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갈수록 수렁에 빠지고 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최성규 목사)는 김노아 목사를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선거실시금지 가처분 결정으로 총회가 정회되자 이미 탈락시킨 바 있던 엄기호 목사를 추가로 후보자에 올렸다. 역시 입후보했다가 탈락했던 전광훈 목사는 되돌려준 발전기금 1억5000만원을 내지 않고 대표회장 선거를 포기했다. 보다 못한 한기총 증경대표회장들이 결국 성명서를 발표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가 갈팡질팡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의 파행적인 진행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애초 선관위는 단체장 자격으로 출마한 전광훈 목사는 회원교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탈락시키고, 작년 선거 때 받은 교단 추천서를 제출한 엄기호 목사는 후보로 받았다. 이후 논란이 되자 다시 엄 목사를 후보에서 제외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결국 이단시비가 끊이지 않은 김노아 목사가 단독 후보가 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전광훈 목사가 낸 선거실시금지가처분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서 받아들여 한기총 총회는 정회되었고, 이후 한기총은 선거를 관리할 임시의장으로 김창수 목사를 선임하여 새 선거관리위원장을 임명토록 전권을 일임했다. 그런데 임시의장이 어찌된 영문인지 최성규 목사를 다시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대표회장 선거가 갈팡질팡 하고 있다. 이에 한기총 증경대표회장과 교단장, 단체장들은 지난 2월 14일 긴급성명서를 발표하고 최성규 선거관리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만일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월 27일 치르는 대표회장 선거는 무효라고 선언했다. 특히 증경대표회장들은 이번 재선거가 무산되거나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한기총은 대표회장이 없는 회복불능의 중대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선거관리위원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잖아도 한기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한 요즈음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불법과 파행이 난무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한국교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또다시 조롱의 대상이 되어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대다수 증경대표회장과 회원이 요구하는 대로 선거관리위원장을 교체하고 대표회장 후보자 결정도 꼼수 부리지 말고 바르게 진행하기를 촉구한다. 한기총으로 인해 한국교회가 더 이상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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