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전후 스트레스 불안감 높아
교회 관심 갖고 3월 전후 관리해야
“부모와 교회 도움으로 개선 가능”

새 학기가 시작됐다. 기댐과 설렘을 가득 안고 성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대학생부터 새로운 친구를 만날 생각에 신나 활기차게 뛰어가는 유치원생까지 3월은 이들에게 있어 ‘새로운 시작’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새 학기를 맞이하며 겪는 스트레스로 이른바 ‘새 학기 증후군’과 같은 심리적 부담이 따르기도 한다. 학생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 좋을지, 또한 교회와 성도들은 급격한 환경으로 스트레스에 놓인 아이들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현장의 사역자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한층 온기가 올라가며 봄을 알리기 시작한 3월의 새 학기, 새로운 학년을 맞이하는 이들에겐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지만, 어떤 이들은 새로운 시작에 사뭇 다른 긴장감을 느끼기도 한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과 부모의 감정은 어떨까.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박주리 양은 “새로운 학교에 아는 친구들이 별로 없어 걱정인데 이번에 학원을 더 다니면서 어떻게 공부하고 친구를 사귈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이영선 집사는 “아이가 새 학기에 들어가며 분주하게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제 수능을 준비하며 아이가 예민해지는 데 걱정이 많다”라고 했다.

시작에 커다란 기대도 있지만 긴장과 걱정도 같이 담겨 있다. 특별히 이들 중 불안감이 극심해져 이른바 ‘새 학기 증후군’을 겪는 이들이 있다. ‘새 학기 증후군’은 새로운 환경에 놓인 상황에서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이 2023년 발표한 제18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전체 약 41%이며 자살 생각률은 전체 14.3%에 이른다. 또한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월별 자살사망 통계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3월을 기준으로 신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높은 자살율 증가가 나타났다.

최 모 군(10세)은 작년 3월, 새 학기에 들어서 머리를 잡아당기고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을 보였다. 사회성과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던 최모 군은 결국 등교한 지 얼마 안 돼 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며 등교를 거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 모 양(15세)은 새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작년부터 학원에 등교하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결국 새 학기를 맞이하고 수업 과정이 이어지자, 부모에게 수업을 듣길 거부하며 수업 도중 무단으로 학교를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배주한 성도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반 이동,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과의 만남 등의 환경의 변화는 아이들의 주요 스트레스의 요인”이라며 “특별히 신학기가 시작되며 이들 중 인간관계 형성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관심과 양육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부모와 목회자, 또 새 학기를 맞이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 따른 불안 요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교회와 학부모가 학생들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새학기 새내기, 교회 관심 필요하다” 전국의 초중고대학들이 3월을 맞아 일제히 입학식을 갖고 문을 활짝 열었다. 학생들은 미래를 향한 설렘과 기대를 안고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새학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경쟁에서 밀려서는 안된다는 불안감 때문에 학생들에게 새학기 증후군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교회는 새학기를 전후한 시기에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사진은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총신대신대원 양지캠퍼스에서 열린 총신대학교 새내기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이 “총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새학기 새내기, 교회 관심 필요하다” 전국의 초중고대학들이 3월을 맞아 일제히 입학식을 갖고 문을 활짝 열었다. 학생들은 미래를 향한 설렘과 기대를 안고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새학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경쟁에서 밀려서는 안된다는 불안감 때문에 학생들에게 새학기 증후군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교회는 새학기를 전후한 시기에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사진은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총신대신대원 양지캠퍼스에서 열린 총신대학교 새내기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이 “총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총신대학교 조현섭 교수(중독재활상담학)는 “심리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벗어나 이해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건전한 심리상담을 통한 신속한 치료는 빠른 일상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위(인생의 가치, 행동양식 제시 등)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녀를 마음껏 풀어줄 수 있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친구이자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 교수는 교회가 가정예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가정예배 지침서’를 마련해 줄 것을 제안했다. “소통의 시작은 가정예배로부터 시작해 교회로 나간다”는 것이 요지다.

이어 전문가들은 교회와 부모가 자녀들의 신학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사회성을 배우고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제공할 것을 강조했다.

정신건강의학과 권서영 전문의(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는 주요 스트레스 양상을 설명하며 “일시적인 스트레스는 부모와 교회공동체 등의 도움으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과 경험은 누구에게나 걱정되고 긴장될 수 있음을 인정하며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간관계는 학교가 전부가 아니니 너무 학교생활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인간관계 통로와 취미활동 등을 구축할 것”을 권유했다.

이어 권 전문의는 교회가 먼저 이런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를 마련해 줄 것을 권유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관계형성이 쉬운 교회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관계와 경험을 더 강화해 인관관계 형성 발달을 도와주고 새 학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교회공동체가 아이의 관계형성과 아이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해 옳은 방향으로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TIP  조현섭 총신대학교 교수(중독재활상담학)

“아이의 진정한 친구가 돼 주세요”

“기도와 말씀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는 심리상담도 중요해요”

조현섭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해 내면적 아픔을 가진 아이들에게 건전한 기도도 중요하지만, 이를 동반한 전문적인 상담도 중요하다”라며 “이를 위해 교회와 성도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심리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벗어나 이해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해와 관심이 동반될 때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과 삶의 도움이 되는 행동양식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 교수는 건전한 심리상담은 아이들의 신속한 치료와 개선으로 이어진다며 “심리상담 없이 바로 병원으로 가는 방법이 오히려 환우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순차적으로 치료 방식을 결정하는 게 옳다는 것이 요지다.

