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자가 되어 또다른 제자 세우는 목회 중요
거룩이 능력이며 생명, 영웅 아닌 목자가 되어야
평생 예수 제자임을 점검하는 경건의 모델되자

정명철 목사(대구 대흥교회)는 스스로를 ‘못생긴 나무’라고 말한다. 자랑할 만한 특징도 없고, 내세울 만한 열매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상은 아름다운 한 그루의 나무였다. 언뜻 보기에 세련미나 화려함이 없어 보여 그럴지 몰라도, 정 목사의 목회 실체를 살펴보면 진국처럼 깊은 울림이 있는 목회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느낀 것은, 정명철 목사는 목회자로서 자기 정체성이 확고했다. 그리고 목회 본질이 무엇이며, 그 본질에 제대로 헌신하고 있었다. 목사는 예수의 제자라는 정체성, 그래서 또 다른 제자를 만들어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본질적 사역에 모든 것을 건 목회를 하고 있었다.

39년간 한 교회에서 목회를 하면서 제법 교세도 키운 기득권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위치임에도 제자됨을 위해, 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기꺼이 포기할 줄 하는 목회자였다. 정명철 목사는 매일 3시간 이상 기도의 자리를 지킨다. 그리고 한 주간에 무려 7개나 되는 제자훈련을 직접 인도한다. 하루하루 한 눈 팔 시간 없이 목회에 오로지 집중하는 삶이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제자훈련의 열매라 고백한다.

균형잡힌 제자훈련 목회로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는 정명철 목사의 가치관에서 흐려지는 목회의 본질을 명료화하고, 목회자의 자기 정체성을 바르게 세우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 정명철 목사(대구 대흥교회)

▲그동안의 목회여정은.

=특이한 내력이다. 대흥교회가 개척될 당시 20살 젊은 청년으로 뒷자리에 앉아 예배 드렸다. 이후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신학교에 갔고, 대흥교회에서만 교육전도사, 전도사, 강도사, 부목사를 거쳐 담임목사까지 됐다. 올해로 대흥교회에서 39년째 목회하고 있다. 개척한 전임자가 군에 가는 바람에 교육전도사 신분으로 78년도에 천막교회를 맡게 되었다. 나 역시 군 복무를 마친 후에 다시금 대흥교회로 와 어쩔 수 없이 담임목회를 하게 된 독특한 사례다. 농담으로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서 한 교회에서 오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한 교회에서 장기목회를 하고 있다.

▲40년 가까이 한 교회에서만 목회한 특이한 사례다. 목회 근간으로 삼는 것은.

=5대 비전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 이 비전은 목회를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확장되었고, 확신 속에 비전을 성취해가고 있다.

첫째가 ‘제자비전’이다. 교회가 어려움을 당해 떠나야하는 고민을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상황이 있었다. 이때 간절히 기도하는 중에 주님께서 “나처럼 목회하라”는 감동을 받았다. 예수님이 공생애 기간 가르치시고 고치시고 전파하는 세 가지 사역을 하신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하기를 소망했다. 동시에 예수님이 12명의 제자를 키우셨다는 확신으로 그때부터 주님의 지상명령인 제자 삼는 사역을 해 오고 있다. 주님의 제자를 키워 주님의 사역에 함께 동참하는 비전을 갖고 31년간 제자훈련을 하고 있다.

작년 어느 주일 오후였다. 예배를 마치고 성도들에게 인사하기 위해서 로비에 서 있었는데 성도님들이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금 지나자 예배당을 결혼식장처럼 아치를 설치하고 카펫을 깔고 아내가 함께 손을 잡고 강단까지 입장을 하라고 하였다. 제자훈련 30주년 기념식을 몰래 준비했던 것이다. 30년 전, 첫 제자훈련을 받았던 분들이 영상을 통해 감사인사를 했다. 꽃다발과 함께 각 목장마다 감사편지와 의미 있는 수많은 선물들을 가지고 나와서 전해주었다. 선물이 강단에 산더미처럼 쌓였다. 정말 진심어린 축복을 받았다. 나도 감격하고 함께 참여한 수많은 성도들도 감격했다. 특히 최근에 등록하신 분들이 이처럼 목사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동을 받았다고 하셨다.

