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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로 찾아왔다

기사승인 [2137호] 2018.01.19  16: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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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지널 연출진 참여, 한국서 첫 무대 … 비극적 삶 통해 ‘심판과 용서’ 가치 되물어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가 뮤지컬로 돌아왔다. 톨스토이의 고향 러시아에서 검증받은 작품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로 한국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방대한 소설을 짧은 시간에 담은 만큼 안나의 당당하지만 비극적인 삶이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에 초점을 맞췄다. 연출 알리나 체비크, 안무 이리나 코르네예바 등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도 직접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러시아 고위 정치가 카레닌의 아내인 안나는 장교 브론스키를 만나 단숨에 사랑에 빠진다. 귀족들은 둘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하고, 그들은 서로를 향한 사랑이 그 비난보다 강하다고 믿는다. 사랑을 통해 자유를 느낀 안나는 행복만을 꿈꾸지만, 점점 브론스키가 자신을 멀리하고 일에 몰두하게 되면서 불안과 후회를 느낀다.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 본연의 성질을 알려주는 동시에 생소한 러시아 예술을 만나게 해주는 작품이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롬12:19)”

톨스토이가 작품에서 인용한 성경말씀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관객들은 아마 안나를 비난하기 힘들 것이다. 오직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결단을 행동에 옮긴 안나의 모습은 당시의 여성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주도적인 인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결단은 잘못된 것이었고, 톨스토이는 안나를 인과응보의 삶으로 내몰았다. 세상 사람들의 눈초리를 받다가 결국 파멸의 길로 떠난 것이다. 안나와 브론스키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던 키티와 레빈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새 삶과 사랑을 선택했던 안나를 심판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안나의 주변 인물들은 그녀에게 돌을 던지기에 아무런 가책이 없는 사람들일까?

연출 알리나 체비크는 “당시 러시아는 사랑 없이 집안끼리 결혼하는 게 일상이었고, 들키지 않는 불륜은 인정받는 시대였다. 그러나 안나는 행복한 사람이고 싶어 사랑을 선포한 뜨거운 여자다. 우리라면 어떤 선택을 했어야 하는지, 그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작품 취지를 설명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심판’과 맞물려 말하고 싶은 또 하나의 메시지는 ‘용서’다. 안나에

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던 키티, 레닌, 카레닌이 보여준 아량이다. 특히 레닌은 톨스토이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만든 등장인물로 알려져 있다. 알리나 체비크는 “러시아 세계관은 종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나는 안나를 심판하기보다 용서하고 싶다. 그것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넓은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용서, 사랑, 존중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익숙한 우리에게 러시아 특유의 매력과 분위기를 선물하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이다. 러시아의 눈보라, 스케이트, 여름 경마 등을 무대 위로 옮겨왔고 발레를 기본으로 현대무용을 접목한 안무는 생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문학적인 가사를 담은 넘버 역시 다소 무겁지만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여지를 준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배우 옥주현, 정선아, 민우혁, 이지훈, 서범석 등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2월 2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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