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동역 강화, 멘토 역할 감당하라”

중국교회, 복음 전도에 자기 역량 갖춰 … 자체 영성 키울 프로그램 전개해야
건강한 신학 인재 양성 후원 중요 … 한국교회 선교경험 체계적 공유도 필요

한국교회는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한 이후 활발하게 중국선교를 전개했다. 초기에는 조선족들을 대상으로 하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으로 한족 선교도 시작했다. 신학교육, 캠퍼스 사역, 소수민족, 문서, 의료선교, 사회복지 등을 통해 많은 열매를 맺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문제점들도 발생했다. 무계획적 선교, 물량중심, 선교사 자질 부족, 교파주의 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 중국선교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국 선교계가 중국교회와 동역자 입장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2010년 북경에서 열린 중국제자훈련세미나 장면.

이러한 가운데 중국교회의 세계선교 역량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그동안의 중국선교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선교 전문가들은 우선 그동안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선교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중국선교 동역자로 돌아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인들이 스스로 자국민들을 복음화시키고 나아가 세계선교에 앞장 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2년마다 열리고 있는 선교중국 대회에서 늘 다뤄지는 내용이기도 하다. 선교중국에 참석한 한국과 중국 선교 관계자들은 현재 중국교회 성도들의 신앙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외국에 선교사들을 파송할 정도의 능력이 되는 교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이제는 한국 선교사들이 단순히 예수를 전파하는 사역에서 벗어나 제자훈련이나 지도자 교육 등 중국인들이 자체적으로 영성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인 신학교수 요원을 양성하고 있는 이요한 목사(동아시아신학원장)는 “이미 중국교회는 복음 전도에 있어 자기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중국교회가 아직 손을 미치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선교사들과 한국교회는 중국교회의 신학교육을 도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에서 사역한 한 선교사는 “중국은 폐쇄적인 교회 구조로 말미암아 신학 정립이 잘 안 돼 있고 이단들도 성행해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며 “향후 중국교회가 어떤 신학을 전수받았는가에 따라 세계 복음화의 성패가 가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지에서 건강한 신학 인재를 양성하는 것과 더불어 한국 내에서의 신학교육도 요청된다. 헤르만 셀더하위스 목사(Refo500 대표)는 2014년 세계개혁교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 신학교의 협력과 관심을 강조했다. 셀더하위스 목사는 특별히 “총신대학교가 중국 선교를 위해 칼빈의 제네바처럼 선교의 전초기기 역할을 하는 한편, 신학자와 설교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교회의 선교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중국교회와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선교 열정에 있어서는 높이 평가를 받지만 선교 진행에 있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또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선교사를 많은 국가에 보낸 특이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한국교회의 이러한 경험들은 세계선교를 하려는 중국교회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중국교회는 지리적 여건상 한국교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선교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교회를 연구하고 있는 한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선교는 긍정적인 측면과 더불어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이를 냉정하게 평가해 중국교회와 공유함으로, 중국교회가 세계선교를 함에 있어 한국교회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요소를 답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화교교회와의 협력도 요청된다. 국내 화교교회들은 화교들을 위한 사역 뿐 아니라 본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중국 선교사를 보내는 일에도 열심을 내고 있다. 실제 중국선교사훈련원을 세워 중국을 마음에 품은 사역자들을 훈련시켜 다수 파송시키기도 했다. 특별히 화교는 중국어 등 외국어 구사 능력이 탁월하고 재정 능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 한국교회와 협력하면 상당한 선교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선교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들을 복음화 하고 선교 자원화 하는 전략과 선교단체·교단을 통한 협력 도모 등을 새로운 중국선교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중국선교 전략 개발은 한국 선교계에 새로운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선교에 열의를 쏟던 한국교회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중국선교 열의가 많이 가라앉은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선교사들 파송하지도 않을뿐더러, 기존의 선교사들의 철수를 고려하고, 선교적인 목적으로 현지를 방문하는 일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중국교회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중국교회의 세계선교 비중이 커갈수록 한국교회와 한국선교계도 새롭게 동기부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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