두 번째 비전은 ‘성령비전’이다. 제자훈련을 하면서 경험한 것은 성령의 역사가 없이는 사람이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성령충만을 사모하고 갈구하면서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할 때 사람은 변화된다. “나는 성령의 사람입니까?” “나는 성령님이 쓰시기에 쉽고 편한 사람입니까?” “나는 성령의 능력으로 살고 성령의 능력으로 사역합니까?” “나는 성령의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우리 교회는 늘 이런 질문을 하고 있다.

셋째가 ‘복음비전’이다. 성령을 받은 사람은 예수의 복음을 강력하게 전하며 증인의 사명을 감당한다. 복음에서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고 진정한 개혁과 부흥을 경험한다. 그런 목회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네 번째는 ‘교회비전’이다. 복음을 깨달은 사람은 교회의 가치를 알고 주님의 교회를 사랑한다. 교회와 함께 꿈을 꾸고 교회와 함께 사명을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도 공동체의 질문이 있다. “교회의 비전에 내 인생 전부를 드리며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내 자녀들을 교회의 비전에 헌신할 각오로 교육합니까?” “교회에서 파송되는 것 외에는 교회와 함께 뼈를 묻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목원들을 얼마만큼 교회비전에 헌신을 시키고 있습니까?”

마지막 비전은 ‘선교비전’이다. 교회와 함께 세계를 가슴에 품고 세계복음화에 인생을 드리고 헌신하자는 의미다. 교회가 운영하는 대안학교도 결국 선교사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5대 비전은 서로 엮여 있으며, 핵심은 ‘한 영혼을 제자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목회를 해오면서 체득한 것이다. 제자 만들기 위해서는 성령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성령의 역사 없이는 제자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10분, 20분 프로그램에 의한 기도가 아니라 1시간 2시간 앉아서 하나님과 소통하는 기도의 사람을 세우는데 노력을 하고 있다. 성령의 역사가 있어야 복음의 능력을 갖게 되고, 교회를 사랑하게 되고, 나아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가 구별된 것이 아니라 맞물려 돌아간다.

▲전도사 시절을 포함하면 대흥교회의 목회 기간은 더 길겠지만, 위임 받은 지가 벌써 23년을 넘어가고 있다. 그간의 담임목회를 정리한다면.

=세월이 너무나 빨지 지나갔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사람을 대흥교회 담임목사로 세워 주시고 오늘까지 많은 복을 주신 것을 생각할 때마다 감사하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은 부족한 사람이었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우리 교회를 좋은 곳으로 이전하여 지경을 넓혀 주시고, 많은 평신도 사역자들과 함께 다음세대를 길러내며 행복하게 목회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 정명철 목사(대구 대흥교회)

▲목회 초기 교회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장기목회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

=부교역자로 있다가 담임목사가 되고 난 직후가 가장 어려웠다. 리더십이 주어지지 않아서 힘들었다. 그동안 교회가 겪었던 갈등과 어려운 상황의 모든 책임들이 담임목사로 화살이 돌아왔다. 대예배가 끝나면 리더 역할을 하시던 집사님들이 개인 집에서 별도로 모여 교회와 목회자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교회였다. 젊은 목사 앞에서 옷을 벗으면서 “한 번 해 볼래”하면서 격한 반응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매주 모이던 구역예배를 3년 정도 쉬기도 했다. 모이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모이지 않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을 해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이것은 인간적으로 풀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하나님만을 의지할 수밖에 없어서 기도했다. 3년 동안 강단에서 기도하고 잠을 잤다. 결정적으로 하나님이 주신 감동으로 40일 금식기도를 작정하고 강단을 지키면서 금식한 적이 있다. 이때 제법 많은 젊은 성도들이 아침을 금식하면서 함께 기도에 동참을 했다.

힘든 상황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금식을 마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교회내 부정적인 것이 잠재워졌고 한마음이 되었다. 또한 전교인수련회에서 은혜를 받고 함께 헌신해 앞산 밑에 작은 건물을 구입해 처음으로 단독 건물을 갖게 되는 축복을 받기도 했다.

장년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시작할 때도 위기가 왔다. 하지만 “이것 밖에 답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연한 의지로 나아갔다. 결국 제자훈련이 정착되었고 오늘의 대흥교회가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교만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도할 수 있게 되었고, 기도할 때 하나님이 간섭하시고 기적을 베푸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른 방법도 많았을 텐데, 내부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굳이 제자훈련에 집중한 까닭은.