 

권위 있는 부모이자 친구가 돼 주세요

조 교수는 심리상담에 대한 인식개선을 기반으로 부모의 역할을 제시했다. 그녀는 “권위(인생의 가치, 행동양식 제시 등)가 있는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의 첫 시작”이라며 “안전한 울타리(권위)가 형성됐다면 그 안에서 자녀를 마음껏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윗사람, 상담가가 아닌 친구이자 길잡이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조 교수는 “친구에게 이유 없는 비판은 하지 않는다”라며 “진정한 친구가 될 때 이해와 관용이 동반된 비판이 가능하다”라고 말하며, 관계 형성과 인격적 대우를 통한 건전한 비판은 아이들에게 온전히 수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녀들의 성장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것을 권유했다. 그녀는 아이의 발달단계 중 사회성 발달을 설명하며 “신체·외적 변화는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사회성 발달은 지속적인 관찰과 지식이 동반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조 교수는 ‘머리를 잡아 뜯는 행동’,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 ‘지속적인 등교 거부’, ‘지속적인 질병 호소’ 등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것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담가를 양성하고 부모와 자녀의 체계적인 신앙교육을 마련해야 해요”

조 교수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교회와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시했다. 그렇기에 예배의 중요성을 얘기하며, 특히 가정예배를 강조했다. 조 교수는 “사회적으로 힘들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시기일수록 예배로 돌아가는 것이 건전한 방식일 수 있다”라며 “목회자들이 책임을 지고 가정예배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교회별로 가정 내 예배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정예배 지침서’ 등을 마련해 부모와 자녀의 신앙적 교제와 가정예배의 활성화를 교회가 주관해야 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제안이다.

또한 교회가 심리상담사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교회의 자원을 활용한다면, 심리상담사를 양성하고 성도들의 고충을 수용하고 나아가 사회적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를 위해선 목회자들이 신앙적으로 이들을 잘 지도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조 교수는 상담사 역할을 위한 심리상담의 이해와 상담자들의 상담내용을 보호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TIP  권서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힘든 과정 공감하고 이해시켜 주세요”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해요

권서영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어린아이들은 스트레스에 대한 표현을 주로 신체 증상으로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예시로 ‘두통이나 복통 호소’, ‘속이 안좋다’, ‘전날 밤 취침 거부’, ‘눈 깜빡임이 심해짐’ 등이 있다. 또한 투정이나 짜증이 많아지고 심한 경우 등교 거부를 하기도 한다. 그녀는 “새로운 환경은 또 다른 관계형성을 이어 나가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꼬리를 무는 걱정에 불안감 상승과 변화에 대한 부담으로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주말을 지나고 월요일에 그런 느낌을 받는 것처럼 긴 방학기간을 보내고 새 학기를 보낼 때 이런 무기력한 증상들을 자주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권 전문의는 “물론 이런 증상들은 아주 심하지 않고 일시적인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부모님과 친구, 교회 공동체의 도움으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이의 신체증상이나 불안으로 인한 짜증 또는 무기력 증상들이 장기화하면 우울증, 사회불안장애, 틱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3월과 같은 새로운 환경의 노출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아이의 관계형성이 잘 어우러지는지를 보고 최소 3~4주 정도 지켜보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학교는 세상의 전부가 아니에요”

권 전문의는 “새로운 환경 변화과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며 “이런 인지를 기반으로 걱정되고 염려되는 부분을 믿을 수 있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솔직하게 나눔으로서 고민을 같이 고민하는 것들은 여러 불안요소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안정한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의식적으로 떠올려 보는 것” 또한 불안 요소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새 학기에 시작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볼 것”을 권유했다.

마지막으로 권 전문의는 “학교가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고 말하며 “학교라는 무리 외에도 교회와 다양한 인간관계의 통로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모든 인간관계가 학교생활이 전적인 것이 아니니 학교생활에 너무 매몰되지 마세요.”

“스트레스 이렇게 관리해 봐요”

권 전문의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시기일수록 자녀의 걱정과 부담을 표현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힘든 과정을 공감해 줄 것”을 강조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 대한 경험 자체가 없거나 약하다”며 “인간관계를 잘 발달 시킬 수 있도록 주변 어른들이 충분히 이해시켜 주고 공감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권 전문의는 ‘학교가 친숙해 질 수 있도록 아이와 함께 학교와 주변을 걸어보기’, ‘학교 생활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기’,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생활에 대한 상황 역할극 해보기’, ‘부모의 학교생활 경험 전달하기’ 등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권 전문의는 목회자와 교회 공동체가 새로운 환경에 아이가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미리 관계형성과 아이들의 장점을 찾아줄 수 있는 ‘준비하는 단계’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전문의는 “교회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과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교회 안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관계와 경험을 더 강화해 주고 교회 안에서 같은 학교 혹은 반으로 가는 친구들끼리 서로 상호관계를 형성해 새 학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사전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을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교회 안에서 찬양과 워십 등 다양한 활동들을 권하고 주일학교 선생님과 교회 공동체들이 아이의 관계형성과 아이의 강점과 약점 등을 잘 파악해 옳은 방향으로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권 전문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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