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조이플교회 + 카페 ‘파란낙타’ 정권 목사

“오늘도 복음의 커피콩을 볶습니다”

▲ “예수 사랑 듬뿍 담긴 커피 드세요.” 뉴조이플교회를 섬기고 있는 정권 목사는 카페라는 매개체를 통해 복음의 씨앗을 심고 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사막처럼 황량한 세상에서 지칠 대로 지친 영혼들이 뉴조이플교회에서 진정한 안식을 누리는 것이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안녕하세요. 정권 목사입니다. 저의 또 다른 이름은 바리스타 제이(J)입니다.
저는 뉴조이플처치(New Joyful Church;새기쁨의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파란낙타’라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뉴조이플처치는 카페교회입니다. 주중에는 카페로 운영되지만,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커피 향 속에 복음이 가득한 교회”라고 말합니다.

저는 오늘도 커피콩을 볶습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올 예비 신자를 떠올리며, 그와 함께 따뜻한 차를 나누는 상상을 합니다. 삶의 무게를 한 꺼풀 한 꺼풀 벗다보면, 그 영혼의 공허함을 발견할 것이고, 이내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로 채울 것입니다.

때마침 그가 들어오고 있네요. 오늘도 지치고 분주해 보입니다. 저는 그를 비씨(BC)라고 부릅니다. 파란낙타(Blue Camel)의 줄임말입니다. 외국에선 파란색은 ‘우울함’을 뜻합니다. 낙타는 ‘사막의 공허함 또는 황량함’을 표현하죠. 비씨는 아내와의 이혼, 사업의 어려움으로 나날이 우울해져 가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샷 추가요.” 땅에 꺼질 듯한 침울한 목소리로 비씨가 주문을 합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창밖만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적막을 깨고 한 마디 던졌습니다. “그냥, 사는 게 힘드네요.”
그와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어제 내린 눈에 대해서 대화하다가 주식, 스마트폰, 음악, 친구…. 우리의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아까 사는 게 힘들다고 하셨는데….” 비씨의 삶에 돌직구를 날려봅니다. 공허하다는 그의 인생 스토리를 들으면서, 저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그의 영혼에 갈급함을 아시는 하나님, 비씨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지혜를 주시고, 복음의 향기가 들어가게 하소서.”

우리의 대화는 1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 안에는 쓰디 쓴 에스프레소 맛도 있고, 카라멜 마끼아또 같은 달콤함도 있습니다. 저는 대화 말미에 조심스럽게 비장의 카드를 꺼냈습니다. “예수님도 우리처럼 고통을 당하셨고, 우리의 슬픔과 아픔을 아시고, 그분만이 갈급함을 채울 수 있어요.”

약속이 있다며 일어서는 그는 “목사님, 일요일에 여기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하셨죠? 나중에 한 번 와도 되죠?”라고 말합니다. ‘나중에’ ‘언젠가’라는 단서 조항이 들어 있지만, 저는 압니다. 비씨는 머지않아 예배자로 우뚝 설 것이라는 것을.

오후가 되었네요. 뉴조이플처치 성도님을 심방할 시간입니다. 넥타이를 매고 한 손에는 성경책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갑니다. 예배를 드리고 그와 함께 따뜻한 차를 나눌 예정입니다. 이 커피는 단순한 커피가 아닙니다. 복음과 사랑이 가득한 특별한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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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가나안 청년들을 위한 따뜻한 안식처 되고 싶어요”

진입 문턱 낮아 ‘협력 목회’ 장점 크다

총신 신대원 101회인 정권 목사님은 지난 8년간 기성교회에서 사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파란낙타’라는 카페를 열었습니다. 사막처럼 황량하고 지친 영혼들에게 생수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겠다는 숨은 뜻이 있습니다.

그가 카페교회를 주목한 이유는 가나안 성도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기성교회에 실망한 젊은 청년세대가 교회를 떠나 방황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그들에게 맞는 목회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기도하다가 내린 결단이라고 합니다.

▲ 카페 파란낙타의 소소한 소품들. 찻잔 하나에도 정성이 들어가야 하고,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가나안 청년들은 철옹성 같은 기성교회에 대한 불만이 큽니다. 그래서 문턱을 낮춘 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뉴조이플처치에 오는 청년 대다수는 가나안 성도이며, 이곳에서 신앙의 기초를 처음부터 다시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카페교회에서 많은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청년의 70% 정도는 과거 교회를 다녔던 가나안 성도라는 군요. 청년의 마음을 사는 방법은 정말 쉽다고 합니다.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네요. 여기에 따뜻한 커피 한 잔만 더해주면 금상첨화입니다.

카페교회는 선순환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직장난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직업의 기회도 제공하고, 바리스타 교육을 통해 창업을 꿈도 꾸게 합니다. 즉 신앙과 경제생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카페교회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문턱이 낮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있고, 때가 되면 복음의 향기에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웃 교회나 기독교 음악밴드에게 장소를 제공해 ‘협력의 목회’도 이뤄낼 수 있죠.

물론 카페교회가 미래목회의 정답지는 아닙니다. 주중예배와 영성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카페교회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그는 “정체성 확립이 최우선”이라고 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카페교회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목회뿐만 아니라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발품도 팔아야 합니다. 기존 카페교회 탐방은 필수과목입니다. 그는 카페 30~40개를 리서치 했으며, 4~5곳의 카페교회 목사님과 상담도 받았다고 합니다.

▲ 파란낙타 공간. 주중에는 카페로 운영되지만, 주일에는 예배 공간이 된다. 또한 가나안 청년들의 상담공간이자, 주말 저녁에는 기독교 음악밴드의 무대로 활용하는 등 팔색조 같은 역할을 한다.

선지동산 양지 신대원 시절, 함께 공부하고, 목 놓아 기도했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군요. 어떤 이는 선교사로, 도시목회로, 시골목회로, 각자 사정은 다르지만 모두 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암울했던 2016년 한해는 저물었습니다. 사역의 현장에서 육신은 힘이 들고, 눈앞에 보이는 결과물은 초라해 보여 마치 우리의 삶이 깨어진 유리조각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2017년이라는 새해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새해에도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썩어진다면, 계속해서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달려간다면, 어둠은 물러가고 새날이 올 것입니다. 또한 깨어진 삶의 현장과 사역 속에서도 주님의 은혜가 흘러갈 것이며, 사역의 풍성한 열매들을 맺게 하시리라 믿습니다.

신대원 시절 품었던 그 순수했던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다시금 하나님 앞에 기도로, 말씀으로, 은혜로 우리 한번 달려가 봅시다. 그렇게 나아갈 때에 2017년 새해에는 반드시 우리의 영혼과 사역 가운데에 예비해 놓으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해같이 떠오를 것입니다.

일산에서 사랑하는 동역자 정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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