=17년 전이었다. 그동안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던 제자훈련을 장년 대상으로 시도할 때 적잖은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제자훈련 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교회의 어려움 속에서 기도로 발견한 목회적 원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흥교회의 제자훈련은 사랑의교회 때문에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장년 성도 중에는 제자훈련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심지어 교회를 떠난 사람도 소수 있었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방식을 고수하고 변화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분들의 기본 중심이 흔들렸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제자도의 정신을 따라가지 않으려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제자훈련에 대한 거부가 전체적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전혀 요동이 없었다. 이후 3년이 지나면서 제자훈련이 정착되었다.

▲교회 내부에서 민주적 운영을 요청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는 추세다. 교회는 운영에 있어 민주적이어야 하지만 영적인 면이 있기에 또 다른 가치가 분명 필요한 곳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나의 경우 본질적이지 않은 부분에서는 기꺼이 양보한다. 성도들의 믿음의 분량의 문제이기에 양보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다. 그리고 목회자에 대한 도전으로 받지 않는다. 좋은 예가 있다. 예배당을 건축할 때 최대한 높이 올리려했다. 그러나 성도들은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기꺼이 보류했다. 그런데 높게 짓지 않은 후회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교회 옆 땅을 구입할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다. 두 차례 이런 일을 경험하면서 성도들이 목사의 식견과 판단을 신뢰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쉽게 동의하고 헌신해 주고 있다.

▲성도들이 피력하는 이견을 목회적 도전으로 여겨 내분으로 치닫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어떤 경우에도 교인하고 싸우지 않는다는 다짐을 해 왔다. 권위로 눌려 이기거나 싸워본 적이 없다. 실제 지금까지 얼굴 붉히거나 싸운 적이 없다. 나는 확신한다. 이 모든 것이 제자훈련의 결실임을. 목회자와 성도들이 가치관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결정적인 문제가 생길 때 절대 사람을 상대해서 풀려하지 않았다. 하나님 앞에 문제를 들고 나갔다. 장기목회를 하니 이제는 목사의 반응을 너무 잘 알고 이해해 준다. 신뢰가 쌓인 결실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교회는 하나됨이 우선이다. 각자 받은 은사가 있지만 하나됨을 방해하는 것은 용납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맞는 이야기이고 원칙이라 해도 교회의 하나됨을 깨는 방식을 내세우는 것은 교회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좋지만 교회가 하나가 되는데 방해된다면 건강한 교회를 세우지 못하는 일이라는 것을 평소에 강조를 많이 하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일치와 하나됨을 세우는데 목적이 있어야 한다.

나 역시 목회초기 3년간 온갖 경험을 온몸으로 겪었다. 그러면서 교회는 사랑이 있어야 하고, 하나가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다. 사람과 싸워서는 안 된다. 하나님 앞에 나가야 한다.

▲ 정명철 목사는 목회자 그 자체가 예수의 제자이며, 또 다른 예수를 길러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 시대는 영웅이 아닌 선한 목자로서 목회자가 필요하기에 경건과 정직으로 먼저 본을 보일 것을 권면한다.

▲예전과 달리 한 교회에서 오랜 기간 담임목회하기가 녹록치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이유는 무엇이며, 장기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마디로 교회의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수적인 것에 너무나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목회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바쁜 일과 좋지 않는 목회 토양에 몰리다가 보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놓치게 된다.

목회는 관계다. 목회자의 인격과 삶이 말씀과 일치되지 않으면 성도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린다. 목회자가 하나님나라를 꿈꾸고 세상에서 부름 받은 성도들을 말씀과 기도로 훈련을 시켜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제자로 키우는 본질적인 일에 집중하면 된다. 같은 비전으로 평신도들을 훈련해 동역자로 키워 함께 동역하면 행복한 목회가 될 것이다.

목사가 선한 목자로서 영혼을 사랑하고 목회에 전념하면 장기목회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성도들이 사랑을 받고 진리의 말씀을 받는다면 목자로 인정하게 된다. 다른 인위적인 것들은 무리수가 따르게 되고, 결국은 갈등을 야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우리 교회는 수요일 기도회가 끝난 이후에도 1시간 이상 기도가 이어진다. 이때 담임목사가 아이부터 어른까지 대상을 구분하지 않고 기도해 준다. 어제도 50명 이상 기도했다. 목이 아플 정도로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다.

