 확인됐다. 태경 씨의 시신은 12월 17일 성남 화장장에서 화장을 하고 분당메모리얼파크에 안치됐다.

고 정태경 씨의 부모인 정선철 엄경후 집사는 고통을 신앙으로 의연히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줘 귀감이 되고 있다. 정 집사 부부는 “주일날 드리려던 헌금을 장례 때문에 제때 바치지 못했다”면서 장례가 끝난 후 위로방문을 온 한상욱 담임목사에게 십일조와 감사헌금을 전달했다. 1월 3일에도 한 목사를 찾아와서 “아들의 마지막 십일조”라면서 사망 보험금 일부인 500만원을 전달했다.

한상욱 목사는 헌금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정 집사님이 주신 십일조를 어떻게 사용해야 의미가 있을지 기도하던 중 ‘성탄헌금을 총신에 후원해 달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 문자는 제 기도의 응답이라고 생각하여 정 집사님의 동의를 얻어 총신대학교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한 목사는 “500만원은 큰 돈은 아닐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이 금액이 총신 후원금으로 쓰여진다면 집사님 부부가 아픔을 견디는 데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월 13일 주일에 정선철 엄경후 집사는 교회의 목자와 부목자로 임명받았다. 눈물을 흘리면서 일꾼으로 봉사할 것을 다짐한 정 집사 부부는 “아들이 못 다한 복음 사역을 최선을 다해서 감당하는 것이 부모로서 해 줄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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