목회자는 명예, 돈, 이성에 대해서는 투명 유리창처럼 깨끗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분명한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쉽게 빠지게 된다. 하나님과 성도 앞에서 부끄럼 없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명예의 경우 억지로 이것을 추구하게 되면 부작용과 적이 생긴다. 정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선한 정치는 해야 한다. 가만히 두면 악한 사람이 정치를 잡으면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7년간 신학하면서 제때 등록금을 낸 적이 딱 한차례 밖에 없었다. 세 학기 등록금이 밀린 적도 있었다. 총신 신대원에 입학했어도 등록금이 없어서 1주일 정도 올라가지 못하기도 했다. 재정적으로 이런 어려움을 겪었을 때 기도훈련이 잘 되었다. 이성 문제도 아내 사랑하기를 노력했고, 오해할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고 있다.

▲교회적으로 기도가 뜨겁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기도는 평생 배워야 하고, 평생 경험해야 하는 것이다. 기도에 대해서는 지금도 나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한다. 여러모로 약하다는 것을 알기에 기도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을 지키려고 힘을 쓰고 있다.

처음 담임목사가 되고 “영적인 3일 운동을 하자” “목회자는 3시간 기도하고 성도는 1시간 기도하자” “하루 세 번 기도하자” 이렇게 결단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오후, 저녁에 기도했다. 지금은 새벽기도에 나가면 7시까지 기도를 하고, 저녁에 8시부터 10시까지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한다. 모임이나 심방이 있을 때는 예외이지만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한다. 때로는 밤에 주위 아파트를 돌면서 기도하기도 한다.

성도들에게도 기도를 경험하고 기도를 뚫어내도록 힘을 쓰고 있다. 새벽에 제자비전아카데미의 초등학교 5학년 이상 학생들을 포함해서 주일 출석 성도 절반 넘게 새벽을 깨우고 있다. 아침에는 여성도들이 남편과 아이들을 보내고 기도를 한다. 미취학 아동이 있는 경우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기도한다. 저녁에는 목장별로, 기관별로, 가족별로 기도를 한다. 8시부터 기도인도는 하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기도를 한다. 온종일 기도 소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기도의 동력을 얻은 계기가 있다. 2010년 6월에 시작해서 2013년 6월 9일까지 3년 작정기도회를 했다. 이 기도는 새벽기도 외에도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기도를 했다. 교인의 거의 50%가 계속해서 이 기도회에 동참을 했다.

기도를 위해서는 단순하게 살 수 밖에 없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직장가고, 또 다시 교회 와서 기도하고, 집에서 자고 또 일어나서 기도했다. 이렇게 기도하니까 습관이 되었다. 교회적으로 영적인 강력한 에너지가 나왔다. 3년 작정기도가 끝나는 마지막 10일간은 성경에 나온 대로 ‘오로지 기도회’를 하였는데, 새벽에 2시간, 오전에 2시간, 오후에 3시간, 저녁에 2시간 하루에 총 9시간을 기도했다.

평소 새벽기도를 강조했다. 새벽기도에 나오는 성도님들이 너무 귀해서 새벽기도 명단을 적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20~30명이었고, 많이 나올 때는 50명 수준이었다. 명단을 적을 수 없을 만큼 많이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는데 그것이 이루어졌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1년에 몇 차례 특별기도회를 한다. 새벽으로 저녁으로 기도하는데, 이때는 예배당이 차고 넘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강단으로 올라온다. 이때 기도가 열리고 기도를 하게 되는 것을 많이 본다.

진짜 기도가 무엇인지를 맛보고 경험한 사람은 기도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인생이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고, 성령님을 경험하고, 은혜를 받고, 날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하는데 기도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성도들이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모든 관심과 도움을 준다. 이것만이 해답이기 때문이다.

▲흔히 제자훈련하는 교회는 기도가 약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는 목회자가 많다.

=아직도 이 문제는 나 자신과 싸우면서 달려가고 있다. 사람을 키우는 제자훈련을 하면 할수록 사람이 변화되고 성장하는 것은 내 힘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경험한다. 동시에 치열한 영적인 싸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직 성령님만이 해답이라는 것을 알기에 강력하게 기도하고 성도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것은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성령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자훈련과 기도는 별개가 아니다. 제자들이 기도할 때 성령을 받고 진짜 제자가 되어 작은 예수로 살았다. 겁쟁이인 그들이 말이다. 제자훈련 코스를 거치지만 대흥교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함께 해 온 사역이 기도였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위한 또 다른 삶이었다.

그런데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제자훈련과 기도는 땔 수 없는 요소다. 그럼에도 분리되는 것은 제자훈련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도 많이 하면 은사주의, 신비주의, 기도원파로 생각하는 편협이 여전히 있다. 그러나 기도가 없는 제자훈련을 하다보면 처절하게 한계를 느낄 것이다.

바쁜 시간에 기도하기란 진짜 힘들다. 목회자 역시 그렇다. 그럼에도 기도 밖에 없다는 처절하고 절박함을 경험하지 않으면 기도의 자리로 가기 힘들다. 기도는 아날로그다. 디지털이 아니다. 실제 무릎 꿇을 때만 주어지는 것이다. 목회하다보면 쉬고 싶고, 타협하고 싶은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그래도 기도의 자리로 나가겠다는 강력한 결단과 실천을 해야 한다.

▲제자훈련 목회하면서 어떤 유익을 얻고 있나.

=제자훈련은 목회의 본질이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주님의 마지막 지상 명령이다. 예수를 믿는 순간 제자로 부름 받았고, 제자로 살아야 하고, 제자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대흥교회의 변치 않는 슬로건이 ‘제자 되어 제자 삼는 건강한 교회’이다. 제자훈련을 하면 모든 초점이 예수님께 맞춰진다. 함께 제자훈련을 받고, 함께 예수님을 닮아 가고, 함께 제자를 키우면서, 함께 제자의 길을 가는 같은 비전을 가진 동역자를 키울 수 있다. 이런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목장(구역)에서, 교육기관에서 영혼들을 돌보고 사역하고 있다.

제자훈련은 목회의 유익함이라기보다는 목회의 본질이다.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성도를 꿈꾸며 여기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한다. 성도들이 예수의 제자로 변하면 역동적인 사역을 감당을 한다. 그것이 교회의 역량이 되고, 어떤 어려운 사역이라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라면 함께 해 낼 수 있는 든든한 동역자로 세워지게 된다. 한마음, 한 비전을 가진 동역자를 세우는 것이다. 이것은 목회를 돕기 위한 파트너가 아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일꾼으로 세우는 것이다. 성도가 단순한 구경꾼, 선데이 크리스천, 일꾼을 넘어 작은 예수로 교회를 사랑하고, 세상에서 충성된 사역자로 설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 1000여명의 성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교역자는 고작 4명이다. 그보다 훨씬 많은 88명의 목자 부부들과 13명의 청년부 리더들이 주도적으로 사역하고 있다. 그들이 예수님처럼 또 다른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이들은 성도가 아니라 또 하나의 사역자요, 예수님의 제자가 또 다른 제자를 키운 것처럼 살고 있다. 또 교회서 이뤄지고 있는 모든 교육사역에 많은 인재들이 걱정 없이 투입되고 있다. 제자훈련으로 깊은 신앙과 교회 사랑이 크다. 기도가 삶이 된 성령충만한 성도들이 교회와 함께 꿈을 꾸며 사역을 펼쳐가기 때문에 가능하다.

성도들이 말씀대로 사니 영육으로 축복을 누리고 있는 것도 제자훈련 목회의 유익이다. 말씀대로 바르게 사는데 따르는 변화와 기적을 체험하고 있다. 말씀대로 살게 하는 것이 최고의 축복이 아니겠는가.

▲제자훈련이 훈련프로그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가.

=제자가 무엇인지 본질을 못 잡았기 때문이다. 본질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옥한흠 목사님께서 쓰신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을 보기를 권한다. 우리는 매년 사역훈련이 끝날 때마다 이 책으로 문제를 만들어서 훈련생들에게 읽히고 답을 달게 한다. 제자훈련의 분명한 원리와 철학을 깨닫게 하고 있다. 본질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성경공부 또는 훈련과정으로 끝나 버린다. 제자훈련에 실패가 어디 있겠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제자훈련은 과정이다. 제자훈련은 평생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제자훈련 과정이 끝나서도 계속해서 제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회에서 격려하고 도움을 주고 인도해야 한다. 제자훈련은 교재가 아니라 삶이다. 신앙의 본질로서 접근하면 제자훈련은 2년, 3년에 끝내는 것이 아니고 평생 해야 하는 것이다. 제자훈련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단지 교회성장의 방법으로 도입하는 모습도 보게 된다.

제자훈련을 하게 되면 목회자의 삶을 다 드러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진솔한 가르침으로 성도와 대면하여 본을 보여야 한다. 제자의 삶을 전수하려면 목회자 자신이 그렇게 살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회자 자신이 먼저 제자훈련은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예수님에게 제자들은 가족이었고 전부였다. 그들에게 삶으로 비전과 사명과 신앙을 보여주셨다. 마침내 그것이 그들에게 계승되어 초대교회를 이루게 된 것이다. 성도들을 제자로 여기고 사랑하고, 기도하고, 아픔을 공유하며, 삶의 문제를 기도와 말씀으로 함께 풀어갈 때 가족이 된다. 예수님을 계승하고 비전을 나누게 된다. 사랑의 공동체가 된다. 정말 성도들과 사랑의 유기적 관계를 제자훈련 속에서 목회자 자신이 맺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제자훈련은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프로그램으로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사람이 변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평생 제자로 살아가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제자훈련인데 프로그램으로는 한계다. 제자훈련을 하다보면 성도들이 어려워한다. 그리고 말씀대로 사는 능력이 없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말씀 앞에 직면해 회개하고 고쳐야 하는데 여기에 값을 지불하기가 결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목회자가 그렇게 살지 못하는데 성도들에게 요구할 수 없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 제자훈련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씨름과 결단의 과정이다. 그러므로 목회자가 여기에 목숨을 걸지 않기 때문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프로그램화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우리 교회가 잘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저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일 뿐이다. 제자훈련 2년 했다고 완전히 변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평생을 예수의 제자임을 확인하고 점검하는 애프터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제자훈련을 제대로 하기 위한 목회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목회자는 ‘모델링(modeling)’이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제자훈련이 아니다. 같이 제자로 살자고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델링으로 제자화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목회자는 삶을 내어 놓아야 한다. 투명한 자기오픈 뿐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목사라 해도 인간인지라 아무리 포장해도 가려지지 않는다. 거룩을 평생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 하고 싶은 것들, 쉬고 싶은 것조차도 포기해야 한다. 현대에 가장 큰 헌신은 하나님과 대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도의 헌신이다. (정명철 목사는 지금도 매주 제자훈련 4그룹, 예수제자비전 3그룹 등 총 7그룹을 인도한다. 제자훈련 1그룹당 평균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것을 매주 하고 있다.)

▲대흥교회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우리 교회는 현재 어린이집 3곳을 운영한다. 교회에서, 아파트 안에서, 독립건물에서 총 122명의 아이들이 등록해 있다. 우리 어린이집에 들어오려면 많은 경쟁이 필요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Disciples Vision Academy(제자비전아카데미)’라는 도심형 대안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집에서 등하교를 하는 대안학교인데, 현재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등 총 168명이 다니고 있다.

특이하게 학원도 운영한다. 영수학원에 120명, 피아노학원 100여명이 배우고 있다.

토요학교도 있다. 노는 토요일을 신앙교육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토요일 오전 2시간은 제자훈련을 하고, 그 다음 2시간은 은사와 재능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서 배우고 있다. 여기서는 동영상 만들기, 난타, 미술, 바이올린, 첼로, 드럼, 신디, 아이브레인, 동화구연, 미술로 놀자. 독서와 요리, 하바 오르다 등이 있다. 30여명의 교사가 100여명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트스쿨도 있다. 2007년 9월부터 시작한 것인데, 3개월 과정으로 매주 토요일 통기타 드럼 건반 베이스 전자기타 등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26기가 진행되고 있고 50여명이 현재 교육을 받고 있다. 이렇게 실력을 쌓은 교육생들이 각 부서와 공예배 때 악기로 섬기고 있다.

▲교회가 학원을 운영하는 것이 특이하다.

=전도와 인재양성이 목적이다. 영수학원은 15년 넘었다. 그 사이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어 소문 듣고 찾아올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15년 노하우를 학부모들이 더 잘 알고 있다. 피아노 학원도 인수받아 운영하게 되었다. 그래서 성도를 대표자로 세워 운영하고 있다. 학원운영을 통해 믿지 않는 다음세대를 만나고 접촉할 수 있다. 잘 가르치고, 좋은 인식을 심어주니 기독교에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

▲교회가 대안학교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정착시켰나.

=처음부터 대안학교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성도들 가운데 맞벌이 부부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CMS영어학원으로 시작을 했다가 이후 방과후교실을 하게 되었다. 방학 기간에는 서머스쿨, 윈터스쿨을 운영했다. 여기서 제자훈련과 학습지도를 했다. 12명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커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교실이 없어서 컨테이너를 놓고 수업을 했다.

대안학교가 커지면서 교육청과 학교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 학교에서 정원 외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학교평가와 관련이 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교육청과도 관계문제가 생기고, 아이들이 많아지면 법 절차에 따라 급식해야 한다. 최대한 실정법과 마찰을 줄이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

교회 안에서 대안학교를 다니는 아이들과 다니지 않는 아이들의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다니지 않는 아이의 부모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대안학교 아이들에게 섬김의 삶을 가르치면 극복이 가능하다.

교회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대안학교를 해야 한다. 여러 가지 노하우가 있지만 다 말하기가 어렵다. 대안학교를 운영함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와 함께 동역할 수 있는 실력과 비전을 갖춘 교사를 영입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제자훈련으로 인재를 키워서 자연스럽게 교사로 영입되었다.

▲대안교육에 교회들이 관심을 갖는 추세다. 대안학교 운영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무엇보다 담임목사의 확실한 비전이다. 여기에 생을 걸지 않으면 안 된다. 별도로 교장을 세워서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 따를 수 있다. 교회와 담임목사의 목회 원리와 철학이 교육 현장에 녹아나야 하고 실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려면 헌신된 비전과 실력 있는 교사를 확보해야 한다. 다음세대를 키우는 일에 월급을 초월하는 헌신이 필요하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더 해 주시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대안학교가 왜 필요하다고 보는가.

=제자훈련은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크다는 것을 경험했다. 어릴 때부터 진리를 심어줘야 한다. 그래서 대안학교를 시작하게 되었다. 주일학교로는 한계가 있다. 대안학교에서는 인성 영성 지성 등 전인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대안학교에 대한 보람이 크다. 아이들이 공동체를 이뤄가고 신앙인으로 잘 훈련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보람이다.

7년 전부터 대안학교를 시작했는데 네 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일반학교에서보다 모두가 성적이 향상되어 대학진학을 많이 했다. 결론적으로 대안학교 역시 한 영혼에 대한 관심, 과정에 대한 중요성, 다음세대와 성도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과정에서 대안학교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현재 목회자의 경건성 문제로 교회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금 시대에 필요한 목회자상은 어떠해야 하나.

=예수 닮은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평생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을 닮아가야 한다. 성도들에게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감사하게도 오늘까지 수많은 땅을 사고 건물을 건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전사고가 나지 않았고 잡음이 없었다. 함께 있는 직원이나 교역자에게도 돈에 대해서 의혹을 살만한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성적인 문제나 명예에 대해서도 말이 나올 만한 것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간은 연약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거룩이 능력이다. 거룩이 생명이다. 이것을 항상 선포하고, 거룩하게 살려고 힘을 써야한다. 그래서 가정이나 교회에서 정직과 성실을 좌우명으로 생각하고 모범을 보이려고 하고 있다.

지금은 영웅 같은 목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목자 같은 목사가 필요한 시대다. 예수님은 스스로가 영웅이 되기를 거부하셨다. 다만 예수님은 선한 목자셨다. 오늘날은 한 영혼을 품고,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는 목자가 필요한 시대다. 선한 목자가 되어야 한다. 양을 위해 목숨을 내어 놓는 목자가 되어야 한다. 영혼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가 필요하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아이도 있었다. 교인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포용했다.

다윗처럼 정직하고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 오늘 시대는 목회자에게 정직이 필요하다. 정직이 최고의 정책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정직하면 결국 인정받게 된다. 환경과 상황 때문에 둘러대서는 곤란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대면하는 기도의 자리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경건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제자훈련을 하면서 ‘하나님 앞에서’라는 경건체크를 하는데, 성도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체크하고 있다. 새벽에 나가서 7시까지 기도하고, 곧장 큐티를 하고, 성경을 10장 정도를 읽으려고 한다. 그리고 식사를 한다. 이후 신문을 보고, 좋은 신간서적을 읽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안에 계시는 성령님과 날마다 소통하고,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이런 슬로건으로 함께 하고 있다. “무릎을 꿇기 전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 “성경을 읽기 전에는 아무 글도 읽지 않겠다” “기도하기 전에는 누구하고도 말하지 않겠다” “감사하기 전에는 어떤 관계도 하지 않겠다”

▲체감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성도들이 너무 형식과 습관에 젖어 신앙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강력한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예배와 삶에 경건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세대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농촌뿐 아니라 도시교회에도 많아지고 있다. 교회도 고령화되고 있다. 특히 성도들이 세속의 문화에 대항할 힘을 잃고 중독되고 있는 것이 심각하다. 오늘 이 시대가 4대 중독의 노예가 되어 있다. 술, 도박, 마약, 게임이나 음란한 인터넷 중독에 빠진 사람이 300만을 넘었다.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교회가 근본적으로 바꿔야할 부분은 무엇일까.

=하나님나라 꿈과 비전을 상실하고, 생명과 활기가 사라지고, 관습과 전통적인 타성에 젖어 있는 신앙생활을 변화시켜야 한다. 개혁주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날마다 말씀으로 개혁해 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강점은 많이 있다. 지금보다 더 생명력이 넘치는 예배를 드리고, 초대교회부터 내려오는 강력한 기도와 성령의 능력으로 말씀대로 살아가는 순수한 신앙을 계승해야 할 것이다. 예수 잘 믿고 믿음의 명문 가문을 만들어가겠다는 거룩한 열정을 가져야 한다.

▲교회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항상 성령 안에서 긍정으로 본다. 한국교회가 이제 정체를 넘어 쇠퇴하고 있다며 계속 부정적인 현실과 증거를 내어 놓는 것을 본다. 그렇지만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고,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나님을 찾는다면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본다.

내가 먼저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고 다음세대를 주님의 신실한 제자로 세워야 한다.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하는 강력한 예수의 군사로 키워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땅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직장과 사업장에 들어가서 선교사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항상 통일한국을 꿈꾸며 다음세대가 세계복음화의 주역이 될 것을 확신하고 다음세대를 키우고 있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첨단기기와 인공지능의 발달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사이버세계가 점점 사람들의 삶을 장악할 것이다. 이로 인한 정신적·영적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다. 이럴수록 교회는 말씀에 입각한 건전하고 이성적인 신앙을 확고해야 한다.

영적으로 혼미한 시대가 될 것이기에 올바르고 건전한 성령체험과 말씀에 입각한 분별력을 갖추어야 한다. 충분히 영적이면서도 이성적인 신앙관을 갖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깨어 있는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분명히 듣고 분별해서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내부적으로는 통일한국의 시대를, 외부적으로는 종교다원주의와 이슬람 극단주의의 물결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갈수록 교회는 양극화될 것이다. 미지근한 성도들과 미지근한 교회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목숨을 걸고 예수님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예수님을 믿지 않을 것인가, 둘 사이의 기로에 놓일 것이다.

한국교회가 겪어야할 미래는 분명 순탄치 않을 것이다.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갈 때 무슨 일을 당할지 알지 못하였지만 말씀에 순종하여 갔듯이, 한국교회도 앞으로 무슨 일을 겪을지 알 수 없지만 결국에는 끝까지 사명을 감당해내야 한다. 예루살렘까지 올라가야 한다. 복음은 중단되지 않는다. 전투적이고 선교적인 교회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회를 통해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시베리아로, 그리고 다시 예루살렘과 유럽으로 예수님의 피를 흘려보내야 한다. 이 사명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한 한국교회의 촛대를 옮기지 않고 끝까지 사용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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